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들리125S & 비버리350ST, 퍼스널 모빌리티의 새로운 대안

0
73

편리한 이동에 대한 갈망은 끝이 없다. 특히 등하교 및 출퇴근은 생활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 그 수단이 다양해지고 있다. 대중교통의 문전 연결성을 보완해서 단시간에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는 ‘퍼스널 모빌리티’는 그렇게 일상 속에 자리 잡았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통상 전기를 동력으로 삼는 이동 수단을 지칭하지만 퍼스널(Personal)이라는 단어를 직역해서 ‘개인’이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개인 이동 수단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그리고 확장된 퍼스널 모빌리티의 정점에는 바로 전통적인 이동 수단인 스쿠터가 존재한다.

퍼스널 모빌리티의 시대 그리고 스쿠터
대중 교통+퍼스널 모빌리티는 어느덧 친숙한 조합이다. 지하철역 출구마다 전동 킥보드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많은 이들이 역에서 내린 뒤 사무실 혹은 목적지까지 전동 킥보드를 타고 이동한다. 다수의 민간 업체뿐만 아니라 각 지자체도 공유 자전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바야흐로 퍼스널 모빌리티의 시대인 것이다.
 
그렇게 대중교통과 퍼스널 모빌리티는 각각의 장점을 활용해 서로의 부족한 점을 메워주는 시너지 효과를 낳는다. 그렇다 해도 불편한 점이 없지는 않다. 어디까지나 공유모빌리티이기 때문에 제약이 따른다. 대중교통은 운행 시간과 장소에 맞춰야 하고 대기 시간이 존재한다. 또한 전동 킥보드 등의 공유 모빌리티는 장거리 이동이 힘들고 이용 접근성에 따른 문제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스쿠터는 가장 효율적인 퍼스널 모빌리티라고 볼 수 있다. 집 앞에서 목적지까지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고 혼잡한 도로에서도 민첩한 몸놀림으로 정체를 탈출할 수 있다. 이동에 소요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니 일상에 여유가 생긴다. 합리적인 가격대를 형성해 진입 장벽도 낮다. 또한 무단 자동 변속기를 적용해 조작에 대한 부담이 덜하고, 콤팩트한 차체로 주차가 용이하다. 수납 공간도 충분해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장점도 있다.


출퇴근 익스프레스, 피아지오의 스쿠터 형제
그렇다면 출퇴근용 스쿠터가 갖춰야 할 자질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복잡한 도심에서 날렵한 움직임이 가능해야 하며, 교통의 흐름보다 한발 앞서나갈 수 있는 가속 성능이 중요하다. 수납성, 연비 등도 따져봐야 한다. 주로 다니는 코스에 오르막길이 있다면 일정 수준 이상의 등판력도 갖춰야 하며, 안정적인 사이즈의 휠을 장착해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면 금상첨화다. 지금까지 나열한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스쿠터는 의외로 찾기 힘들지만 전무한 것은 아니다. 피아지오의 메들리 125S와 비버리 350ST가 바로 그런 스쿠터다.
 
메들리 125S와 비버리 350ST는 각각 엔트리급과 쿼터급 스쿠터 포지션을 맡고 있다. 확인하고 싶었다. 스쿠터 치고는 큰 휠 사이즈인 16인치의 휠이 어느 정도의 안정감을 주는지, 슬림한 차체가 번잡한 도심 교통 상황에서 어떤 장점을 발휘하는지, 수랭식 125cc 아이젯(i-get) 엔진은 공랭 아이젯 엔진과 성능 차이를 체감할 수 있는지 등, 의문 부호만 가득한 채 시트에 올랐다. 시승을 하기 전까지 체감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예단은 삼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들은 위에 열거한 커뮤팅 스쿠터의 모든 조건을 만족시켰다.


