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사용 설명서 #45, 사고 시 대처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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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 라이딩을 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가벼운 접촉사고부터 심각한 부상까지 순간의 실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만약 사고가 발생했다면, 사고 후 처리를 신속하게 하는 것이 급선무다. 어떠한 결과가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임기응변의 자세로 대처한다면 보다 수월한 사고처리는 물론 누군가의 소중한 목숨을 지킬 수 있다. 모터사이클 사용 설명서 마흔 다섯 번째 이야기, 사고 시 대처방법을 시작한다.


사고 후에도 안전확보

마음 맞는 사람과의 투어는 언제나 즐겁다. 특히나 요즘처럼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에 한적한 국도나 굽이진 고갯길을 달리면 이보다 상쾌하고 가슴이 뻥 뚫리는 라이딩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들뜬 마음으로 평소보다 과한 라이딩을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더욱 페이스 조절에 신경을 써야 한다. 사고는 평생을 살면서 맞닥뜨리지 않을수록 좋지만,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보장할 수 없기에 항상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그러나 사실 사고 후에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응급조치는 그리 많지 않다. 특히 다친 사람의 몸을 함부로 건드리거나 이동시키려다가 오히려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도와주려는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확실한 판단이 서지 않을 경우에는 섣부른 행동은 하지 않는 편이 좋다. 물론 부득이하게 화재의 위험요소가 있는 상황 등 2차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 최대한 추가적인 부상이 생기지 않도록 대처하는 것이 옳지만, 모터사이클은 자동차와 달리 충돌 시 라이더가 차체에서 튕겨나가기에 화재로 인한 2차 사고는 비교적 적다.
 
함께 라이딩을 하던 동료가 사고가 났을 경우 취해야 하는 행동 중 하나는 바로 안전확보다. 도심의 경우라면 주변에 사람도 많이 있을 것이기에 도움을 요청하기 쉽고, 놀란 마음에 경황이 없더라도 누군가가 신고를 해줄 수도 있다. 반면 한적한 국도라면 도심보다 교통 흐름이 빠르기 때문에 2차 충돌로 이어질 수 있고, 특히 야간이라면 더욱 위험하다. 따라서 사고자의 위치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추가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 모터사이클을 사고자 뒤쪽으로 멀리 세워두고 비상등을 켜놓는 등의 방법으로 사고 장소 근방의 안전을 확보한다.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

앞서 말했듯이 사고자의 몸을 무리해서 이동하는 행위는 위험하다. 우선 사고자의 의식을 확인한 뒤,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사고자가 움직일 수 있다면 부축해서 도로 밖이나 안전한 장소로 함께 이동한다. 출혈이 심할 경우 반다나 혹은 티셔츠 등의 천으로 출혈 부위를 압박해 지혈한다. 또한 사고자가 고통이 느껴지는 부위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거나 눈으로 보더라도 다친 부위를 확인할 수 있다면, 그 부분을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상태에서 안정을 취하도록 돕는다.
 
만약 사고자가 의식이 없다면 어떠한 신체 부위라도 함부로 들거나 힘을 주는 등의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당장의 목숨이 오고 가는 긴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그대로 놔두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사고자가 어느 부위를 어떻게 다쳤는지는 일반인이 판단하기 어려울뿐더러, 어렴풋한 짐작을 판단으로 내려서 행동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다.

특히 헬멧을 벗기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 목이나 머리를 다쳤을 경우 헬멧을 잘못 벗기다가 더욱 심각한 상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고 시 헬멧을 쉽게 벗길 수 있는 내피 시스템을 갖춘 제품도 있으나, 이 역시 잘못 분리하면 위험하다.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머리와 목, 척추 등은 함부로 건드리지 않도록 한다. 혼자라면 더더욱 의식이 없는 사고자를 혼자 힘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하지 않도록 하며, 여럿이라 하더라도 가급적 자제한다.


재빠른 신고가 중요

사고 후 가장 중요한 대처방법 중 하나는 바로 신고다. 일분 일초라도 빨리 신고하는 것이 사고자의 목숨을 살릴 수 있는 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고현장의 위치와 사고자의 상태 및 기타 사항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 사고자가 병원으로 이송되기 전까지 할 수 있는 것이 응급조치이지만, 제대로 된 응급조치는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구급대원들이 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확실하지 않은 조치를 취하기 보다는 신속하게 신고를 한 후, 2차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사고현장을 지키고 주변을 살피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라이더 혼자 사고가 난 것이 아닌 접촉사고 및 인명피해로 이어진 사고라면 경찰서와 보험회사 등에도 신고한다. 보험관련사항은 보험사 측에서 처리를 하기 때문에 크게 관여할 부분은 없지만, 접촉사고 및 인명피해에 관한 당시의 상황은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소한의 준비는 미리미리

출혈이 심할 경우, 혈액공급이 빨리 이뤄지지 않으면 생명이 위독하다. 때문에 라이더가 헬멧에 혈액형 스티커를 붙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반대로 사고자의 헬멧에 부착된 혈액형 스티커를 확인해서 미리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사고자의 혈액형을 알아내는 시간을 단축 수 있으며, 미리 혈액을 준비해서 신속하게 진료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더욱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는 이와 같은 정보가 생사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사고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른다. 그렇기에 항상 안전 운행을 해야 하며, 사고 시 부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라이딩기어를 착용해야 한다. 그러나 사고가 난 후라면, 동행자 혹은 주변의 누군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우리가 사고자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재빠른 신고와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행동들이며, 이러한 대처방법은 누군가의 귀한 생명을 지켜줄 수 있다. 침착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대처하자.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