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R1000RR-R vs M1000RR vs V4, 오버 210마력 슈퍼스포츠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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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장르에 ‘슈퍼카’가 있다면 모터사이클 장르에는 ‘슈퍼스포츠’ 장르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극한의 최고출력으로 모든 것을 평가받는 장르다. 과거 플래그십 슈퍼스포츠의 최고출력은 210마력 미만이었다. 하지만 결국 210마력의 벽은 무너졌다. 두카티의 파니갈레 V4R을 필두로 혼다는 CBR1000RR-R 파이어 블레이드 SP를 BMW 모토라드는 M1000RR을 출시한 것이다. 말 그대로 가공할만한 최고출력인 오버 210마력을 기반으로 한 각 브랜드의 플래그십 슈퍼스포츠를 비교해본다.

 (이하, CBR1000RR-R(이하 트리플R), M1000-RR(이하 M-RR)로 표기)

가격적인 요소를 고려해 혼다 트리플R SP(3,540만원), 두카티 파니갈레는 V4(3,530만원)를 비교 기종으로 선택했고 BMW M-RR은 국내 출시 가격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패키지를 적용하지 않은 기본 기종으로 프리뷰를 진행했다.


Part1. 엔진 비교 분석
슈퍼 스포츠 장르에서 엔진은 기종의 특성과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일반적으로 슈퍼 스포츠 기종은 4기통 엔진을 탑재하며 세 기종도 예외가 아니다. 다만 파니갈레 V4는 실린더를 직렬로 배치한 것이 아니라 V 트윈 엔진 2개를 합쳐 놓은 V4 엔진을 탑재했다. 그럼 각각의 엔진이 어떤 기술을 통해 어느 정도의 성능을 발휘하는지 살펴보자. (마력 단위는 PS, 중량은 공차중량으로 통일했다.)
 

혼다 CBR1000RR-R
먼저 풀체인지로 돌아온 혼다 트리플R이다. 트리플R 1,000cc 배기량의 직렬 4기통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216마력(@14,500rpm)으로 이전 대비 24마력이나 높아졌고 차량 중량은 200kg으로 마력대 중량비(1마력이 부담해야 하는 무게를 비율로 나타낸 값) 0.92이다. 보어 81mm, 스트로크 48.5mm의 스펙을 갖췄고 압축비는 13:1이다. 이전 기종 대비 보어는 늘리고 스트로크는 줄인 오버 스퀘어 형태의 엔진으로, 81mm 48.5mm의 수치는 현역 모토GP 레이스 머신인 RC213V와 동일하다. 또한 스로틀 보디의 직경을 52mm로 늘려 흡기 효율을 높였고 단조 알루미늄 피스톤, 핑거 팔로잉 로커암, 세미 캠 기어 트레인 등 새로운 구동 시스템의 적용과 경량화된 부품들을 대거 적용하며 완전히 새로운 엔진으로 거듭났다. ★★★★★(5개 만점)

BMW M1000RR
M-RR 역시 트리플R과 비슷한 999cc 배기량의 직렬 4기통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215마력(@14,500rpm)을 발휘하며 차량 중량은 192kg으로 마력대 중량비는 0.89. M RR은 최고출력이 트리플R보다 1마력이 낮지만 무게를 8kg 줄여 마력대 중량비에서 우위를 점했다. 경량화를 위한 노력은 차체 구성에서 잘 드러난다. 윙렛, 체인 커버, 각종 카울 등의 부분에 카본을 적극 활용했고 휠도 카본 휠을 기본으로 제공, 경량화를 이뤄낸 것은 물론 퍼포먼스 향상까지 노렸다. S1000RR 엔진을 기반으로 밸브 타이밍 조정, 밸브 리프트 최적화, 2링 단조 피스톤 적용 등을 거치면서, 6,000rpm부터 15,100rpm까지 폭넓은 영역에서 S1000RR보다 강력한 출력을 쏟아낸다. ★★★★★