메들리 125S, 도심에서는 내가 KTX
메들리 125S의 전폭은 705mm. 혼다 PCX보다 40mm만큼, 야마하의 엔맥스 보다는 35mm만큼 날렵하다. 편안함을 중시하는 두 스쿠터와의 비교가 다소 무리일 수 있지만, 메들리S125가 정체 구간에서 이들보다 기민하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실제로 메들리125S를 도심 정체 구간에서 운행해보니 이 같은 장점이 확연히 느껴진다. 핸들링이 가벼운 것은 물론이며 프론트 카울이 필요 이상으로 크지 않아 시야가 탁 트여 있다. 신호 대기선 가장 앞으로 향하는 것에 막힘이 없다.

정차 시에는 스탑 & 스타트 기능을 사용했다. 스톱 & 스타트 기능은 정차 시 아이들링 상태에서 엔진을 일시 정지하는 시스템이다. 차체가 완전히 멈춰선 이후 약 3.5초 후에 엔진이 활동을 멈춘다. 진동이 적은 스쿠터지만 아이들링 상태보다는 시동이 꺼진 상태가 보다 쾌적하다. 출발할 때는 스로틀 그립을 살짝 움켜쥐면 바로 시동이 걸린다. 처음에는 찰나의 인터벌이 부자연스러웠지만 금세 익숙해져 시승 기간 동안 항상 스톱 & 스타트 버튼을 활성화했다.

여유 있게 신호 대기선의 선두에 섰으면 이번에는 교통의 흐름을 리드할 수 있는지 가속 성능을 테스트해 볼 차례. 과감하게 스로틀 그립을 감는다. 124cc 배기량의 수랭식 아이젯 엔진은 12.2마력의 최고출력과 1.2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힘겨움 없이 부드럽게 80km/h까지 출력을 뽑아내며 해당 구간에서 굼뜸도 답답함도 느낄 수 없다. 적어도 도심에서는 그 어떤 모터사이클도 부럽지 않다. 

메들리 125S의 또 다른 장점은 큼지막한 휠 사이즈다. 16인치의 프론트 휠은 주행에 안정감을 부여한다. 엔트리 스쿠터가 16인치 휠을 장착하는 일은 드물다. 125cc급 스쿠터는 13~14인치 휠을 채용하는 것이 보통이며, 미들급 스쿠터에 이르러서야 17인치 휠이 등장한다. 메들리 125S는 프론트 16인치 리어 14인치 휠을 장착했다. 이는 과속 방지턱과 크고 작은 요철이 많은 도심에서 빛을 발한다. 이 밖에도 2채널 ABS를 장착했고 시트 밑 수납공간의 크기는 32리터로 풀페이스 헬멧 하나와 하프 페이스 헬멧 하나를 같이 넣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 2021년형부터는 시인성이 우수한 디지털 계기반을 적용했다. 가격은 399만원이다.


비버리 350ST, 전천후 스쿠터로의 가능성
메들리 125S와 비버리 350ST(sport Touring)는 디자인큐가 동일한 형제 기종이지만 성향은 조금 다르다. 도심에서의 민첩함은 메들리 125S가 더 우수하지만 넉넉한 출력과 편안한 승차감은 비버리 350ST가 한 수 위다. 비버리 350ST 330cc 배기량의 수랭식 단기통 쿼사(quasar) 엔진을 장착했다. 메들리 125S의 아이젯 엔진이 정숙한 엔진 필링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330cc 쿼사 엔진은 다소 진동이 있다. 최고 출력은 31마력으로 동급 경쟁 기종 대비 높은 편이다.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차이는 착좌감이다. 메들리 125S에 비해 푹신한 것은 물론이고 타 브랜드 스쿠터와 비교해도 우위에 설 법하다. 또한 층 구조로 설계돼 안정적으로 엉덩이를 받쳐주는 느낌이다. 시동을 건다. 키 박스의 위치가 다소 하단에 위치해 키를 꼽는 것에 약간의 불편함이 따랐다. 330cc 배기량의 단기통 엔진인 만큼 정차 시에 진동이 제법 올라오지만 주행 중에는 큰 불편함이 없었다.

