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네이키드, 그 손 끝의 짜릿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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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키드는 인기가 높다. 그 중에서 특히 레트로 타입이 그렇다. 카페레이서와 스크램블러 모두 과거의 아날로그 감성이 베어있는 스타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공통점이라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라인과 심플한 디자인을 갖고 있으며, 대부분이 공랭식 엔진으로 조형미와 감각적인 주행질감까지 추구한다. 각 브랜드가 컬러를 비롯해 약간의 디자인 변경 등으로 꾸준히 업데이트 버전과 가지치기 기종을 선보이는 것은 그만큼 인기가 많다는 증거다.
 
반면 레트로 스타일이 대세가 된 탓에 상대적으로 가려졌지만, 스포츠 네이키드의 매력도 무시할 수 없다. 첨단장비로 무장하고 슈퍼스포츠 모터사이클의 DNA를 물려받는 등 짜릿한 주행성능으로 라이딩의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스타일로 주목을 받는 카페레이서도 당시에는 스포츠 네이키드였듯, 현재의 스포츠 네이키드도 먼 미래에 올드스쿨로 기억될지 모른다. 네이키드가 주는 스포츠 주행의 감각을 잊고 있었다면 아래의 모터사이클이 짜릿한 손 맛을 깨워줄 것이다. 소싯적 열혈 라이더였던 그들이 지금의 클래식에서 향수를 느끼듯, 지금의 열혈 라이더들에게 어울리는 모터사이클은 고성능 네이키드다.


BMW S1000R, 게르만 스트리트파이터

BMW의 상징 중 하나인 비대칭 헤드라이트. S1000R 역시 눈매가 독특하고 매섭다. 자사의 슈퍼스포츠인 S1000RR에서 카울을 벗어 던지고 엔진을 디튠했다. 디튠의 의미를 단순히 성능 하향조정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장르 특성에 맞는 최적의 세팅을 갖춰, 도심에서 보다 편안한 조작을 가능케 하면서 슈퍼스포츠에 버금가는 퍼포먼스를 완성한 것이다. 덕분에 999cc 직렬 4기통 엔진으로 165마력의 최고출력(11,000rpm) 11.6kg*m의 최대토크(9,250rpm)를 발휘한다. 최대토크는 S1000RR보다 높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회전수에서 발휘하고, 전 영역에 걸쳐 고른 출력특성을 확보해 쉽게 컨트롤 할 수 있다. 전자장비도 충분하다. 열선그립, 시프트 어시스턴트 프로, ABS프로, DTC 등을 기본으로 탑재했으며, 변경 가능한 라이딩 모드로 어떤 조건에서도 S1000R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 S1000R은 일본 브랜드가 장악했던 슈퍼스포츠 시장을 뒤흔든 S1000RR의 저력을 네이키드로 맛 볼 수 있는 기종이다. BMW의 브랜드 파워도 무시할 수 없다.


두카티 몬스터1200S, 이탈리아의 감성괴물

몬스터는 두카티를 대표하는 네이키드다. 서브 브랜드인 스크램블러가 시리즈로 신규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지만, 확실한 캐릭터와 함께 두카티를 상징하는 기종 중 하나로 자리잡은 몬스터에 비할 수는 없다. 현재 몬스터 시리즈는 공랭식 엔진과 수랭식 엔진의 라인업을 모두 갖추고 있다. 그 중에서도 몬스터1200S는 퍼포먼스를 공략한 기종이다.
 
몬스터1200S는 몬스터1200과 동일한 1,198cc 수랭식 L트윈 엔진을 탑재해 150마력의 최고출력과 12.9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지만, 섀시를 보다 탄탄하게 매만졌다. /후륜 모두 올린즈 서스펜션을 채용했으며, 브레이크는 330mm의 대구경 프론트 디스크 및 고사양의 캘리퍼를 장착했다. LED라이트 및 DRL은 기본이며, 두카티 세이프티 팩(코너링 ABS, DTC, DWC)으로 주행안정성을 확보했다. 1993년에 데뷔한 초기 몬스터의 디자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디자인을 유지한 점은 몬스터만의 클래식 감성으로 볼 수 있다. 몬스터1200S는 뛰어난 운동성능과 헤리티지가 깃든 외형까지 더해진 두카티의 마력을 경험할 수 있다.


혼다 CB1000R, 네오 스포츠의 절정

CB1000R은 차세대다. 콘셉트도 네오 스포츠 카페다. 미니멀리즘으로 해석한 설계답게 디자인도 심플하다. 무기는 최신 전자장비와 콤팩트함 그리고 고성능으로 버무린 밸런스다. CB1000R은 전자식 스로틀을 채용해 라이딩 모드를 변경할 수 있으며, ABS와 토크 컨트롤(HSTC), 어시스트 슬리퍼 클러치, 3단계로 조절이 가능한 엔진 브레이크 등 리터급 스포츠 네이키드를 수월하게 다룰 수 있도록 했다.
 
