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암의 스파이더는 현존하는 트라이크 중 가장 독특하다. 생김새로 보나 구조적으로 보나 어느 것 하나 어디서 봤을 법한 구석이 없다. 이들이 해석한 트라이크는 모터사이클과 자동차 사이에 존재하는 탈 것이 아니라, 바퀴 세 개로 맛볼 수 있는 라이딩의 재미를 색다르게 고안했다. 물론 이러한 스파이더의 비밀 안에는 다양한 기술이 접목됐다.
안전의 기본은 프레임부터
스파이더의 떡 벌어진 어깨는 프레임 덕분이다. 어깨 넓은 남자가 듬직하듯 낮고 넓게 깔려있는 스파이더는 한 눈에 봐도 안정감이 든다. 그러나 이는 멋을 부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철저히 계산된 판단 하에 결정된 구조다. 그리고 판단의 결론인즉슨 안전성이다.
현재 모터사이클 브랜드에서 선보이는 리버스 트라이크는 모두 모터사이클과 같이 차체를 기울이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모터사이클의 구조적 특징이자 매력인 차체를 기울이는 방식은 나름의 재미를 주지만 동시에 접지력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반면 스파이더는 차체를 기울이지 않고 선회하기 때문에 모터사이클은 물론 기존의 트라이크와 비교해도 뛰어난 안전성을 자랑한다. 스파이더는 프레임을 ‘Y’형태로 제작했는데, 앞에 장착된 두 휠, 즉 프론트의 접지면적을 최대한으로 넓힘으로써 전복의 우려를 최소화해 보다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프론트 서스펜션은 자동차의 구조와 유사한 더블 A암 방식과 안티롤바를 채용해 좌우 롤링을 최대한 억제했다. 리어는 모노 쇽업쇼버로 기종에 따라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하는 등 장르 특성에 적합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고급 세단 부럽지 않은 전자장비
스파이더에는 다양한 전자장비가 탑재됐다. 이는 단순히 세 바퀴의 탈 것을 넘어 보다 안전하면서도 재미있게 라이딩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스파이더는 브렘보 브레이크를 채용하고 전/후륜 모두 동시에 작동하는 연동 시스템이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세 개의 휠에 동시에 제동력을 전달하기 때문에 제동력이 우수하며, 안정적인 자세로 차체를 멈출 수 있다. ABS는 기본으로 장착된다.
트랙션 컨트롤도 기본사양이다. 지면과의 접지부분이 세 군데라는 점에서 전도의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미끄러질 가능성은 존재한다. 그렇기에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으로 노면 상황에 따라 리어 휠의 힘을 적절히 조정하여 보다 안정적인 코너링을 돕는다. 이와 함께 차량 안정성을 위한 SCS(Stability Control System)는 스티어링 조작에 따른 차체의 거동 방향이 벗어나지 않게 도와주며, DPS(Dynamic Power Steering)는 차량 속도에 따라 최적의 핸들링을 가능하게 한다.
이 밖에도 안락하고 편안한 라이딩을 위해 크루즈 컨트롤을 탑재하고, ECO 연비주행 모드로 연비를 절약할 수 있는 등 고급 세단과 견주어도 손색 없는 안전 및 편의 장비를 탑재했다. 기종에 따라 제공되는 옵션 등에는 차이가 있지만, 주행성능에 관련한 전자장비는 모두 기본으로 적용된다는 점이 고성능을 지향하는 스파이더의 성격을 나타낸다.
손 끝에서 느끼는 고성능
스파이더의 엔진 역시 이와 견주어 손색이 없을 만큼의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엔진은 모두 로택스(ROTAX) 제품이며 라인업에 따라 배기량과 성능에 차이를 뒀다. RS와 ST 라인은 998cc V형 2기통 엔진으로 100마력의 최고출력을 7,500rpm에서, 11kg*m의 최대토크를 5,000rpm에서 발휘한다. F3와 RT라인은 1,330cc 직렬 3기통 엔진으로 7,250rpm에서 115마력의 최고출력과 5,000rpm에서 13.3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또한 고성능 엔진을 편리하게 다룰 수 있도록 세미오토 변속기를 채택해 손가락으로 쉽게 변속할 수 있으며, 기종에 따라 기어비의 세팅이 달라 각각의 개성이 두드러진다.
세 바퀴의 새 시대
프레임부터 엔진, 전자장비 등 안전과 재미를 위한 스파이더의 설정은 결국 다양성으로 귀결된다. RS, ST, F3, RT로 나뉘는 스파이더의 라인업은 각기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단순히 디자인과 옵션의 차이가 아니라, 장르 특성과 주행의 차이를 고려해 스텝 및 핸들 포지션, 섀시 등의 세팅을 달리해 팔색조의 매력을 보여준다. 고갯길에서 스포티한 라이딩을 만끽할 수 있고, 넉넉한 수납공간과 편의장비로 무장해 장거리 투어를 떠날 수도 있으며, 전용 트레일러를 장착해 캠핑을 즐길 수도 있는 등 세 바퀴가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을 현실화한 것이 캔암의 스파이더다.
글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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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