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도둑이라면? ,모터사이클 도난방지 장치 가이드

0
103

안심할 수 없는 세상이다. 뉴스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절도 범죄 소식이 흘러나온다.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사라진 자전거부터 자동차 절도까지 그 범주도 넓다. 더욱이 모터사이클을 소유한 라이더로서는 도난에 대한 불안감으로 잠 못 이루는 날이 많다.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모터사이클에 커버를 씌우거나 각종 도난 방지 장치를 장착해보지만 불안감은 여전히 가시지 않는다. 소중한 내 모터사이클을 지키는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다양한 도난방지 장치를 동시에 사용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 효용성을 알아보기 위해 내 모터사이클을 훔쳐본다라는 가정하에 기사를 진행해 보고자 한다.


1단계: 모터사이클 커버, 눈에서 멀어져야 마음에서 멀어진다 (안심지수 20%)

대부분의 우발적인 절도 사건은 눈에 보일 때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때로는 단순한 호기심이 절도로 이어지기도 한다. 모터사이클을 보호하는 1단계로 많은 라이더들이 커버를 사용한다. 눈에 띄지 않게 모터사이클을 덮어 놓음으로써 1차적인 도난 위험을 방지 하는 것이다.

커버의 사용은 모터사이클을 훔치기로 굳게 마음 먹은 양상군자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도난 혹은 테러의 위험을 예방 할 수 있다. 코미네의 ‘AK-100 프리미엄 스포츠 바이크 커버의 경우 모터사이클 머플러의 열기로 의한 손상을 막는 방염소재로 이루어져 있으며, 체인락과 같은 제품과 병행 사용이 가능하도록 구멍이 뚫려 있는 등 기능성 또한 높다.

하지만 모터사이클을 훔치기로 결심한 이상, 커버는 아무런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소재가 좋은 커버라 해도 칼 등의 도구를 이용해 찢어버리는 순간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도둑의 입장에서 커버를 벗기는 것은 너무나도 손쉬웠다. 커버를 벗기자 갖고 싶다는 욕망이 강하게 풍겨오는 모터사이클이 눈 앞에 나타났다.


2단계 : 체인락, 절도 의지를 꺾어버리다 (안심지수 40%)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모터사이클을 감상하는 것도 잠시, 프론트 휠에 무언가 거대한 것이 감겨있다. 프론트 휠의 휠 스포크를 통과하는 굵은 전선 같이 생긴 이것은 체인락이다. 해당 기사에 사용한 체인락은 제나(XENA) XC10-150이다. 이 체인락의 길이는 150cm, 무게는 무려 3.8kg으로 보기만 해도 존재감이 느껴진다. 10mm 강철 체인을 커버로 덮어놓아 내구성 또한 강하다. 가방에 빈약한 도구만 챙겨온 도둑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이렇듯 케이블락의 시각적인 효과는 상당하다. 생김새만으로 절도 의지를 꺾어버릴 수 있다.


3단계 : U락, 큼직한 자물쇠 (안심지수 60%)

체인락을 마주하고 의욕이 사라진 도둑 앞에 또 다른 잠금장치가 나타났다. 리어 휠의 스포크 휠 사이로 무언가 잠겨 있다. 그것은 자물쇠라 하기엔 너무나 거대했다. 크고 두껍고 단단했으며 차라리 족쇄와 같았다. 이 제품은 U락이라고 불리는 도난방지 제품이다.

U락은 알파벳 U자 형태를 가진 잠금장치다. U락은 스포크 휠을 통과해 그 자체로 효과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말뚝, 교통 표지판, 얇은 기둥 등 주변의 구조물을 활용해 보안 성능을 강화 할 수 있다. 기사에 사용한 제나(XENA) XUL210 같은 경우 18mm의 크롬 스틸 소재를 활용해 강력한 강성을 지닌다. 묵직한 체인락에 의욕을 상실한지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도둑은 U락의 성능에 좌절하고 말았다.


4단계 : 디스크락, 가장 작고 가장 효율적인 잠금장치 (안심지수 80%)

체인락의 묵직함도, U락의 강성도 도둑의 욕망을 누그러뜨리진 못했다. 이곳은 인적이 드문 장소, 도둑을 보는 사람은 없다. 혹시라도 누군가 나타나 뭐하냐고 말을 건다면, 미소를 지은 채 열쇠를 잃어버려서요라 둘러대면 될 것이었다. 도둑은 가방에서 도구를 꺼냈다.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도둑은 먼저 체인락의 잠금장치를 들쑤시기 시작했다.

! 수상한 소리가 모터사이클 쪽에서 들려왔다. 도둑은 멈칫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삐삑! 이번엔 조금 더 이상한 소리가 났다. 주변을 둘러봤지만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금 작업을 진행했다. 삐이이이익! 귀를 찢을 듯한 소리가 모터사이클 프론트 휠 위쪽에서 터져 나온다. 도둑은 당황하며 어쩔 줄 몰랐다. 도둑은 들고 있던 장비를 버리고 얼른 나무 뒤로 숨었다. 그 굉음은 수 십 초가 지나서야 멈췄다.

유심히 프론트 휠을 살펴본 도둑. 그제서야 프론트 휠 디스크 구멍에 달려있는 디스크락을 발견했다. 다른 잠금장치에 정신이 팔려 가장 대표적인 보안 장치인 디스크락을 잊어버린 것이다. 좀 더 노련한 도둑이었다면 디스크락에서부터 핸들에 걸쳐 달려있던 리마인드 케이블(디스크락 장착을 잊고 모터사이클을 출발 했을 때 입을 수 있는 손상을 미연에 방지하는 케이블)을 보고 디스크락의 존재를 눈치 챘을 것이다.

기사에 사용한 디스크락은 제나(XENA) XX6(6mm)-HD이다. 충격이나 동작을 감지한 디스크락은 120데시벨의 경고음을 울린다. 제품에 따로 온/오프 스위치가 없어도 경보가 멈춘 후 15초 이내에 재가동 된다. 디스크락의 가장 큰 장점은 가벼운 무게로, 휴대가 간편하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 듯한 허탈함을 느낀 도둑. 아무리 인적이 드문 곳이라 해도 지속적으로 울리는 경고음에 누군가 찾아올 것만 같았다. 다시 생각해보니 디스크락과 동시에 U락에서도 강한 경고음이 울렸었다. (제나 XUL210 U락 또한 센서가 움직임과 충격을 감지하여 110데시벨의 경고음을 울린다.) 도둑은 경고음이 멈춘 후 주위를 살피며 모터사이클에 다가가 봤다.



디스크락을 달고 운행하는 실수를 예방할 수 있는 리마인드 케이블

도둑은 아쉽지만 장비를 챙겨 현장을 벗어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그때 사이드 스탠드 옆에 무언가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열쇠 뭉치다. 이 열쇠 뭉치는 디스크락과 체인락, U락의 열쇠임이 분명했다. 이게 왠 횡재인가, 모터사이클 주인도 어지간히 덤벙거리는 것 같았다. 도둑은 잠금장치들을 조심스레 제거했다.


5단계 : GPS 기반 서비스, 이제는 안방에서 지키자 (안심지수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