메들리 125S가 스프린트 스쿠터의 성향을 띠는 것에 비해 비버리 350ST는 도심 주행부터 근거리 투어까지 소화가 가능한 전천후 스쿠터다. 시승은 복잡한 서울 도심과 비교적 한산한 신도시 일대에서 진행했다. 메들리 125S와 함께 서울을 빠져나왔는데 비버리 350ST도 크게 뒤쳐지지 않고 도심을 탈출할 수 있었다. 전폭은 780mm 8cm 가량이 넓지만 움직임은 둔하지 않다. 핸들링도 가볍고 코너링도 부드럽다. 비버리 350ST의 진가는 도심을 빠져나오는 순간부터 드러난다. 교통량이 많지 않은 한적한 도로에 들어서서 본격적으로 엔진의 한계치를 확인한다. 메들리 125S 90km/h를 넘어서면 가속이 더디지만 비버리 350ST 90km/h가 가속의 시작이다. 제원상의 성능은 최고 출력 31마력에 최대 토크 2.95kg*m. 하지만 숫자로 비버리 350ST의 성능을 설명하기는 역부족이다. 시승차에는 대형 윈드 스크린이 장착돼 있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시원스러운 가속 성능과 예상보다 높은 최고 속도를 발휘했다. 고속에서의 안정감도 충분했다.

비버리 350STCVT 자동 변속기는 동력이 빠르게 연결되고 떨어지는 특성이 있어 낮은 rpm에서 일시적인 울컥거림이 있으나, 동력이 연결된 이후에는 직결감이 우수하고 빠른 가속력을 발휘한다. 이 밖에도 비버리 350ST는 전면에 글러브 박스를 마련해 스마트폰이나 부피가 작은 소지품을 보관할 수 있고 USB 소켓이 마련돼 전자 기기의 충전이 가능하다. ABS와 함께 ASR 트랙션 콘트롤 기능을 탑재해 주행 안전성에도 신경을 썼다.
 
비버리 350ST의 시승에 앞서 야마하 티맥스를 약 3일간 시승했었다. 티맥스를 타고 출퇴근도 하고 근거리 투어도 다녀왔다. 당시 티맥스에서 경험했던 편안함과 짜릿함을 비버리 350ST에서도 일정 부분 느낄 수 있었다. 비버리 350ST는 스프린트 스쿠터와 맥시 스쿠터의 특성을 일정 부분  갖고 있다. 잘못하면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변종으로 남겠지만 비버리 350ST는 각각의 장점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 감각을 보여준다. 전천후 스쿠터로서의 역량을 갖춘 것이다.


메들리 & 비버리, 선택의 기로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두 기종의 시트고는 메들리 125S 799mm, 비버리 350ST 790mm로 높은 편이다. 170cm 이상의 성인일 경우 큰 불편함이 없지만 개인의 따른 편차가 있기 때문에 꼭 시승을 해볼 것을 권장한다.
 
수많은 옷이 있어도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이 있듯 자신에게 적합한 모터사이클이 있다. 특히 실용성이 최우선 고려 사항인 스쿠터는 보다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강남, 종로 등의 상습 정체 구간을 오가는 시티 커뮤터의 경우 메들리 125S가 스트레스 없는 이동을 보장할 것이며, 20km 이상 장거리로 출퇴근을 하거나 시와 도를 넘나드는 경우에는 비버리 350ST가 보다 적합할 것이다. 또한 인근 교외로 투어를 떠나고 싶다면 비버리 350ST는 부족함 없는 출력으로 넉넉한 여행을 지원할 것이다. 코로나 19 사태가 개선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장기화되면서 퍼스널 모빌리티의 수요가 어느 때보다 높다. 감염 우려로 지하철, 버스 등의 대중교통 이용을 꺼려한다는 통계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자신에게 맞는 형태의 퍼스널 모빌리티 활용은 사회적으로도 필요한 시기다. 그리고 그 선택지의 최상단에 피아지오의 스쿠터 형제가 있다.


글 / 사진
김남구 기자 southjade@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


2020 피아지오 메들리S [커피 한 잔 그리고 바이크 이야기]


클릭하시면 키온필름의 다양한 컨텐츠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