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암 스파이더, 더하거나 혹은 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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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했던 기존의 틀을 깨는 것은 쉽지 않지만, 새로움을 얻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도로 위를 가득 메운 자동차는 이제 필수품이나 다름 없고, 모터사이클 역시 업무용과 취미도구로 사용 된지 오래다. 그리고 이 중간에 위치한 3, 즉 트라이크는 모터사이클에 안전성을 겸비한 일종의 보조수단으로써 지금까지 자리했다. 당당히 하나의 독립된 장르로 인식하기에는 그 정체성이 희미했다.

반면 지금의 트라이크는 다르다. 세 바퀴라는 장점을 무기로 브랜드마다 정체성을 부여해 존재가치를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있는 캔암의 스파이더는 여타 트라이크 사이에서 단연 돋보인다. 2007년에 처음 등장해 올해로 10년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독보적인 아우라와 신선함을 자랑한다. 네 바퀴에서 하나를 뺐건 두 바퀴에서 하나를 더했건, 스파이더는 이전에 본적 없는 트라이크를 완성했다. 그러나 스파이더 정체성은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사이에서 더하고 뺀 것이 단순히 바퀴의 개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새로운 시도의 세 바퀴

모터사이클과 같은 두 바퀴의 탈 것은 차체를 기울여 선회한다. 그 과정이 주는 재미와 스릴은 어떤 것과도 비교하기 힘들지만, 모두가 그 감각에 희열을 느끼는 것은 아니며, 누군가에게는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모터사이클이 주는 라이딩의 감각은 만끽하고 싶지만, 보다 안전하게 즐기고자 하는 이들은 세 바퀴에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세 바퀴라고 해서 모두 동일한 구성을 갖고 있지는 않다. 제조사마다 세 바퀴로 구현할 수 있는 움직임과 특장점에 차이를 둬 저마다의 개성이 뚜렷하다. 개중에는 모터사이클과 같은 뱅크각을 확보해 선회하는 트라이크도 있으며, 후륜에 두 개의 바퀴를 적용해 접지력을 확보한 트라이크도 있다. 스파이더는 전륜에 두 개의 바퀴를 채용한 리버스 트라이크로, 구조 또한 독창적이다.

스파이더는 ‘Y’ 프레임을 채용해 역삼각형의 형태를 갖는다. 스노모빌에 일가견이 있는 브랜드답게, 스노모빌의 안정적인 역삼각형 구조를 본 떠 트라이크에 녹여낸 방식이다. 덕분에 리버스 트라이크임에도 모터사이클처럼 차체를 기울이지 않고 선회할 수 있어 안정성이 뛰어나다. 게다가 더블 A암 구조의 프론트 서스펜션은 롤링을 최대한 억제해 급격한 코너링에서도 안정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지붕을 덜어내고 얻은 것

캔암이 스파이더를 통해 추구하고자 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안전하게 즐기는 라이딩이다. 앞서 언급했듯 스파이더는 모터사이클보다 구조적으로 훨씬 안정적이다. 여기에 자동차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개방감을 더했다. 자동차의 지붕만 개방하고 달리는 드라이빙과 신체가 완전히 외부로 노출되는 라이딩은, 그 감각이 천지차이다.

넓게 벌어진 핸들바를 잡고 스텝에 발을 올려 놓으면 영락없는 크루징이다. 탠덤자와 앞뒤로 밀착해서 앉을 수 있는 것 또한 모터사이클과 동일하다. 차체만 기울이지 않을 뿐이다. 오히려 전도의 위험이 현저히 적어 남녀노소 손쉽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으며, 탠덤자와도 한결 편안한 라이딩이 가능하다. 또한 롤링의 현상은 적지만, 신체가 고정된 자세가 아니기에 차체 거동에 따라 함께 반응하는 생동감도 매력적이다.


라인업을 더하고 고급화를 추구하다

스파이더의 또 다른 장점은 다양한 라인업과 고급스러운 설정이다. F3 RT의 두 가지 기종을 다시 세분화해 총 여덟 가지로 분류한 스파이더의 라인업은, 마치 자동차의 세부 트림과 같이 성격의 구분이 명확하다. 모터사이클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세팅으로, 다양한 라이더의 취향을 고루 만족시킬 수 있다. 또한 종류에 따라 라이딩 포지션을 달리했고, F3-S F3-S데이토나에는 스포츠 모드를 추가해 보다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스파이더는 모두 1,330cc 직렬 3기통 엔진으로 115마력(F3 제외)의 최고출력을 발휘해, 어떠한 주행환경에서도 모자람 없는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게다가 ABS와 트랙션 컨트롤, 크루즈 컨트롤, 열선 그립 등 주행보조장치 및 편의장비를 대거 탑재해 레저로 즐기기에 적합한 구성을 모두 갖췄다. 스파이더가 실현한 고급화는, 특별함을 무기로 그에 상응하는 품질과 성능으로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데 있다.

트라이크는 단순히 바퀴 세 개 달린 탈 것에서 이제는 완전히 하나의 종류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스파이더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레저용 트라이크로 거듭났다. 누군가는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에서 단순히 바퀴 하나를 더하고 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스파이더는 철저한 취미도구로써 영역을 넓혀 평범함을 과감히 빼고 독보적인 가치를 더했다.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