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엔필드 푸켓 현지 시승, 컨티넨탈GT & 인터셉터

0
60

로얄엔필드가 50여년만에 트윈 엔진을 부활시켰다. 새로운 650트윈 엔진은 신형 컨티넨탈GT와 인터셉터에 얹었고, 모든 부분에서 가장 현대화된 로얄엔필드로 거듭났다. 또한 로얄엔필드 코리아는 전세계에서 인도를 제외하고 두 번째로 판매금액을 낮게 책정했기에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 출시를 앞둔 650 트윈 시리즈를 푸켓 현지에서 만났다.

로얄엔필드는 현재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1901년에 영국에서 탄생해 지금은 온전히 인도 브랜드로 자리잡은 로얄엔필드는 합리적인 가격과 오리지널 빈티지 감성을 간직한 몇 없는 정통 클래식 모터사이클 브랜드다. 물론 브랜드 역사가 순탄치만은 않았던 것이 사실이나, 중요한 것은 현재다. 살아남느냐 살아남지 못하느냐는 결국 시장의 트렌드를 얼마나 영민하게 반영하면서 브랜드 정체성을 이끄는지에 달렸다.

로얄엔필드의 근 10년간의 성과를 간략히 언급하면, 지난 2010년에는 5만 여대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불과 7년 뒤인 2017년에는 무려 82만대를 넘게 생산했다. 이례적인 성장속도다. 기존의 뷸렛과 클래식 라인업을 주축으로, 2013년에는 컨티넨탈GT(단기통)를 선보였고, 2015년에는 미국의 밀워키에 자회사를 설립했다. 2016년에는 로얄엔필드 최초의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인 히말라얀이 등장했고, 2017년에는 영국에 기술센터를 설립했다. 그리고 지난 2018년에 650 트윈 시리즈가 모습을 드러냈다. 모터사이클의 클래식한 감성과 반대로 브랜드의 전략은 치밀하고 트렌디했다.

650 트윈 시리즈는 바로 이러한 성장가도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략 기종으로 로얄엔필드의 다음 세대를 책임질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고유의 감성을 내려놓지 않고 퍼포먼스까지 뒷받침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모두가 클래식 네이키드를 손에 쥘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글로벌 마켓으로의 확장을 위해 병렬 트윈 엔진의 부활은 물론 역사적인 모델명까지 재탄생했다. 과연 컨티넨탈GT와 인터셉터는 로얄엔필드의 새로운 클래식이 될 수 있을까.


컨티넨탈GT, 21세기를 위한 오리지널 카페레이서

1950~1960년대에 영국에서 주를 이뤘던 카페레이서는 지금의 모터사이클 시장에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스타일로 자리잡았다. 1965년에 처음 등장했던 컨티넨탈GT 250 역시 당시의 카페레이서 흐름을 따랐던 모델로, 지난 2013년에 단기통 엔진을 탑재하고 재기, 그리고 이제 650 트윈 시리즈로 한번 더 컨티넨탈GT의 정신을 계승했다.
 
그러나 굳이 카페레이서 헤리티지를 들먹이지 않아도 좋다. 이미 초창기 모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라인을 지금까지 이어온 것이고, 이를 모른다 하더라도 컨티넨탈GT의 심플하고 직관적인 디자인이 클래식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양쪽으로 길게 그러면서도 위쪽으로 각을 추킨 듀얼 머플러가 병렬 트윈 엔진임을 표현했다. 단정한 스티치로 마무리한 시트는 리어라인을 캐노피로 깔끔하게 마무리하면서 머플러와 함께 당당하고 스포티한 뒤태를 완성했다.

시트에 앉아 자연스레 포지션을 취해본다. 계기반과 연료탱크, 핸들바 뭉치와 클러치/브레이크 레버 등 시야에 들어오는 각 파츠들이 모나지 않다. 레트로 감성에 어긋나는 부분도 그렇다고 눈살을 찌푸리는 허술한 마감도 없다. 시트높이는 793mm지만 폭이 넓지 않아 발착지성이 불리하지 않고 가랑이도 불편하지 않다. 엉덩이를 좌우로 슬쩍 옮기기에도 무리 없다. 냉각핀이 촘촘하게 박힌 실린더, 두 가닥으로 뻗어 나온 배기 파이프, 커다랗고 둥근 알루미늄 엔진 케이스에 적힌 로얄엔필드, ‘ON’을 부른다.
 
엔진을 깨워 아이들링 상태의 고동을 잠시 감상, 이후 스로틀 그립을 조금씩 비틀자 두툼하고 박력 있는 사운드가 심장과 귓가를 울린다. 묵직한 배기음 속에서 들리는 두둥거리는 박자, 트윈 엔진의 신호다.
 
