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사용 설명서 #41, 기종 변경 시 유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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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는 다양한 이유로 모터사이클 기종을 변경한다. 자신의 모터사이클에 싫증을 느꼈다거나, 더 높은 사양의 모터사이클을 타기 위해서거나, 추가로 한 대를 더 구매한다거나, 어찌됐건 필요에 의해 기종을 변경한다. 그러나 새로운 모터사이클을 구매할 경우, 이에 따른 유의사항도 무시할 수 없다. 모터사이클은 장르 및 기종에 따라 차이점도 두드러지기 때문에, 기존의 모터사이클에 익숙해진 상태로 접근하면 위험할 수 있다. 모터사이클 사용 설명서 마흔 한 번째 이야기, 기종 변경 시 유의사항을 시작한다.


통성명을 확실히 하자

모터사이클의 기종을 변경하는 것은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는 것과 같다. 사람마다 외모와 성격이 각기 다르듯 모터사이클도 마찬가지다. 장르는 물론이거니와 같은 장르 내에서도 특성이 모두 제 각각이다. 때문에 단순히 외모에 반해 덜컥 변경했다가 모터사이클과 제대로 교감하지도 못하고 되파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다. 기존의 모터사이클과 다른 장르의 기종을 선택할 경우라면, 무조건 대배기량의 고성능을 찾기보다는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있는 영역의 기종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가령, 125cc 스쿠터를 타다가 1,000cc 이상의 대배기량 모터사이클로 갑자기 기종을 변경한다면 자칫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구매 전, 직접 모터사이클에 앉아 라이딩 포지션을 취해 실제 감각을 확인하도록 한다. 단순히 머리 속으로만 생각한 장르에 따라 달라지는 라이딩 포지션은 실제와 차이가 있다. 차체의 크기와 배기량에 따라서도 오차 범위가 크고, 별도의 커스텀을 하지 않는 이상 온전히 몸에 맞는 라이딩 포지션을 확보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장르에 따라 라이딩 포지션이 극과 극의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를테면 슈퍼스포츠와 크루저가 그렇다. 하나는 빠르고 민첩함을 다른 하나는 여유로운 크루징을 추구하기에 그 차이는 극명하다. 때문에 달라진 라이딩 포지션에 이질감을 느낄 수 있다. 무게와 배기량도 마찬가지다. 기회가 된다면 잠깐이라도 시승을 해본 후 구매하는 것을 권장한다.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마음에 드는 기종으로 구입을 했다면 이제는 알아가는 단계다. 이미 제원을 비롯해 몇 번의 만남으로 특성을 파악했을 테지만, 적응하는 데에도 일정의 시간이 필요하다. 또 다른 의미에서의 길들이기라고 할 수 있다. 길들이기는 기계와 기계 사이의 매끄러운 작동을 위한 준비과정이면서도, 새로 맞이한 모터사이클과 라이더가 다시 합을 맞추고 이해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물리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모두를 위해 급 조작을 삼가고 부드럽게 조작해야 한다.

무게 역시 중요하다. 모터사이클이 넘어졌을 때 혼자 일으켜 세울 수 있어야 하며, 시동을 끈 상태에서 직접 밀고 끌며 자유자재로 이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센터스탠드가 있는 모터사이클이라면 센터스탠드로 모터사이클을 세우고 내리는 동작도 몸에 익히는 것이 좋다. 달라진 차체 폭과 길이 등도 가늠하여 주행 또는 주차 등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한다.

라이딩 시에도 부드러운 조작은 물론이거니와 성능, 배기량, 무게, 세팅, 라이딩 포지션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가속과 선회 시 모터사이클의 움직임과 한계 등을 파악해야 한다. 고성능 모터사이클일수록 순간의 실수가 더욱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유턴 등의 동작도 달라진 무게 중심 및 선회 반경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반대로 보다 작고 가벼우며 최대 성능이 낮은 모터사이클을 구매했다면, 한결 수월해진 조작성과 달리 빨리 찾아오는 기계적인 한계 등으로 페이스 조절에 신경을 써야 한다. 낮아진 성능만큼 차선 변경 및 가속, 브레이킹, 접지력 확보 등 적절한 타이밍과 최대 성능을 고려해 운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리고 집을 나서기 전 옷 매무새를 점검하듯 출발 전의 주요사항 체크는 필수다. 더욱이 새로 모터사이클을 구입했다면 클러치 레버, 브레이크 페달, 기어 변속 페달, 각종 스위치 등이 몸에 완벽히 익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들뜬 마음을 추스르지 못해 평소보다 과한 라이딩을 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섣부른 행동이 만남을 이별로 바꾸는 법. 길들이기를 통해 그간 익숙해서 간과했던 부분을 다시금 되새기고, 모터사이클과 새로운 인연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시작하자. 안전을 되새기는 만큼 새로운 모터사이클과 오래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