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그(Harley Owners Group, H.O.G.)는 또 하나의 할리데이비슨이다. 과거, 할리데이비슨이 어려웠던 시절을 겪고 나서 재기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호그다.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와 아픔을 함께하고 그 역경을 할리데이비슨 라이더들이 모여 부활의 신호탄을 만들었고, 이에 힘을 얻어 할리데이비슨도 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 때문에 호그는 일반적인 모터사이클 동호회 그 이상의 것이 존재한다.
할리데이비슨과 호그의 동고동락
호그는 1983년에 약 3천 여명의 회원수로 시작했다. 1년 후인 1984년에는 할리데이비슨 라이더들이 모여 축제의 장을 이루는 호그 랠리가 발단했고, 이는 곧 세계적으로 호그의 꽃과 같은 상징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창립 후 2년 만에 34개의 챕터가 생겼으며, 인원 수는 무려 스무 배 이상 증가한 6만 3천 여명으로 증가했다. 단순히 할리데이비슨의 모터사이클을 구매한 사람들의 모임이었다면 불가능했을 테지만, 호그는 회원들간의 친목을 넘어 브랜드와 동화된 감성으로 그들만의 끈끈한 결속력을 다져왔기에 전 세계의 할리데이비슨 오너를 단결시킬 수 있었다.
1992년에는 유럽에서 랠리를 개최해 1,200개 이상의 챕터 회원들이 참가하며 호그의 위상을 알렸다. 그리고 2003년에 회원 수 84만 여명, 2007년에 접어들면서 1,300여 개의 챕터와 130만 명 이상으로 회원 수가 늘어났다. 어떤 모터사이클 브랜드에도 이렇게 엄청난 규모의 멤버를 가지고 있는 모임은 없으며, 그렇기에 호그는 할리데이비슨을 살아 숨쉬게 하는 또 하나의 심장이나 다름 없다.
18년을 이어온 호그 코리아 챕터
이렇듯 세계 각지에서 호그의 멤버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모터사이클을 즐기고, 할리데이비슨 문화를 스스로 만들어나간다. ‘호그 랠리’를 비롯한 다양한 방법으로 서로의 유대관계를 유지하며, 때로는 할리데이비슨보다도 할리데이비슨 브랜드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파하기도 한다. 이러한 호그의 활동들이 우리나라라고 예외인 것은 아니다.
지난 1999년, 우리나라에도 ‘호그 코리아 챕터’가 창립했다. 당시 약 300여 명의 회원으로 시작한 호그 코리아 챕터는, 제 1회 코리아 내셔널 호그 랠리’를 개최하며 할리데이비슨과 호그를 함께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4년에는 약 700명으로 늘어난 호그 코리아 챕터의 회원들과 함께 ‘제 1회 크로스 코리아 & 재팬 할리 투어’를 진행해, 아시아 지역의 호그 활동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후로도 호그 코리아 챕터는 꾸준히 성장하며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상당한 입지를 굳혔다. 2007년에 이미 1,000여 명으로 회원 수가 증가했고, 앞서 진행했던 투어와 랠리 등도 끊이지 않고 지속해왔다. 또한 2008년부터는 희귀난치성질환 연합회를 후원하는 봉사단체인 ‘할리천사’를 시작해 단순히 모터사이클로 즐기는 문화를 넘어서 사회에도 기여를 하고 있다.
새롭게 시작되는 팔방챕터
그리고 2017년, 호그 코리아 챕터는 새롭게 그리고 보다 체계적인 형태로 틀을 갖추게 되었다. 이제 호그 코리아 챕터는 각 지역의 딜러 별로 챕터가 나뉜다. 용인, 강남, 한남, 일산, 대전, 대구, 광주, 부산의 총 8개의 챕터로 구분하며, 4월에 오픈 예정인 강원도 원주점 또한 챕터를 갖출 전망이다. 기존의 호그 코리아 챕터로 즐겼던 할리데이비슨 문화는 남기고, 본래 호그 챕터의 형태로 바뀌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할리데이비슨 라이더들에게 희소식이다. 딜러 별로 챕터가 나뉘기 때문에 장소 및 거리에 구애 받지 않고 호그 문화를 즐길 수 있다. 또한 각 지역의 성향과 특성에 따라 챕터 별로 분위기도 다를 것이고, 행사 또한 더욱 다채로워질 것이다. 챕터 간의 왕래로 서로 다른 스타일을 경험하게 되며, 보다 용이해진 접근성으로 더 많은 회원을 확보할 수 있다.
물론, 전국의 모든 할리데이비슨 라이더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기회가 없지는 않다. 매년 봄과 가을에 진행했던 내셔널 호그 랠리 중 봄에 개최하는 랠리에는 모두가 함께할 예정이다. 또한 ‘할리천사’ 역시 지속된다. 현재 한국의 호그 멤버는 1,300여 명에 달한다. 이 수많은 회원들은 8개의 각 챕터 속에서 보다 짜임새 있는 구성과 자체적인 행사 및 이벤트 등으로 한국만의 호그 문화를 즐기면 된다.
할리데이비슨 코리아는 호그 코리아 챕터로, 더불어 사는 우리나라의 문화를 누구보다도 잘 보여줬다. 그리고 함께하는 삶이 익숙한 우리이기에 남다른 단합과 빠른 성장을 이뤄냈다. 올해부터 새롭게 꾸려진 각 호그 챕터는 분리가 아니라 더 많은 ‘호그인’들을 포용하기 위한 또 하나의 시도다. 코리아 챕터로 통일했던 호그는, 이제 지역 특성이 녹아 든 각 챕터만의 색깔로 또 다른 ‘우리의 호그’를 표현할 것이다.
글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