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M 크루심, 크루징의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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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M이 완성도 높은 쿼터급 맥시스쿠터를 출시했다. 바로 크루심300i ABS(CRUiSYM 300i ABS, 이하 크루심). 크루심은 GTS300i, 맥심400i(ABS), 조이맥스300i(ABS) 등 기존 SYM의 쿼터급 맥시스쿠터와 비교해도 차별화된 모습이며, 꼼꼼하게 다듬은 외관 및 품질 등으로 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


절제된 커팅을 맛보라

다소 빈약했던 SYM의 쿼터급 스쿠터 라인업이 크루심의 등장으로 한층 강해졌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 GTS300i와 맥심400i 그리고 조이맥스300i 등으로 쿼터급 라인업은 채워져 있었다. 각각은 GTS, 맥심, 조이맥스 등의 시리즈로 패밀리 룩을 완성했으며, 저배기량과 쿼터급 이상까지 제법 촘촘하게 구성했다. 그만큼 꾸준하게 SYM의 스쿠터를 찾는 소비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제는 조금 나이들은 감각인 것도 사실이다. 야마하 X-맥스300 등과 견주어 보면 그렇다.

때문에 보다 젊은 감각의 스쿠터가 필요했다. 바로 크루심과 같은 기종 말이다. 크루심은 도심과어울리는 외관이 돋보이며, 둥글둥글하고 부드럽게 디자인한 기존의 라인업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요즘 트렌드는 보다 공격적으로 날렵하게 다듬어야 눈에 띄는 듯하다.
 
좌우로 커다랗게 심어놓은 듀얼 헤드라이트는 여전하지만, 얼굴 윤곽을 비롯해 전체적인 골격을 단단하게 다졌다. 세세한 선 처리로 각 부분의 입체감을 최대한 살려 어느 한 곳도 심심하게 놔두지 않았다. 새로운 기종이랍시고 어설프게 튀려고 하다 보면 오히려 촌스럽거나 조잡하기 마련인데, 크루심은 꽤나 완급조절을 잘 해냈다. 곳곳에 카본패턴과 알루미늄 소재 및 유/무광 컬러를 적절하게 곁들여 스포티한 외관을 센스 있게 부각시켰다.

헤드라이트에는 LED 포지션 라이트를 넣어 눈매를 강조했다. 리어라이트와 방향지시등도 모두 LED를 적용했으며, 사이드미러는 폴딩 타입으로 좁은 골목길 등에서 보다 안전하게 주차할 수 있다. 리어라이트를 비롯한 후면부도 입체적으로 조각했다는 티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때문에 곳곳의 플라스틱 소재도 저렴해 보이지 않는다.

패밀리 룩이 하나의 완성된 형태로 브랜드와 기종을 모두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방편이기도 하지만, 자칫 지루하거나 각 기종의 특색이 희석될 수도 있다. 반면 크루심은 둥글 넙적하고 유려한 라인을 고수하던 맥심 및 GTS 시리즈와 다른 노선을 선택했고, 보는 바와 같이 완성도 높게 버무렸다. 또한 오래된듯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도심과 어울리는 세련된 디자인을 갖췄다. 크루심은 SYM에게 신세대 감각을 불어 넣은 기종임이 분명하다.


크루심은 크루징에 일가견이 있다

디자인도 물론이지만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바로 주행성능이다. 크루심은 이름에 걸맞게 크루징에 한 없이 가깝다. 부드럽고 편안하며 넉넉한 출력으로 주행의 피곤함이 없다. 시트는 760mm의 높이로 발착지성도 우수하지만, 장시간의 주행에도 착좌감이 편안하고 요추를 잘 받쳐준다. 발을 편안하게 뻗을 수 있도록 발판의 길이와 각도도 알맞게 세팅했다.
 
엔진은 기존의 조이맥스300i와 동일하다. 278.3cc 단기통 수랭식이며, 7,750rpm에서 27마력의 최고출력과 6,750rpm에서 2.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물론 유로4 기준도 만족했다. 스로틀 그립을 비틀면 배기량에 준하는 가속력으로 차체를 밀어붙인다. 100km/h 이상의 고속 크루징에도 부족함 없는 성능을 발휘하기에 출퇴근과 근교 투어에도 만족스럽게 애용할만하다.

무엇보다도 조이맥스300i보다 주행질감이 향상됐다. 조이맥스300i도 충분한 성능을 발휘했지만, 크루심은 한결 매끄럽게 뻗어나간다. 자잘한 진동을 상당히 억제했고, 휠베이스도 20mm 늘어나 주행안정성을 높이는 등 한결 고급스러운 주행품질을 완성했다. 윈드쉴드는 높이 조절이 가능해 주행풍을 보다 효과적으로 걸러낸다. 스포티함을 강조한 야마하의 X-맥스300과는 전혀 반대의 성향으로 보다 안락하고 편안하다. 때문에 크루징 감각의 쿼터급 맥시스쿠터를 찾는 라이더라면 크루심이 알맞을 듯싶다.

/후륜 브레이크는 ABS를 기본으로 탑재해 주행 안정성을 확보했고, 14/13인치의 휠 사이즈는 다양한 노면에 대응하기에 필요충분하다. 영하의 날씨에서 시승을 한 탓에 노면과 타이어의 온전한 그립력은 느끼기 힘들었지만, 브레이크 조작에 불편함이 없었을 만큼 제동력도 충분했다. 195kg의 차체는 굼뜨지 않았고, 핸들링은 부드러우면서도 적당히 묵직해 맥 없이 회전하지 않는다. 고급스러운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신경 쓴 부분들이 주행 내내 드러난다.

기존의 SYM의 맥시스쿠터는 상품성이 크게 뒤쳐졌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최근의 일본 브랜드에 비해서 트렌드가 뒤쳐졌던 것은 사실이다. 도심과 어울리는 세련된 디자인과 그에 준하는 품질을 논할 때는 대만 브랜드가 조금씩 열세했다. 그러나 크루심은 지금의 쿼터급 맥시스쿠터의 쟁쟁한 경쟁자들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 없는 기종으로, 뛰어난 상품성과 주행품질을 완벽하게 갖춰 SYM의 자존심을 드높였다.
 
판매가격은 669만원이다. 결코 저렴하지 않다. 야마하의 X-맥스300보다 비싸다. 이 역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승부를 내겠다는 것이 아니라, 금액에 준하는 상품가치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크루심은 669만원의 가격이 아깝지 않을 만큼 맥시스쿠터가 취해야 할 자질을 고루 갖췄다. 너도 나도 스쿠터 시장에 발을 들이는 요즘, 각자의 개성과 콘셉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으면 빛을 볼 수 없다. 잠시 조준점이 흐릿했던 SYM의 맥시스쿠터는 크루심의 등장으로 변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크루심은 세련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주행성능으로 무장해, 쿼터급 맥시스쿠터 오너들의 갈증을 해소시킬 것이다.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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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