스쿠터 열전, 배기량에 따른 매력 분석!

0
59

스쿠터는 다양한 매력을 갖고 있다. 스쿠터를 간편한 이동수단쯤으로 여기며 뭉뚱그려 한데 묶기에는 개성이 무척 뚜렷하다. 엔진만 보더라도 50cc급부터 리터급에 육박하는 배기량까지 기종에 따른 편차가 크다. 게다가 스타일, 용도, 가격, 운동성능 등 스쿠터 범주 안에서 다채롭게 진화하고 있다. 직관적이고 간편하다는 공통의 장점을 기반으로, 각각의 특징을 옹골지게 버무려 모터사이클 라이프를 더욱 풍요롭게 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요즘의 스쿠터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저배기량 스쿠터

스쿠터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미지는 바로 작은 덩치의 저배기량 스쿠터다. 흔하게 접할 수 있으며, 또 가장 많이 도로를 활보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유지비용도 한 몫 하겠지만, 활용도가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훌륭하다. 배기량은 작지만 다양한 스타일이 존재하는 이유다.
 
비즈니스용으로는 125cc 이하의 스쿠터를 많이 사용한다. 저배기량 스쿠터는 초기 구매비용의 부담이 적고, 보험 및 유류비, 소모품 등 주기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금액이 대배기량보다 저렴하다. 또한 주무대인 도심에서 적당한 동력성능을 발휘하며, 자그마한 차체로 혼잡한 교통체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시간과 돈이 직결되는 업무용인만큼 재빠른 기동성은 필수다. 혼다의 벤리110이나 SYM의 와이드에보125 등은 다량의 짐을 실을 수 있도록, 상용에 적합한 구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특히 벤리11053km/L의 우수한 연비와 검증된 내구성 및 편리한 설계 등으로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반대로 기동성을 부각시킨 기종도 있다. 배기량과 차체가 작은 만큼 기본적으로 기동성이 우수한 것이 저배기량의 장점이지만, 이를 더욱 돋보이게 한 것이 바로 스프린터다. 스프린터는 최대한 콤팩트하고 단출한 구성이 특징이다. 스즈키의 어드레스나 SYM의 제트S 등이 이에 해당한다. 요즘의 저배기량 스쿠터는 두루두루 사용할 수 있는 만능의 형태가 주를 이루기에 스프린터의 경쟁력이 이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날렵하게 빠진 외모와 재빠른 몸놀림 등은 스프린터만이 갖는 고유의 매력이다. 개중에는 고성능을 강조한 기종도 있다. 킴코의 레이싱킹180i는 작은 차체에 176cc 엔진을 얹어 17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또한 프론트에 도립식 포크를 장착하고, 더블디스크 브레이크를 채용하는 등 일반적인 저배기량 스쿠터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구성을 갖춰 운동성능에 집중했다.

그리고 지금의 주류인 고급화의 성격을 갖춘 팔방미인 스쿠터가 있다. 혼다의 PCX와 야마하의 엔맥스125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같은 종류의 스쿠터들은 동력성능과 편의장비, 연료효율성 등 어느 하나 빠짐 없이 갖춰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PCX는 저배기량 스쿠터 시장의 판을 바꾸고 국민 스쿠터로 불릴 만큼 대중적으로 자리잡았다. 너무 흔해진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지만, 그만큼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가장 잘 만족시키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밖에도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스타일을 강조한 베스파의 스쿠터나 푸조의 장고 시리즈 또한 나름의 시장성을 갖고 있다. 베스파는 유려하고 감각적인 디자인과 다채로운 컬러를 적용해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다. 또한 패션과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개성이나 모터사이클 라이프를 대변하기에 좋은 도구로써 활용할 수 있다. 저배기량 스쿠터는 접근성이 가장 쉬우면서도 다른 어떤 스쿠터보다 다채로운 구성을 갖고 있기에, 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이 원하는 종류의 스쿠터를 선택해볼 만하다.


쿼터급 스쿠터의 필요충분함이 주는 재미

조금 크기를 키워보자. 보다 큰 배기량과 넉넉한 차체로, 스쿠터 본연의 편리하고 수월한 감각을 한층 더 여유롭게 누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쿼터급 스쿠터다. 도심과 근교의 라이딩 등 어떠한 상황에서도 충분한 동력성능을 발휘하기에 출퇴근은 물론 레저용으로 사용하기에도 알맞다. 저배기량의 스쿠터에 조금은 갈증을 느꼈던 사람들에게 권할 만하다.

