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CB300R, 쿼터급에 내린 단비 같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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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터급 모터사이클의 장점 중 하나는 시장으로의 유입 확충이다. 쿼터급보다 낮은 저배기량의 모터사이클이 보다 저렴하고 접근성이 높아 대중적이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의 성능도 뒷받침된 상태에서 라이딩에 재미를 붙이며 만족하기에는 쿼터급이 유리하다. 게다가 취미도구로써 인정하고 값어치를 지불하려는 사람에게는 터무니없는 가격대도 아니기에 충분히 손에 넣을 수 있다.
 
때문에 쿼터급에는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기종이 존재한다. 게다가 치열해진 경쟁 덕에 각 브랜드는 상품성을 더욱 강화한 기종을 선보이고 있다. 디자인을 세련되게 다듬기도 하고, 판매가격으로 승부를 보기도 하며, 독특한 콘셉트로 시선을 사로잡기도 한다. 이런 와중에 올해 주목할만한 쿼터급 네이키드가 출시되었다. 바로 혼다의 CB300R이다.


새로운 콘셉트, 새로운 시작

불과 몇 년 전, 국내시장에서 야마하의 MT-03YZF-R3가 큰 인기를 누렸다. 적절한 판매가격과 더불어 초보자도 쉽게 다룰 수 있는 설정 및 필요충분한 성능, 스포티한 디자인 등 해당 금액에 준하는 만족도를 선사했기에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해외시장보다 규모가 크지 않아 출시 및 구입할 수 있는 기종과 브랜드에 한계가 있어 한쪽으로 더욱 치중된 경향도 있다. 하지만 쿼터급의 인기는 국내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BMWG310시리즈를 출시해 쿼터급에 진출했고, KTM도 듀크390 RC390 등으로 쿼터급에서 선전하고 있다. 반면 혼다의 쿼터급은 조금 취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CB’라는 명성은 알고 있을지언정, 타 브랜드가 공격적으로 터전을 넓혀가는 와중에 ‘CB’만의 신선함을 안겨주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 ‘네오 스포츠 카페콘셉트로 재탄생한 CB시리즈는 많은 라이더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리터급에 CB1000R, 쿼터급에 CB300R, 엔트리급에 CB125R로 구성한 CB시리즈는 새로움은 물론 스타일과 고급화를 필두로 스포츠 네이키드의 재정립에 나섰다.


최신기술로 스포츠와 맞서다

네오 스포츠 카페 콘셉트의 방향성은 이렇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새로운, 즉 미래형을 암시하지만, 동떨어진 감각이 아닌 과거의 클래식 스타일이 추구했던 심플함을 기반으로 이질감 없이 익숙한 형태를 완성했다. CB300RCB125R보다는 상급이지만 부담 없는 크기와 균형 잡힌 몸매를 이뤘다. 머플러는 CB125R과 달리 우측으로 커다랗게 뽑아냈다. LCD 계기반은 일목요연하게 다양한 정보를 담아냈다.

모든 전구류는 LED를 채용했고, 세 기종에 공통적으로 적용한 원형의 헤드라이트는 상향등과 하향등을 나눠 디테일을 높였다. 또한 최소한의 것만 남기고 덜어내는 경량화에 초점을 맞춰 143kg의 가벼운 무게를 확보했다. 이렇듯 CB시리즈는 스포츠 주행에 가장 중요한 무게절감과 콤팩트함을 최우선으로 추구했다.

엔진은 286cc 수랭식 단기통으로 31마력(8,500rpm)의 최고출력과 2.8kg*m(7,5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143kg의 차체중량과 콤팩트한 차체 덕분에 286cc의 단기통 엔진의 성능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쿼터급의 장점은 경량급의 가벼운 무게와 더불어 도심과 근교 등 어느 곳에서도 필요충분한 기량을 펼칠 수 있기에 대다수의 라이더들에게 만족감을 준다. 게다가 CB시리즈의 콘셉트를 스포츠 네이키드로 맞춰, 주행성능만큼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다.

또한 프론트 서스펜션은 41mm의 도립식 포크를 채용해 우수한 핸들링과 노면 추종성을 확보했다. 브레이크 세팅도 296mm 디스크에 래디얼 마운트 캘리퍼를 장착하는 등 섀시도 야무지게 설계했다. 기본으로 장착한 2채널의 ABS는 관성측정장치(IMU)를 통해 보다 세밀하게 작동한다. 이번 CB시리즈는 저배기량부터 리터급까지 모두 IMU를 탑재했다. 그만큼 시대가 필요로 하는 최신기술을 모두가 경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콘셉트가 지향하는 스포츠 라이딩의 본질을 추구했다.

쿼터급은 저배기량보다 높은 수준의 퍼포먼스를 발휘해 대부분의 환경에서 충분한 주행성능을 자랑하면서도, 연비 등과 같은 유지비용은 저배기량만큼 적게 들어간다. 때문에 입문자부터 숙련된 라이더까지 다양하게 손을 뻗는 카테고리다. 국내의 경우 아직까지는 해당 영역에서 야마하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금의 CB시리즈는 고품질과 최신기술의 조화로 125, 300, 1000의 각 영역에서 최고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그 중 CB300R은 누구나 부담 없이 탈 수 있는 접근성의 범주 안에서 지금의 카페레이서가 갖춰야 할 자격을 모두 갖춘 스포츠 네이키드다.



김영진 기자 happyvalue@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