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암 스파이더, 어른을 위한 특별한 장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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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은 어른들의 장난감으로 불린다. 둘 다 모두 정밀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계적인 우수함과 디자인을 갖고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이것들을 소유함으로써 자신의 취미와 관심사, 성향, 때로는 신분과 지위를 대변한다. 고가의 탈 것들을 단순히 비싼 물건으로만 생각한다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일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와 상징성을 바라보는 이들도 존재한다. 고급 자동차나 모터사이클이 성인남성의 로망인 이유다.

또 하나 얻을 수 있는 것은 특별함이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내가 소유한 자동차나 모터사이클을 통해 어필하는 것 또한 남모를 희열이다. 그리고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법. 자동차와 모터사이클로도 부족한 이들에게는 더욱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 고도의 기술력을 투영했다 하더라도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의 기본 형식은 어느 정도 굳혀졌기 때문에 전혀 다른 장난감에 목마름을 느낄 것이다. 이 중간 영역에는 세 바퀴의 트라이크가 적절하겠고, 그 중에서도 캔암의 스파이더가 제격이다.


존재감 하나는 확실히

대부분의 트라이크는 대중적이다. 모터사이클과 유사한 형태에서 바퀴만 하나 추가했다든지, 아니면 모터사이클의 조종 특성을 놓치지 않기 위한 구조를 택했다든지, 기존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게다가 기동성이 우수한 저배기량의 스쿠터 장르에 접목해 일반인들이 도심에서 보다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했다. 어찌 보면 특별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반면 캔암의 스파이더는 설계 자체부터 다르다. 디자인도, 조종방식도, 움직임도 모두 기존의 트라이크와는 비교선상에 놓을 수 없다. 캔암은 애초에 모터사이클과 자동차에서 독립된 새로운 탈 것임을 피력했고, 시장의 틀을 깼다. 그 바탕에 놓인 첫 번째는 ‘Y’형태의 프레임이다. 스노모빌에서 소스를 얻은 캔암은 앞 바퀴 두 개의 접지면적 폭을 최대한 벌렸다. 때문에 스파이더는 역삼각형 형태를 이루며 국산 경차와 비등한 폭을 자랑한다.

이 당당한 자태는 곧 독특한 외관으로 이어진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 했던가. 스파이더는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법한 기계적인 조형미가 두드러지고, 덩치에 걸맞은 큼직큼직한 요소들이 어우러져 시선을 압도한다. 경량화와 공기역학에 목메듯 우겨 넣은 모습은 없다. 골격에 맞는 자신감을 아낌 없이 드러내고서 필요한 만큼의 군더더기만 다듬었다. 우람함 그 자체다. 물론 기종에 따라 차별화한 디자인은 정체성이 뚜렷해 구분이 확실하다. 호불호는 갈릴지언정 시선을 멈추게 하고 궁금증을 유발한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힘들다.


안전에 타협은 없다

장난감을 고를 때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인체에 무해한지의 여부다. 아이들은 입으로 물고 빨며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 때문에 화학물질을 비롯해 다칠 위험이 없는지 등을 꼼꼼히 따지게 된다. 어른이라고 다를까.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장난감은 제외대상이 되기 일쑤다. 스릴을 위해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경우도 많지만, 이 역시 최소한의 안전이 보장된 경우의 행위이며, 만약을 대비할 수 있는 장치조차 없다면 그냥 위험일 뿐이다.

스파이더의 ‘Y’ 구조가 갖는 장점은 바로 안전성이다. 트라이크는 기본적으로 모터사이클보다 접지력 확보에 유리하지만, 스파이더는 이를 극대화했다. 이에 따라 서스펜션의 구조 역시 일반적인 모터사이클 및 트라이크에 용하는 방식과 다른 A암 구조를 택했고, 안티롤바를 채용해 롤링을 최대한 억제했다. 때문에 차체를 기울이지 않고 선회하며, 기존의 트라이크보다 안전성이 탁월하다. 이에 따라 조종특성도 모터사이클은 물론 자동차와도 다르기에 새로운 감각의 라이딩을 느낄 수 있다.

전자장비도 호화스럽다. 세 바퀴로도 모자라 각종 주행보조 장치를 한 가득 담았고, 스파이더의 모든 라인업에 기본으로 장착된다. ABS는 기본이며, DPS(Dynamic Power Steering), TCS(Traction Control System), SCS(Stability Control System), CCS(Cruise Control System) 등으로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도 최적의 운동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는 대배기량의 모터사이클에 적용되는 수준의 장비이며, 기존의 트라이크에서는 볼 수 없던 시도다.

게다가 세 바퀴 중 하나가 지면에서 떨어지게 되면 엔진의 출력을 제한해 전도 및 슬립의 상황을 막는다. 이렇듯 잘 달릴수록 잘 제어하는 것이 제대로 된 고성능이다. 남과 다른 특별함을 얻기 위한 금액을 지불하는 만큼 라이더가 느끼는 만족도 보장되어야 하며, 도로 위의 존재감만큼이나 스파이더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이 장난감을 마음 놓고 가지고 놀 수 있을 테고, 이것이 스파이더가 추구하는 고급화의 방향이다.


어른들이 장난감을 고르는 법

스파이더가 어른의 장난감으로써 특화된 또 다른 이유는 레저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소싯적의 레저가 혈기왕성한 에너지로 즐기는 일상의 탈출이었다면, 가족을 꾸린 어른에게 필요한 레저는 일상에서의 피로를 풀기 위한 잠깐의 외출이다. 그리고 이들에게 레저는 곧 여유로움을 뜻한다. 스파이더가 갖는 여유로움은 성능을 비롯한 다양한 선택범위에서 비롯되며, 언제든지 원하는 만큼의 힘을 발휘하고 언제든지 사랑하는 사람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등의 조건을 충족시킨다.

스파이더의 F3 RT 시리즈는 모두 1,330cc 직렬 3기통 엔진으로 115마력(F3 제외)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넉넉한 배기량에서 나오는 힘으로 때로는 느긋하게 때로는 호쾌하게 질주할 수 있으며, 도심을 벗어난 장거리 라이딩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기존의 리버스 트라이크가 저배기량 및 미들급에 한정되었던 것과는 확연히 차이 나는 설정이다.

옵션과 편의사항도 풍부하다. 기종에 따라 옵션 및 기본으로 제공되는 사이드/탑 케이스로 수납공간을 확보했고, 운전석 및 조수석 열선그립, 전동 윈드쉴드, 오디오 시스템 등 탠덤자와 장거리를 떠나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한 전용 트레일러를 장착해 캠핑을 떠나기에도 충분하며, 라이더의 신체에 맞게 핸들바와 스텝을 조절할 수 있는 유핏(UFit) 시스템으로 몸에 맞는 설정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머플러, , 펜더, 케이스, 시트 등을 다양한 스타일로 교체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장난감으로 커스텀이 가능하다.

스파이더는 차별화된 콘셉트와 시도로 네 바퀴와 두 바퀴의 장점을 절묘하게 묶었다. 스파이더에 남아 있는 자동차의 감각은 안정감이다. 독자적인 구조와 다양한 첨단장비로 고성능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반대로 스파이더에 남아 있는 모터사이클의 감각은 개방감이다. 차체 안에서 지붕을 여는 것과 차체와 함께 느끼는 바람은 천지 차이고, 스파이더가 추구하는 라이딩의 감성 포인트는 여기에 있다.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