엔진은 자사의 슈퍼스포츠인 CBR1000RR에서 증명한 998cc 직렬 4기통을 탑재해 146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하며, 연비 또한 22.5km/L(60km/h 정속 주행시)로 훌륭하다. 프레임은 모노 백본 타입으로 콤팩트한 크기와 경량 및 강성을 확보했고, 쇼와 SFF-BP(Separate Function Fork Big Piston) 서스펜션을 장착해 안정적인 노면 추종성과 경량화를 동시에 얻었다. 모든 전구류는 LED를 적용했다. 늘 그렇듯 수치보다는 완벽한 밸런스로 승부한다. 여기에 고급스러운 마감과 깔끔하면서도 진보적인 디자인이 더해졌다. CB1000R은 혼다의 차세대 스포츠를 재정의했다.


KTM 790듀크, 미들급 슈퍼스타

리터급만이 스포츠가 아니다. 스포츠를 배기량으로 정의하다가는 큰 코 다친다. KTM790듀크는 가벼운 무게와 막강한 파워로 라이더를 극한으로 몰아붙이기에 충분하다. 날카로운 프론트 디자인은 이제 KTM을 상징하는 마스크가 됐다. 사이드 카울을 비롯해 역동성을 강조한 디자인과 이에 어울리는 KTM만의 강렬한 오렌지 컬러가 790듀크의 성격이 심상치 않음을 말해준다.
 
단기통 엔진을 탑재한 690듀크로 미들급 시장을 지켜온 KTM799cc 병렬 2기통 엔진인 ‘LC8c(Liquid-Cooled 8 valves, compact)’를 탑재한 790듀크에게 바통을 넘겼다. 790듀크는 건조중량 169kg에 불과한 가벼운 무게에 105마력(9,000rpm)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도립식 포크와 모노 쇽업소버는 모두 WP(화이트파워)를 사용하며, 코너링ABS, MSR(Motor Slip Regulation), MTC(Motorcycle Traction Control), 퀵 시프터 등 차체를 마음 놓고 컨트롤 할 수 있는 최신전자장비를 고루 갖췄다. 이 밖에도 네 가지의 주행 모드, 론치컨트롤, 리어휠의 ABS만 해지할 수 있는 수퍼모토 모드 등 안전과 재미를 양립할 수 있는 설정이다. 790듀크는 KTM만의 짜릿함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트라이엄프 스트리트 트리플 RS, 영국제 아드레날린

여기 또 다른 미들급 네이키드가 있다. 역시 배기량이 낮다고 얕보지 말자. 트라이엄프의 스트리트 트리플 RS는 고회전으로 맹렬히 회전하는 심장을 갖고 있다. 미들급 슈퍼스포츠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던 데이토나의 네이키드 버전으로, 유니크한 디자인과 민첩한 몸놀림을 자랑한다. 무엇보다도 매력적인 것은 바로 3기통 엔진이다. 765cc 직렬 3기통으로 121마력의 최고출력을 11,750rpm에서 발휘한다. 프론트에 쇼와, 리어에 올린즈 서스펜션을 장착했고, 브렘보 브레이크를 채용했다. TFT 풀 컬러 계기반, DRL, ABS, 트랙션 컨트롤, 퀵시프터, 다섯 가지 라이딩 모드, 랩 타이머 등 첨단 및 편의장비도 우수하다. 2019년부터 모토23기통 엔진을 독점 공급한다고 하니 기술력도 입증된 것. 스트리트 트리플 RS3기통 엔진의 필링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몇 되지 않는 기종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오랫동안 트라이엄프를 기다려온 마니아들에게 어떤 기종이든 무슨 상관이랴. 주춤했던 미들급 시장에 또 하나의 선택지가 늘어난 것만으로도 반갑다.


KTM 1290슈퍼듀크R, 오렌지 폭격기

이름에 슈퍼라는 단어가 들어갔고, 이것도 모자라 고성능을 상징하는 알파벳으로 자주 사용하는 ‘R’도 더해졌다. KTM1290슈퍼듀크R이다. ‘야수(beast)’라 불릴 만큼 무지막지한 성능을 발휘하며 외모도 범상치 않게 날카롭고 공격적이게 그지없다. 1290슈퍼듀크R1,301cc V트윈 엔진은 177마력(9,750rpm)의 최고출력과 14.4kg*m(7,0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해 경쟁 기종을 압살하고도 남는 수치를 자랑한다. 반면 건조중량은 195kg으로 억제했다. 서스펜션은 전/후륜 모두 WP.
 
그러나 가공할만한 출력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1290슈퍼듀크R은 세 가지의 라이딩 모드(스트리트, 스포츠, 레인)와 슈퍼모토 모드를 제공하며, ABS, MTC, 크루즈 컨트롤 등의 기능을 갖춰 상황에 따른 최적의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또한 트랙 팩 옵션은 트랙 모드를 비롯해 런치 컨트롤 및 트랙션 컨트롤을 9단계로 조절이 가능하고, 퍼포먼스 팩(프로모션으로 기본 적용)은 퀵 시프터(다운), MSR,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연결이 가능한 ‘KTM 마이 라이드를 제공한다. 1290슈퍼듀크R은 독보적인 존재감과 파워로, 스포츠가 아닌 그 이상의 슈퍼 네이키드에 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