작년에 크게 회자됐던 야마하의 엑스맥스300이 바로 그렇다.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의 성능도 나날이 향상되고 있기에 도로의 흐름보다 조금 앞서나가기에는 쿼터급을 다루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이처럼 배기량 125cc 이상의 맥시스쿠터는 주행품질과 안전성 등이 저배기량과는 확연히 다르며, ABS 등의 안전장비를 탑재한 기종이 많다. 판매가격이 상승하는 단점은 있지만, 그만큼 동력성능, 수납공간, 편의장비, 방풍성능 등 차체에 구현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혼다의 포르자도 국내에서 꾸준하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PCX나 엔맥스125처럼 쿼터급에서도 일본 브랜드가 강세다. 하지만 스쿠터 강국인 대만의 브랜드를 무시할 수는 없다. 최근의 대만 브랜드는 이에 질세라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쿼터급에서는 SYM이 크루심300i ABS를 선보였다. 트렌드에 부합하는 도시적인 외모를 기반으로 쿼터급이 주는 넉넉하고 여유로운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여기에 BMW도 합세했다. 지난해 EICMA2017에서 등장한 C400XBMW가 쿼터급 맥시스쿠터에 도전하는 첫 번째 스쿠터다. 쿼터급에는 조금 늦게 진출했지만, 기존의 C650시리즈가 미들급에서 보여준 기량과 브랜드의 가치를 보면 승산이 없지는 않다. 또한 C650시리즈와 달리 GS시리즈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했으며, 특유의 가변형 타입 러기지박스와 곳곳에 적용한 고급스러운 설정 등이 C400X의 출시를 기다리게 한다. 처음으로 쿼터급 맥시스쿠터에 도전하는 BMW이기에 증명된 것은 없지만, 기존의 C650시리즈의 활약과 BMW라는 믿음으로 나름의 선전을 할 듯하다.


맥시스쿠터의 끝자락에서 맛보는 쾌락

쿼터급을 지나 맥시스쿠터의 종착역인 미들급으로 넘어오면 여느 모터사이클 부럽지 않은 스쿠터를 맛볼 수 있다. 출중한 동력성능은 기본이다. 쿼터급보다 더욱 커진 배기량과 차체 덕분에 다양한 특장점을 부각시키고 담아낼 수 있으며, 넉넉한 전자장비 및 소재의 다변화 등으로 고급스러움까지 손에 넣을 수 있다. 소비자들이 맥시스쿠터를 원하는 이유 중 하나는 모터사이클보다 간편하지만 그 외의 부분에서는 부족함 없는 실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어서다. 이런 점 때문에 지금의 맥시스쿠터는 더욱 다양하게 변모하고 있다.

그리고 저배기량에 PCX가 있다면 맥시스쿠터에는 야마하의 티맥스가 있다. 가장 성공한 맥시스쿠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티맥스의 인기는 매우 높다. 역시 많이 팔린 만큼 자주 눈에 띄긴 하지만, 스포츠 스쿠터계의 시작과 함께 획을 그은 만큼, 주행성능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는다. 현재 국내에 판매중인 티맥스는 티맥스DX, 스포티한 감각은 유지한 채 라이딩모드 및 크루즈컨트롤, 열선그립/시트, 전동식 윈드쉴드 등 장거리 주행을 더욱 편안하게 할 수 있는 편의장비를 강화해 고급스럽게 변모했다. 티맥스는 오랫동안 세계시장에서 증명된 기종인만큼 구매 후 실패할 확률도 가장 적다.

또 다른 핫한 기종을 꼽으라면 킴코의 AK550이다. AK550은 킴코의 야심작 중 하나로, 맥시스쿠터 그 중에서도 티맥스의 자리를 노린다. 공격적인 외모와 함께 전/후의 50:50의 무게배분 등 스포츠 주행을 강조한 차체 설계가 범상치 않으며, 스마트폰과 연동해서 다양한 기능 및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누도(noodoe) 시스템도 탑재해 현 시대의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반영했다. 기존의 티맥스가 갖고 있는 위상과 명성을 단번에 꺾기는 쉽지 않지만, 위협할만한 경쟁력을 갖춘 기종임에는 틀림없다.

그런가 하면, 이와는 반대로 다른 노선을 택한 기종도 있다. 혼다의 X-ADV는 이제까지 본적 없는 새로운 콘셉트의 스쿠터로, 모터사이클과 스쿠터의 장점만 골라 담은 신개념 어드벤처 스쿠터다.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넘나드는 화끈한 주행성능과 인테그라에서 갈고 닦은 DCT를 조합해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디자인 또한 독특하면서도 섬세하게 다듬어 어느 것과도 비슷한 구석이 없으며, 다양한 액세서리 및 파츠로 장거리 투어에도 특화된 설정이다. 지난 EICMA2017에서는 ‘G 모드를 탑재해 오프로드 성능을 더욱 강화한 X-ADV를 공개했다. 남과 다른 맥시스쿠터, 전천후 맥시스쿠터를 찾는다면 X-ADV가 어울릴 것이다.

스쿠터는 그냥 스쿠터 아니냐라는 것은, 두 바퀴가 다 거기서 거기 아니냐는 것만큼이나 무지한접근 방식이다. 두 바퀴에 엔진 달린 탈것 중 가장 쉽게 도전할 수 있으면서도, 알면 알수록 무궁무진한 매력과 가능성 때문에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것이 바로 스쿠터다. 이동의 편리함을 느꼈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성격에 매료됐고, 어느 곳을 가더라도 마음 편한 라이딩을 경험했다면, 당신은 이미 스쿠터 중독자다.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