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벤리110, 1리터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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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대비 성능은 소비자에게 매우 중요하다. 개인용 이동 수단을 고려할 때, 해당 제품의 유지비용은 구매를 결정하는 주된 요소 중 하나다. 유지비용에는 보험금도 있을 테고, 정기점검에 따른 소모품 및 수명을 다한 부품의 교체비용도 포함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일시불로 구매하지 않는 이상 매달 빠져나가는 할부금도 해당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피부로 와 닿는 유지비용 항목은 바로 연비일 것이다.

연비는 자동차나 모터사이클을 구매할 때 필수체크항목이다. 디자인은 눈에 보이는 그대로겠고, 엔진성능은 잠깐의 시승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다. 반면 연비는, 카탈로그에 나와있는 수 많은 숫자들 중 가장 체감하기 어렵다. 실제로 사용하면서 얻어야 하는 결과이기도 하고 동시에 변수도 많이 작용하다 보니, 가장 유심히 보면서도 가장 의심할 수 밖에 없다. 공인연비보다 실측 테스트를 통한 연비가 궁금한 이유다.

저배기량 스쿠터가 출퇴근을 비롯한 도심 이동수단에 최적화된 물건이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적당한 성능에 기동성이 우수하며 조작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연비까지 훌륭하게 받쳐주는 기종이라면 금상첨화다. 비단 비즈니스용 스쿠터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업무용만큼이나 일상생활용 스쿠터도 사용횟수가 빈번하며, 대부분의 우리는 엄마 친구 아들이 아닌 엄마 아들이기에 지갑 사정과 가성비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아슬아슬 1리터 타기

이런 궁금증과 경제성을 제대로 확인하기 위한 방법은 연비 테스트이며, 누구나 가장 쉽게 접할수 있는 이동수단인 스쿠터로 실시했다. 실측 연비 테스트에 참가한 기종은 혼다의 벤리110(이하, 벤리)이다. 벤리는 저배기량(108cc)에 우수한 기동성, 비즈니스와 출퇴근은 물론 다목적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한 구성을 갖췄다. 여기에 뛰어난 연비(공인연비 53km/L, 60km/h 정속 주행 시)까지, 흔히 말하는 이상적인 저배기량 스쿠터의 조건에 딱 들어맞는다.

이제 필요한 것은 실측 연비 테스트다. 정확히 1리터의 휘발유로 벤리는 몇 km를 주행할 수 있을까. 물론 공인연비와 실제 연비는 다를 수 밖에 없다. 교통상황은 매번 바뀌며, 라이더의 조작습관에 따라서도 차이가 생기기 마련이다. 따라서 53km/L의 공식적인 수치보다는 하향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리는 연비가 좋기로 소문난 기종이기에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확히 1리터만 주유하기 위해, 벤리의 연료탱크에 담겨있는 휘발유를 모두 소진해야 한다. 연료가 가득 담겨있던 터라 기름통에 휘발유를 옮겨 담아야 한다. 호스펌프로 빨아들일 수 있는 데까지 펌프질을 하는 것으로는 모자라다. 시동이 저절로 꺼지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연료탱크를 완전히 비운 것이 되고, 그 후에 1리터의 휘발유를 넣어야 정확한 연비를 측정할 수 있다.

호스펌프를 활용해 최대한 옮겨 담은 후 나머지는 실제 주행으로 연료를 소비했다. 동네 골목을 꽤나 순회하며 연료를 태웠으며, 급작스럽게 시동이 꺼질 것을 염려해 주차장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약 2분간의 공회전 상태, 푸드득거리는 헛기침 소리와 함께 크랭크 축의 회전이 멈췄다. 이후 시동은 다시 켜지지 않았다. 휘발유 제로의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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