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하 티맥스DX, 스포츠와 투어의 둔갑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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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하의 티맥스는 매우 스포티하다. 맥시스쿠터 장르 내에서 스포츠라는 타이틀을 걸고 전세계 시장을 평정했다. 아직까지는 그 어떤 맥시스쿠터도 티맥스만큼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했다. 스즈키의 버그만650은 안락함을 내세웠지만 티맥스를 위협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장 대응이 한 발 늦었던 BMW C시리즈(현행 기종은 모두 C650)를 두 가지 버전으로 나눴으나, 이미 입지를 굳힌 티맥스를 꺾기에는 모자랐다. 여타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티맥스는 성장했다. 지금의 티맥스DX는 티맥스이기에 기대하는 것 반, 그리고 나머지 반은 이제는 티맥스 이상의 무언가를 기대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만 남았다.


스포츠, 맥스시리즈의 본성

티맥스의 성공의 근간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결국 스포티함이다. 맥시스쿠터, 그것도 미들급 맥시스쿠터의 성능은 도심에서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차고 넘친다. 시티 커뮤터의 개념으로 스쿠터를 바라본다면, 125cc급의 저배기량이 알맞고, 조금 더 욕심을 내면 쿼터급(300cc)이 이상적이다. 작은 크기를 내세워 개미지옥 같은 정체구간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쿼터급만 되도 성능의 모자람은 없다.
 
반대로 미들급인 티맥스와 같은 녀석들은 그 이상의 역할을 수행한다. 스쿠터는 기본적으로 모터사이클보다 편안한 설정을 갖고 있다. 여기에 배기량과 차체가 커지면 자연스레 편안함과 넉넉함은 배가 된다. , 기본적으로 맥시스쿠터는 안락함을 내포한 투어러의 성격을 갖고 있다. 따라서 여기에 무언가 차별화를 하기에 적합한 것은, 편함의 반대성향이라 할 수 있는 스포티함이다. 그것이 바로 티맥스가 추구한 맥시스쿠터의 캐릭터다. 그리고 2001년에 등장한 후 줄곧 스포츠 콘셉트로 뚝심 있게 피력한 티맥스는 결국 시장에 뚝심을 박았다.

신형 티맥스도 뿌리는 같다. 하지만 스포츠 감각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진정한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거듭나기 위해 각종 장비를 풍성하게 추가했다. 또한 달라진 점 중 하나는 기본형 티맥스와 티맥스SX, 티맥스DX로 시리즈를 구분한 것이다. 국내에 판매하는 기종은 티맥스DX. ‘DX’는 티맥스 시리즈 중 가장 많은 옵션을 갖춘 등급이다. 살펴보면, 크루즈 컨트롤, 열선시트 및 열선그립, 전동식 윈드쉴드, D모드 등으로 장거리 투어에도 적합한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장비를 적용한 것이다.


전자장비로 완성한 스포츠 투어러

볼륨을 키우고 날을 세운 디자인은 신형에 걸맞다. 오뚝해진 콧날과 눈매는 여전히 공격적이며, 시트, 사이드 카울, 머플러 등 모든 부분에서 세세하게 완성도를 높였다. 라이트는 LED로 휘감았다. 탑승했을 때 눈에 보이는 부분들도 깔끔하게 정리했다.

530cc 병렬 2기통 엔진은 6,750rpm에서 45마력의 최고출력과 5,250rpm에서 5.3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기존대비 배기량을 키우거나 퍼포먼스를 크게 향상시키지 않았지만, 스포츠 주행부터 고속 크루징까지 모두 만족할만한 성능을 이끌어내며, 유로4 기준을 만족한다. 반면 YCC-T(Yamaha Chip Controlled Throttle) D모드를 탑재해 엔진의 활용방법을 높였다. 전자식 스로틀 개폐시스템으로 D모드를 통해 주행 모드를 두 가지로 변경할 수 있는데, 각각 T모드와 S모드다.

유순한 T모드는 도심주행의 피곤함을 한결 덜어준다. 스로틀 반응성에 조금 여유를 둬 가감속의 과정이 보다 부드럽다. 교통이 복잡한 상황에서는 예리한 스로틀 반응이 필요이상으로 예민할 수 있기 때문에, 흐름을 졸졸 쫓기에는 약간의 무딘 감각이 수월하다. 그럼에도 미들급 배기량의 맥시스쿠터답게 치고 나가는 힘만큼은 부족함이 없어 선두를 놓칠 일은 없다. 한가로이 느긋한 주행을 하기에도 여지없이 효율적이다. 결코 답답하거나 절대속도가 느린 것이 아니기에 나만의 페이스로 투어링을 조절하기에 적합하다.
 