두카티 파니갈레 V4
파니갈레 V4는 배기량도 엔진 배치 형태도 다르다. 먼저 배기량은 경쟁 모델 대비 100cc가량 큰 1,103cc이며 배치 형태는 수평에서 42도만큼 기울어진 V 4기통 엔진을 탑재했다. 배기량이 큰 만큼 최고출력은 217마력(@13,000rpm)으로 세 기종 중 가장 높고 공차 중량은 198kg으로 마력대 중량비는 0.91이다. 참고로 파니갈레 V4 V4S는 엔진 성능이 동일하지만 V4R 998cc V4 엔진을 탑재해 224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다만 가격이 60,800,000원으로 경쟁 모델 보다 비싸 비교 기종으로는 기본 모델인 V4를 채택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V 4기통 엔진을 탑재하며 크랭크 축의 배치를 달리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엔진의 경우 휠의 회전 방향과 크랭크샤프트의 회전 방향이 같지만 두카티의 V형 엔진은 역방향으로 회전하는 구조를 취해 자이로스코프 작용을 완화한다. ★★★★★


Part2. 디자인 비교 분석
디자인은 어떤 기종이 더 뛰어나다고 말하기 힘들 정도로 각기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두카티를 시작으로 혼다와 BMW 모토라드도 윙렛을 적용하며 상향 평준화됐고 공통점도 다수 존재한다.

혼다 CBR1000RR-R
기존의 CBR1000RR과 비교하면 일취월장한 디자인 완성도를 보인다. 가장 다른 점은 윙렛의 유무다. 트리플R은 세 기종 중 유일하게 차체 일체형 윙렛을 장착했다. 돌출형 윙렛 보다 단정한 모습을 연출하고 전면에서 바라보면 볼륨감이 느껴지며 기계적인 멋이 있다. 프런트 페어링도 변경했다. 다소 밋밋했던 이전과는 달리 날렵하게 디자인해 플래그십 슈퍼 스포츠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켰다. 페어링에 램 에어 덕트를 마련, 개성 있는 인상을 갖췄고 헤드라이트는 날렵하게 가다듬어 스포티함을 부각했다. 카울 하단에는 공기 흐름을 염두에 둔 에어 덕트를 3개 마련했으며, 티타늄 소재의 아크라포빅 머플러를 기본으로 장착해 성능은 물론 디자인 완성도도 높였다. 연료 탱크는 기존 대비 45mm 낮아져 라이더가 상체를 차체에 보다 밀착할 수 있다. ★★★★

BMW M1000RR
M-RR은 기존 S1000RR M 패키지의 구성을 넘어 M-RR 고유의 디자인을 선보였다. BMW 모토라드가 M-RR의 디자인 콘셉트를 소개하며 밝힌 네 가지 키워드는 공기역학, 강렬함, 레이시(Racy), 효율이다. 각 요소를 살펴보면 이 같은 콘셉트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데칼 조합부터 달라졌다. S1000RR은 화이트, 라이트 블루, 레드 세 가지 색상의 조합인 반면 M-RR은 이 세 가지 색상에 다크 블루 색상을 더했고 좌측과 우측의 컬러 배열을 달리해 하나의 차체에서 두 가지 모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연료 탱크에는 M 이니셜을 새겼으며, 카본 윙렛의 장착으로 레이시한 외관을 완성했다. M카본 휠을 기본으로 제공하며 브레이크 캘리퍼는 M의 시그니처 컬러인 다크 블루 색상을 입힌 M브레이크 시스템을 적용했다. 추가 옵션인 M콤페티션 패키지를 선택하면 실버 아노다이징 스윙암, M엔듀런스 체인, 카본 카울 등의 파츠가 적용돼 보다 가볍고 더욱 특별한 M-RR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

두카티 파니갈레 V4
파니갈레 V4는 디자인만큼은 많은 이들에게 후한 평가를 받아왔다. 두가티를 상징하는 강렬한 레드 컬러에 군더더기 없이 매끈한 라인, 여기에 더해 상어의 아가미를 닮은 측면 페어링과 2020년식부터 추가한 윙렛 등은 이탈리안 슈퍼 스포츠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제시한다. 이 모든 디자인은 공기역학을 염두에 두고 설계한 것으로 윙렛은 다운 포스를 발생시켜 고속 주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서 차체에 안정감을 부여한다. 측면 페어링은 이전 대비 38mm 더 넓어졌다.. ★★★★★


