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R1250GS ADV,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의 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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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모토라드의 GS 시리즈는 40년 이상의 역사와 함께 해오면서, 어드벤처 장르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시리즈의 플래그십 모델인 R1250GS 어드벤처는 우주 명차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어드벤처 기종으로 자리잡았다. 현재의 상황에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는 우주 명차의 진가가 다시 한 번 궁금해졌다. 유수의 경쟁 기종들을 제치고 BMW R1250GS 어드벤처가 정상의 자리를 견고하게 지킬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그래서 이번 시승기는 그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우주명차라 불릴 자격
1980년부터 시작된 GS 시리즈는 시리즈명 자체가 오프로드를 뜻하는 Gelande와 온로드를 의미하는 Strasse의 첫 글자를 딴 합성어인 만큼, 노면을 가리지 않는 주행 성능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장거리 주행에 적합한 사양을 갖춘 것도 장점이다. 이를 기반으로 GS 시리즈는 세대를 거듭할수록 어드벤처 장르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BMW 2008년부터 2년마다 GS 라이더들의 올림픽 격인 ‘GS 트로피를 개최해 GS 시리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며, 팬층을 두텁게 만들어 나가고 있다.

GS 시리즈가 지향하는 바는 명확하다. 긴 트래블을 확보한 서스펜션, 오프로드 주파성이 우수한 대구경 프론트 휠, 원활한 차체 컨트롤, 스탠딩 주행을 고려한 라이딩 포지션, 주행을 보조하는 각종 첨단 전자 장비 등을 갖춰 어떠한 모험도 완벽하게 수행하는 모터사이클이 바로 GS 시리즈인 것이다. 특히 시리즈의 플래그십 모델인 R1250GS 어드벤처는 장거리 라이딩에 보다 특화됐다. 연료탱크의 용량은 30리터를 확보했으며, 튜브 리스 타이어를 장착할 수 있는 크로스 스포크 휠을 채용했다. 또한 전도 시 차체 손상을 최소화하는 각종 알루미늄 가드류와 케이스를 장착할 수 있는 브래킷도 기본 탑재했다.

이번에 시승한 기종은 21년형 R1250GS 어드벤처, 그중에서도 40주년 기념 에디션이다. R1250GS 어드벤처는 당당하고 다부진 풍채가 특징이다. 특히 실린더를 좌우 수평으로 배치한 레이아웃으로 연료탱크까지 이어지는 볼륨감은, 보는 이로 하여금 위압감마저 들게 한다. 리미티드 에디션 모델답게 옵션 719’ 파츠를 장착해 차별화했고, R100GS의 시그니처 컬러인 옐로 & 블랙의 조합으로 영광의 시대를 재현했다. 핸드 가드, 실린더 헤드 커버, 전용 랠리 시트 등은 옐로 컬러를 적용해 포인트를 부여했고 핸들바, 스포크 휠 림은 골드 컬러로 마무리해 특별함을 더했다.

R1250GS 어드벤처는 각 파츠의 소재와 질감이 고급스럽다. 2021년형 R1250GS 어드벤처는 LED DRL(주간 주행등)의 형상이 변경됐고, 새로운 LED 방향 지시등을 적용했다. R1250GS 어드벤처 40주년 에디션은 기존의 분리형 시트와 달리, 옐로 컬러의 일체형 랠리 시트를 장착했다. 우수한 방풍 성능의 윈드 스크린은 수동으로 높이 조절이 가능하다.


부드러움과 강력함이 공존하는 엔진
R1250 시리즈는 BMW가 자랑하는 수평 대향 2기통, 일명 박서 엔진을 탑재한다. 1,254cc 배기량의 공유랭식 박서 엔진은 최고 출력 136마력(@7,750rpm), 최대 토크 14.6kg.m(@6,25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6단 변속기를 매칭했고 샤프트 드라이브 방식으로 구동한다. 2021년형 R1250 시리즈(GS, R, RS, RT)는 이전과 동일한 수준의 엔진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유로5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시켰다.

시동을 걸면, 좌우로 가볍게 들썩이는 진동과 함께 부르르 텁텁거리는 박서 엔진 특유의 걸걸한 엔진음이 울려 퍼진다. 아이들링 상태에서도 좌우 비대칭으로 배치된 엔진 피스톤이 서로 투닥거림을 느낄 수 있다. 1단 기어를 체결하고 출발하면, 박서 엔진 특유의 호쾌한 배기음과 함께 풍부한 토크가 쏟아진다. 일단 주행을 시작하면 268kg 이상의 묵직한 차체가 깃털처럼 가볍게 느껴진다. 이는 BMW 시프트 캠(Shift Cam)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형상이 다른 두 개의 캠 샤프트를 통해 밸브의 타이밍과 리프트 양을 조절하는 기술이다. 이로 인해 R1250GS 어드벤처는 엔진의 전 회전 영역에서 고른 출력 특성을 발휘할 수 있다.

시프트 캠 작동에 따른 이질감은 없다. 기어가 체결되는 감각이 부드럽고 정확하며, 양방향 퀵 시프트의 작동감도 매끄럽다. 아우 격 기종인 F850GS 어드벤처와 비교하면 한층 고급스럽고 명확한 직결감이다. 136마력의 최고 출력은 그 한계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모든 속도 영역에서 매 순간 강력한 가속 성능을 발휘하며, 지친 내색 또한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냉간 시 5,000rpm 부근에서 시작되는 회전 한계수를, 엔진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점차 높아지도록 설정한 부분이다.


온로드, 품격을 지닌 스포츠 라이딩
R1250GS 어드벤처는 편안한 장거리 라이딩에 최적화돼 있다. 상체가 자연스럽게 펴지는 라이딩 포지션과 안락한 서스펜션의 조합이 장거리 주행의 피로감을 현저히 줄여준다. 방풍 성능을 극대화한 페어링과 윈드 스크린도 쾌적한 라이딩을 뒷받침한다. 또한 R1250GS 어드벤처는 30리터 용량의 넉넉한 연료탱크를 갖췄고 좌우 패니어 케이스와 탑 케이스를 손쉽게 장착할 수 있는 기본 구성 덕분에 오랜 시간, 먼 거리를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다.

온로드 라이딩에서 주로 사용하는 로드’, ‘다이내믹’, ‘레인의 라이딩 모드는 주행 특성에서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스로틀의 응답성, 엔진 출력 및 엔진 브레이크의 강도, 서스펜션의 댐핑 등의 설정이 각 모드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이다. 레인 모드는 각종 전자 장비가 가장 활발하게 개입하도록 설정해 빗길 주행의 안정성을 높였다. 로드 모드는 리니어한 출력 특성을 기반으로 일상적인 주행에 부족함 없는 성능을 발휘한다. 다이내믹(다이내믹 프로) 모드는 엔진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해 보다 스포티한 주행 특성을 보인다.

R1250GS 어드벤처는 정차 시 그 무게가 확실하게 느껴지지만, 출발한 뒤부터는 무게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다루기 편하다. 저속부터 고속 영역까지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차체 거동과 우수한 제동력을 선보이며, 고속 안정성도 뛰어나다. 19인치 프론트 휠을 장착해 거동이 둔하지 않고, 코너에서는 뉴트럴한 선회 특성을 보인다. 고속 영역의 핸들링도 불안감 없이 안정적이다. 초반부터 강한 응답력을 보이는 브레이크 시스템은 원하는 시점에 의도한 대로 멈춰 서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