부드럽게 출발 후 단계별로 서서히 기어단수를 올리며 속도를 높인다. 적응이라고 해봐야 출발 전 라이딩 포지션을 취해본 10여분의 시간이 전부. 컨티넨탈GT는 안정적이고 편하다. 속도에 따른 차체의 움직임, 라이딩 포지션, 엔진의 회전질감, 좌우로 기우는 동작 등 라이더와 모터사이클 사이에서 주고받는 신호가 이해하기 쉽다.

650 트윈 엔진은 훌륭하다. 모터사이클과의 적응시간을 줄이고 장시간 그리고 고속 주행 및 시가지 주행 등의 모든 상황에서 스트레스 없이 달릴 수 있었던 주된 이유가 바로 엔진이다. 648cc /유랭식 병렬 2기통 엔진에서 발휘하는 최대토크는 5.4kg*m.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바로 토크특성이다. 중저속 영역부터 부드럽게 상승하며, 2,500rpm 부근부터 최대토크의 80퍼센트가 나오기에 컨트롤이 수월하다. 충분한 토크가 저회전부터 두툼하고 부드럽게 상승하니 차체 반응이 굼뜨지 않다. 기어단수를 높이고 회전수를 떨어트려 느긋하게 크루징을 즐겨도 차체의 울컥거림은 없고 2기통의 리듬만 남아있다.

그렇다면 한계는 어떨까. 쭉 뻗은 도로 위에서 오른 손목을 있는 힘껏 비튼다. 니그립이 용이한 움푹 패인 연료탱크에 하체를 밀착하고 상체는 더욱 숙였다. 계기반의 바늘을 한계 회전수까지 밀어 넣으며 기어를 변속했다. 급진적으로 튀어나가지는 않으나 150km/h 이상까지도 활기차게 가속한다. 차체의 불안함과 허덕이는 엔진의 모습 따위는 없다. 47마력이라는 최고출력 수치는 잊은 지 오래다. 동급배기량의 수랭식 고성능 엔진과의 비교는 무의미하며, 로얄엔필드의 650 트윈 엔진은 감성적으로나 성능적으로나 나무랄 데 없다.
 
동시에 고속/장거리 주행에서 라이더의 피로도도 적다. 카페레이서는 본격적으로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게 되는데, 컨티넨탈GT는 편안함과 스포티함을 알맞게 세팅했다. 세퍼레이트 핸들은 너무 낮지 않고 스텝은 과도하게 뒤로 혹은 높게 배치하지 않았다. 스포티한 주행을 시도하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으며, 투어도 무리하지 않고 즐길 수 있다. 결국 월드와이드 모델로써 입문자를 포함한 젊은 라이더들에게 어필해야 하기에 적정선을 맞춰야 한다.

섭씨 35도의 기온은 라이더와 아스팔트 그리고 타이어를 모두 달궜다. 열이 오를 대로 오른 타이어와 노면 그리고 패드의 마찰. 보다 적극적으로 와인딩 로드를 파고들었다. 우수한 브레이크 성능과 가벼운 선회력 및 부드러운 핸들링, 우수한 스로틀 응답성 등이 카페레이서의 경쾌한 움직임을 만들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이 일련의 과정을 더욱 빠르고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로얄엔필드가 엔진과 함께 강조한 부분 중 하나도 바로 섀시다. 이번 650 트윈 시리즈는 품질은 물론 기계적인 완성도 부분에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프론트 브레이크는 답력이 크지는 않으나 제동력이 충분했다. 반면 리어 브레이크는 ABS의 개입이 조금 일렀다. 서스펜션은 프론트에 41mm포크와 110mm의 트레블을, 리어에 프리로드(5단계) 조정이 가능한 더블 쇽업소버와 88mm의 트레블을 갖췄다. 섀시의 한계점이 높지는 않으나, 한계 내에서는 프레임과 서스펜션 등의 조화로 거동의 흐트러짐이 적다.

또한 버겁지 않은 라이딩 포지션으로 카페레이서의 스타일과 주행감각을 쉽게 경험할 수 있고, 라이더가 원하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 조금 더 스포티한 라이딩도 무리 없이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감각이다. 지금의 컨티넨탈GT1960년대의 카페레이서들처럼 주크박스에 노래를 틀어놓고 도심에서 속도경쟁을 하기 위함이 아니다. 복고로써 그들의 스타일과 문화가 반영된 모터사이클을 접하며 클래식의 감성을 만끽하기 위함이다. 로얄엔필드의 헤리티지 위에 접근이 용이한 미들급의 이점을 살려 많은 대중들에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구성한 것이 컨티넨탈GT가 해석한 카페레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