Part3. 전자 장비 비교 분석
각 브랜드의 핵심 기술이 집약되는 슈퍼 스포츠 장르인 만큼 세 기종 모두 최신의 전자 장비를 대거 탑재했다. 슈퍼 스포츠에 필수적인 전자 장비인 차체 제어 시스템은 모두 적용했고, 각 기종마다 상이한 편의 장비도 탑재돼 있어 각 기종의 지향점이 드러나는 항목이기도 하다.

혼다 CBR1000RR-R
트리플R은 개발 단계부터 트랙 주행을 지향한 기종인 만큼 트랙 친화적인 전자 장비를 적극적으로 탑재했다. ABS 모드는 스포츠 모드와 트랙 모드로 나눠져 있어 공도와 서킷에 걸맞는 특성을 부여했고 HSTC(Honda Selectable Torque Control)를 통해 엔진 출력 5단계, 트랙션 컨트롤 10단계, 엔진 브레이크 개입 강도 3단계, 윌리 방지 컨트롤 3단계 등으로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위의 설정은 5인치 풀 컬러 TFT 계기반을 통해 손쉽게 조절할 수 있고 세팅 값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트랙 주행에 필요한 스타트 모드, 퀵 시프트 등의 시스템도 갖췄다. 트리플R만의 특색이 묻어나는 편의 장비는 스마트키 시스템이다. 트리플R은 슈퍼 스포츠 기종으로는 흔치 않게 스마트키 시스템을 적용했다. 일상에서의 편의성도 중요하게 생각한 혼다의 배려심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

BMW M1000RR
M-RR은 편의 장비에서 강점을 보인다. 열선 그립과 USB 소켓, 크루즈 컨트롤 등의 전자 장비는 투어러 장르의 단골 장비지만, M-RR은 스포츠 장르에서는 이례적으로 이와 같은 장비를 기본으로 탑재한다. 스포츠 주행을 고려한 전자 장비도 기본으로 갖췄다. 라이딩 모드는 레인, 로드, 다이내믹, 레이스, 레이스 프로 1~3으로 설정해 공도부터 트랙까지 모두 섭렵할 수 있게 했다. 트랙에 특화된 기능도 준비되어 있다. 런치 컨트롤은 레이스에서 빠른 스타트를 돕고 피트 레인 리미터는 어떤 라이딩 모드에서도 안정적인 피트 인을 돕는다. 또한 M GPS 데이터 로거 및 랩 트리거를 통해 트랙 주행에 대한 다양한 정보(탭 타임, 주행거리, 뱅크 각, 최고 속도 등)를 저장한 뒤 확인할 수 있다. 퀵 시프트는 어시스턴트 프로 사양을 탑재해 양방향으로 작동하며 즉각적인 변속이 가능하다. 6.5인치 컬러 계기반에 표시되는 키 세레모니는 M-RR 오너만의 특권이다. ★★★★★

두카티 파니갈레 V4
파니갈레 V4는 스포츠 주행에 초점을 맞췄다. ABS 3단계로 조절할 수 있고 트랙션 컨트롤 또한 8단계로 트랙 주행부터 비에 젖은 노면까지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슬라이드 컨트롤을 탑재해 슬립을 방지하고 라이딩 스킬의 한계점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윌리 컨트롤, 파워 런치, 퀵 시프트, 엔진 브레이크 컨트롤 등 트랙 주행에 필요한 전자 장비는 빠짐없이 적용했으며, 라이딩 모드는 레이스 모드, 스포츠 모드, 스트리트 모드 세 가지로 나눴다. 5인치 TFT 계기반을 탑재했고 GPS와 연동한 DDA(Ducati Data Analyser)를 통해 랩 타임 기록은 물론 스로틀 조작, 속도, 엔진 회전 수, 기어 조작, 엔진 온도, 주행 거리 등의 주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