여기에 크루즈 컨트롤과 전동식 윈드쉴드를 조합하면 투어링의 성격은 극대화된다. 또한 열선그립과 열선시트는 추운 날씨에 더욱 기특하다. 크루즈 컨트롤은 한적한 국도에서 보다 편안한 주행을 제공하며, 버튼으로 쉽게 조작 가능한 전동식 윈드쉴드는 주행풍을 효과적으로 걸러내 주행질감을 향상시킨다. 전자장비의 추가로 얻은 티맥스의 혜택은 바로 투어링 성능의 강화다. 때문에 라이더가 원할 때면 언제든지 투어러의 안락함만 남기고 스포츠 성향을 걷어낼 수 있다.

반면 S모드로 전환하면 기존의 티맥스다운 성격이 드러난다. 주행모드 전환과 동시에 엔진은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며, 즉각적인 피드백을 전달한다. 스로틀 개도와 구동력 사이의 빈틈이 줄어들어 실제 가속의 차이가 크다기 보다는 주행 모드에 따른 가속과정과 감각에 차이를 뒀다. 때문에 번잡한 도심 한복판보다는 교외로 나가 와인딩 로드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게다가 경량의 알루미늄 프레임과 더욱 길어진(40mm) 스윙암을 비롯해 섀시의 무게를 9kg 감량하고 질량을 더욱 집중시켰다. 차체중량이 전작과 비교해 변동사항이 없더라도 운동성능에 기인하는 섀시의 경량화와 질량집중은 분명한 이점이다.

ABS를 기본으로 탑재한 전/후륜 브레이크는 제동력도 우수하다. 또한 TCS(Traction Control System)도 기본으로 탑재해 다양한 노면 상황에서 보다 안정적인 자세제어가 가능하다.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마감으로 완성한 시트는 승차감도 우수하다. 볼록한 패턴도 눈에 띄지만, 적당한 쿠션과 요추받침대가 안락함을 제공한다. 또한 프레임을 새롭게 디자인한 덕에 시트 밑의 공간활용성은 더욱 높아졌다.

직선구간은 물론이거니와 고갯길에서도 안정적이고 깔끔한 선회를 보인다. 서스펜션은 프론트에 도립식 포크와 리어는 링크 타입이며, 벨트 드라이브는 기존과 달리 카본소재를 적용하고 폭을 줄였다. 이와 함께 휠과 타이어도 무게를 경감해 스프링 아래 중량을 줄여 스포츠 주행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스마트하게 높인 상품가치

주행성능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스포츠 주행에 특화된 면모를 갖췄기에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투어링의 요소를 티맥스는 원래 스포티한 것으로 이해해주던 것이, 이제는 전자장비를 대거 탑재함으로써 스포츠와 투어를 모두 손에 넣었다. 게다가 버튼 몇 번의 간단한 조작으로 이 둘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기에 기존의 성향을 희석시키지 않았다. 또한 스마트키를 추가함으로써 편의성도 높였다. 시트와 주유구 개폐는 물론 시동과 잠금 장치 등 스마트키를 소지한 상태에서 오로지 버튼조작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

티맥스DX의 상품가치는 높다. 사람들의 기대치도 크다. 기존의 티맥스가 쌓아왔던 명성과 입지가 맥시스쿠터의 기준을 세우고 트렌드를 선도했다. 경쟁사가 내놓는 맥시스쿠터의 성향과 스타일만 보더라도 타도 티맥스를 숨길 수 없는 이유다. 그리고 티맥스 역시 올바르게 발전했다.
 
티맥스DX의 세련된 디자인과 출중한 주행품질은 티맥스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기대감을 만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다양한 전자장비로 편의성과 투어링 성능을 극대화한 변화는 기존의 티맥스에서 무언가를 더 원했던 물음에 올바른 해답을 준다. 스포츠 스쿠터로서 각인시킨 후 보란듯이 스쿠터 본연의 편안함과 안락함을 극대화해 스포츠와 투어를 양립하는 둔갑술사로 거듭났다. 경쟁자들에게 던진 스마트한 한 수다.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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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