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 혹은 다다익선, 6기통 모터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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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모터사이클에 탑재할 수 있는 가장 많은 기통의 엔진은 6기통이다. 모터사이클은 차체가 작고 공간의 제약이 많아, 무턱대고 기통 수를 늘릴 수 없다. 또한 6기통 엔진은 부피가 크고 무거우며 구조가 복잡하고 제작단가가 비싸다. 반면 부드러운 회전감각과 저회전부터 고른 출력특성을 확보할 수 있고 최대출력을 높일 수 있다. 6기통 엔진은 이러한 특성을 갖고 있어, 모터사이클에 탑재하기는 어렵지만, 고성능 및 대형 투어러 등에 종종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6기통 엔진의 역사는 꽤나 오래됐고, 일부 기종들은 6기통 엔진의 장점을 활용해 고성능을 추구하기도 하며, 개중에는 대체 불가능한 아이콘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쉽지 않지만, 그렇기에 더욱 특별한 것이 6기통 엔진이다.


베넬리 750세이

이탈리아 브랜드인 베넬리는 1972년에 직렬 6기통 엔진을 탑재한 750세이(750 sei)의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세이(sei)는 이탈리아어로 여섯을 의미한다. 당시의 모터사이클 시장은 일본 브랜드가 두각을 나타내던 시기였고, 당시의 베넬리는 F1 레이서이자 사업가였던 알레한드로 드 토마소(Alejandro de Tomaso)가 경영권을 쥐고 있었다. 때문에 일본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다기통 엔진을 개발했던 것은 물론, 일본 브랜드의 기세를 꺾기 위한 압도적인 한방이 필요했을 것이다.

750세이는 배기량 748cc 공랭식 직렬 6기통 엔진을 탑재하고 72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했다. 최고속도는 200km/h 내외였다. 각 기통에서 뽑아낸 배기관은 세 묶음씩 좌우로 나눠 여섯 개로 처리했고, 당시의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이 갖는 일반적인 형태를 취했다. 일본 브랜드에 대적하기 위한 기종이었지만, 공교롭게도 혼다의 CB500의 직렬 4기통 엔진을 답습했다. 750세이는 후에 배기량을 늘린 900세이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오랜 기간 이어가지는 못했다.


혼다 CBX1000

혼다의 CBX10001,047cc 공랭식 직렬 6기통 엔진을 탑재했다. 또한 DOHC 방식에 기통당 4개의 밸브를 채용하고 105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했으며, 최고속도는 219km/h에 달했다. CBX1000은 혼다의 양산 모터사이클 최초의 6기통 엔진이었다. 이전에는 1960년대에 활약했던 레이싱머신인 RC시리즈(RC165, RC166, RC174 ) 6기통 엔진을 탑재했다. CBX1000은 고성능을 발휘했지만, 당시에는 엔진의 크기를 최소화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결국 CBX1000 1978년에 등장해 1982년에 단종됐다. 하지만 엔진 하나만으로 CBX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할 만큼 존재감을 자랑했던 것은 확실하다.


가와사키 Z1300

고성능과 고배기량으로 불 붙은 게임에 가와사키도 합세했다. 1979년에 등장한 Z1300 CBX와 대적하기 위해 배기량을 더욱 키웠다. Z1300 1,286cc 직렬 6기통으로 CBX와 달리 수랭식을 채택했다. 최고출력은 120마력을 발휘했으며, 샤프트 드라이브를 채용했으며, 최고속도는 220km/h를 넘겼다. 하지만 거대한 엔진으로 인해 차체가 무거워지고 핸들링이 둔해진 탓에 시장의 반응은 생각만큼 성공적이지 않았다. 혼다의 CBX1000보다는 오랫동안 생산했지만, 역시 10년을 넘기지 못하고 단종했다.


혼다 골드윙

골드윙의 시초인 GL1000은 당시 수평대향 4기통 엔진을 탑재했다. GL1000은 배기량 999cc 8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했으며, 후기형인 GL1100은 동일한 수평대향 4기통 엔진에 배기량을 1,085cc로 확대하고 투어러에 적합한 구성을 갖췄다. 그리고 1988,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얹은 골드윙(GL1500)이 등장했다. 기존대비 커진 배기량(1,520cc)으로 10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했으며, 플래그십 투어러다운 다양한 편의장비를 탑재했다. 이후 2001년에 GL1800(1,832cc)로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 했고, 현재까지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고수하며 그 우수성을 입증했다. 현행 골드윙은 118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하며 여전히 세계 최고의 투어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와 함께 수평대향 6기통은 골드윙을 상징하는 엔진으로 거듭났다.

혼다는 골드윙에 탑재한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골드윙의 가지치기 기종에도 사용했다. 1996년에 골드윙의 크루저 버전인 발키리(GL1500C, F6C) 1,520cc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탑재했으며 2003년까지 생산했다. 그리고 2013 F6C는 현행 골드윙 엔진과 함께 부활했고, 골드윙의 배거 타입인 F6B도 동일한 엔진을 탑재해 등장했다.


BMW K1600GT/GTL

수평대향 2기통 엔진이 상징과도 같은 BMW 2010년에 직렬 6기통 엔진을 얹은 K1600GT/GTL을 선보였다. BMW는 기존의 직렬 6기통 엔진이 갖고 있던 단점을 극복했다. K1600시리즈의 6기통 엔진은 직렬 4기통 엔진과 버금가는 폭을 자랑하며, 무게도 최대한 억제했다. 또한 실린더의 간격을 좁히고 각도를 앞쪽으로 뉘였으며, 무게중심도 최대한 낮췄다. 덕분에 과거 타 브랜드에서 등장했던 직렬 6기통 엔진과 달리 좌우 폭이 비대하지 않고, 핸들링을 비롯한 차체 밸런스를 무너뜨리지 않았다. K1600시리즈의 직렬 6기통 엔진은 배기량 1,649cc16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K1600시리즈는 골드윙과 대적하는 6기통 엔진을 탑재한 대형 투어러로, GT GTL 그리고 배거 타입의 B 버전까지 선보이며 BMW의 플래그십 기종으로 활약하고 있다.


FGR 미달루2500

체코의 모터사이클 제조사인 FGR의 미달루(midalu) V6 엔진을 탑재했다. 미달루는 주문제작 방식으로 생산한다. 실린더의 각도는 90도를 이루며, 배기량은 무려 2,442cc. 최고출력은 240마력에 달하지만, 무게는 262kg으로 생각 외로 가볍다. 미달루는 엔진뿐만이 아니라 섀시와 카울 등 곳곳에 고급파츠를 적용해 고성능을 지향한다. 또한 지난 2011년에 프로토타입을 공개한 후 지속적인 실험을 통해 V6 엔진의 완성도를 높였다. 2,000cc 이상에 V6기통이라는 구성은 단순히 주문제작 방식이 아니더라도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호렉스 VR6

독일의 모터사이클 제조사인 호렉스(HOREX) 또한 V6 엔진을 탑재한 모터사이클을 생산한다. 호렉스의 VR6는 클래식과 카페레이서로 라인업을 분류했고, 이 외에도 블랙 및 실버 그리고 스노 에디션 등으로 특별함을 더했다. 모두 1,218cc V6기통 엔진을 탑재했으며, 클래식과 카페레이서는 161마력의 최고출력을, 이 밖의 스페셜 에디션은 167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또한 전/후륜 올린즈 서스펜션을 채용하는 등 섀시에도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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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