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사용 설명서 #35, 도로 별 주행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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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없이 모터사이클을 오랫동안 타 온 라이더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안전에 무뎌지면 불의의 사고로 인해 더 이상 모터사이클을 탈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다양한 도로의 형태와 예측할 수 없는 교통 상황에서는 보다 주의를 기울이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모터사이클 사용 설명서 서른 다섯 번째 이야기, 도로 별 주행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복잡한 도심, 언제나 예의주시

자동차가 즐비한 도심에서는 비교적 교통 흐름이 빠르지 않다. 앞뒤좌우로 꽉 막힌 정체구간도 마주할 것이고, 조금 움직인다 싶으면 신호에 걸리고, 앞이 조금 트인다 싶으면 다른 차량이 차선을 변경해 앞을 가로막기도 한다. 도심에서 중요한 것은 교통 흐름을 읽는 것이다. 단순히 빨리 순환되는 차선이 어딘지 확인해서 그 차선을 타고 달리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움직임을 파악해 급작스런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어느 한쪽 차선이 다른 차선보다 흐름이 빠르다고 무작정 속도를 높여 따라가면 위험하다. 누구나 답답한 정체구간을 벗어나고 싶기에 빠른 차선으로 변경하려 할 것이다. 이에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항상 염두에 두고 언제든지 제동할 준비를 취해야 한다. 내 차선뿐만 아니라 옆 차선 차량의 방향지시등은 물론, 차선 변경을 위해 스티어링 휠을 틀고 타이밍을 기다리는 차량도 많기 때문에, 차량 앞 바퀴가 어느 쪽으로 꺾여 있는지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차 사이로 달릴 때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운전자가 당신의 존재를 알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차 사이로 지나갈 때에는 다른 차량에 피해를 주지 않고 운전자가 놀라지 않도록 신속하게 지나치도록 한다. 빠른 속도로 탈출하는 것이 아니라 흐름보다 조금 앞서간다는 생각으로 지나가라. 당연히 공간이 충분히 확보된 상태에서 행하도록 하며, 모터사이클을 구매한지 얼마 안됐거나 페니어 케이스를 장착했다면 평소보다 배로 신경 써야 한다.


골목길, 서행이 관건

이유 불문하고 무조건 서행이다. 골목길은 폭이 좁고 주택 단지가 많아 주차된 차량도 많다. 또한 주민이 자주 돌아다닐 것이고, 아이들은 앞만 보고 달려간다. 복잡한 도심에서는 접촉사고에 주의해야겠지만, 골목길에서는 인명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야간에는 더욱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모터사이클의 엔진 소리를 듣고서 좌우를 살피는 사람과 차량도 있겠으나, 남이 나를 확인하는 것만큼 내가 먼저 확인하고 조심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시간에 쫓기는 배달용 모터사이클도 빈번하게 지나가기 때문에 골목 내의 교차점과 코너 등을 항상 조심해야 한다.


교차로, 형님 먼저 아우 먼저

교통량이 많은 혼잡한 교차로에서는 비교적 주행 속도가 느리다 한들 사방에서 달려드는 차량들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과 가고자 하는 방향을 상대방에게 확실히 인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방향 지시등을 반드시 사용하며 내가 먼저 지나가겠다는 마음보다는 한 템포 쉬더라도 전후방과 좌우를 모두 꼼꼼히 살펴야 한다. 그리고 난 후 적절한 순서가 오면 신속하게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뻥 뚫린 도로를 고속으로 달리다가 만나는 교차로는 더욱 위험하다. 시야에서 전방과 좌우에 어떠한 차량이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속도를 죽이고 주변을 살핀 후 다시 가속을 해서 지나가야 한다.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기 때문에 사고 없이 교차로를 탈출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당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누군가가 다른 방향에서 같은 교차로를 향해 달려온다면 끔찍한 사고를 면치 못할 수도 있다.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는 눈치와 배짱으로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주의와 배려로 지나가야 한다.


한적한 국도, 방심은 금물

한적한 국도는 속도를 조금 올리기에도 부담이 적고, 경치를 보며 느긋하게 달리기에도 좋다. 쭉 뻗은 직선과 적당히 휘어있는 도로는 뻥 뚫린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 해방감과 바람을 만끽할 수 있다. 이런 곳에서는 교통흐름이 적고 전방 시야 확보가 수월하기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속도가 빨라지는 경우가 있다. 방심할 때가 가장 위험하듯 이런 상황 역시 변수는 존재한다. 높아진 속도를 인지하지 못하고 달리다 보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고속 코너에서는 조그마한 요철 등에도 차체의 움직임이 크게 뒤틀릴 수 있고, 여유로운 교통 상황에 넋 놓고 달리다가 갑자기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과 마주치게 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속도가 빠른 만큼 작은 실수는 크게 돌아온다.


굽이진 도로, 스릴은 서킷에서

라이딩 도중 간간히 마주치는 굽이진 도로는 라이딩의 재미를 더해준다. 하지만 기분에 취해 무리해서 달리면 큰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더욱이 깨끗하게 포장된 도로라는 보장도 없다. 모터사이클을 조금 더 누이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노면 상태, 전방 상황, 굴곡의 정도, 이 밖의 여러 상황들이 순간의 판단을 큰 실수로 바꿔 놓을 수 있다. 또한 왕복 2차선의 굽이진 도로에서는 마주 오는 차에 신경을 써야 하고, 언제든지 중앙선을 넘어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헤어핀과 같은 코너 다음 상황을 전혀 알 수 없는 곳에서는 더욱 그렇다. 우연히 만난 와인딩 코스를 즐기고 싶다면 한 두 번 달려보면서 도로 상황을 파악하고 시도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래도 위험요소는 반드시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기타 요소

이 밖에도 터널, 언덕, 갑작스런 차선 통합, 로드킬, 로터리 구간 등 라이딩 중 마주칠 수 있는 도로 및 교통 상황은 수도 없이 많다. 모든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라는 것은 없다. 다만, 나에게만큼은 위험이 피해갈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부터 시작된 사소한 행동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도로상황은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뿐더러 나만의 공간은 더더욱 아니다.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