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오미 SR스포츠, 화려함 속의 치밀한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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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오미의 헬멧은 화려한 데칼로 라이더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능통하다. 독특한 무늬와 컬러 등 한눈에 봐도 수오미임을 알 수 있다. 때문에 디자인이 우수한 헬멧으로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진정한 수오미의 가치는 상품성에서 나온다. 무엇보다 기능성이 중요한 헬멧에 디자인만 신경을 쓴다면, 라이더의 외면을 면치 못한다. 수오미는 디자인으로 유혹하지만 성능으로 매료시킨다.

그 중에서도 수오미의 SR스포츠(SR SPORT)는 자사 최고의 기술력을 투입한 플래그십 풀페이스 헬멧으로, 디자인과 성능 모두 수오미를 대표할만한 구성을 갖췄다. 수오미는 수년간 레이스에서 정상급 선수들과 함께 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3년에 SR스포츠를 출시했고, 현재는 모토GP에서 안드레아 도비지오소와 호흡을 맞추는 등 제품의 완성도를 여실히 보이고 있다.


쉽지만 확실해야 한다

SR스포츠는 수오미답게 다양한 컬러 버전이 있다. 해당 제품은 샤프 오렌지컬러로 블랙/화이트/오렌지의 세 가지 컬러를 조합했다. 측면과 정면 그리고 후면에 브랜드명과 로고를 삽입했고, 그 외에는 컬러와 무늬를 활용해 디자인을 완성했다. 또한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눈에 쉽게 띈다. 쉘 크기는 두 가지로 각각 S/M 그리고 L/XL의 사이즈로 나뉜다. SR스포츠는 자사의 에이팩스(APEX)보다 날렵한 형상으로 보다 공기역학을 고려해 설계했다.

측면의 하단 라인과 상단에서 리어로 이어지는 라인이 고속 주행에서 공기흐름을 더욱 안정적으로 흘려 보낸다. 또 다른 장점은 조작성이다. SR스포츠는 정면의 상단과 하단에 개폐조절이 가능한 벤틸레이션 장치를 마련했는데, 크기가 큼직해 조작이 수월하다. 턱 부근의 벤틸레이션은 돌기가 튀어나와 있어 찾기가 쉽고, 상단 또한 누르는 방식으로 단순하고 쉽다. 겨울에 두꺼운 글러브를 착용하더라도 손쉽게 개폐장치를 열고 닫을 수 있도록 했다.

쉴드의 탈부착도 간편하다. 쉴드를 열어 젖힌 후, 좌우에 마련된 동그란 조절장치의 손잡이 부분을 펼치고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탈착이 가능하다. 장착은 앞의 순서를 역으로 행하면 된다. 쉴드는 왼쪽의 고정 홈에 완전히 밀폐할 수 있으며, 개폐 시에도 글러브를 착용한 손으로 쉽게 밀어 올릴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놨다. 쉴드는 열 성형 폴리카보네이트로 제작했으며, 광학성과 내구성을 확보한 것은 물론 스크래치 및 김서림 방지 기능이 기본으로 포함된다. 또한 슈퍼스포츠 장르에 특화된 헬멧답게 상체를 깊숙이 숙인 자세에서도 전방 시야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쉴드 형상을 갖췄다.

턱끈은 D링 타입이다. SR스포츠의 D링은 고리 끝 부분에 단추를 마련했는데, 이 또한 편리하다. 글러브를 착용한 상태로도 단추의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간혹 겨울에 발라클라바 혹은 마스크 등을 착용할 경우 목 부분이 부풀기 때문에 턱끈이 불편할 경우가 있는데, SR스포츠는 고리 부분을 통과시킨 끈의 길이를 길게 빼지 않더라도 단추를 쉽게 체결할 수 있다.


경량화로 완성한 자신감

SR스포츠의 아우터 쉘은 트라이카보코(TRICABOCO)라는 복합수지로 제작했다. 트라이카보코는 케블라, 카본파이버, 유리섬유, 아라미딕 수지를 결합한 것으로, 높은 강성과 내구성을 확보하면서도 내열성과 경량화에도 일조했다. 무게는 1250g이며, 실제 착용 시의 무게감도 가벼운 것은 물론 장시간 착용을 해도 목의 부담이 적다.

착용감도 우수하다. 볼패드와 센터패드가 얼굴과 머리를 흔들리지 않게 잘 잡아주면서 특정 부위가 눌리지 않도록 고루 감싼다. 적당한 길이의 친가드도 헬멧 하단에서 올라오는 주행풍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내피는 모두 분리가 가능하다. 소재는 알칸타라를 적용해 건조성이 뛰어나며, 피부 트러블 방지를 위한 처리도 잊지 않았다. 장시간 운행을 했을 시에 헬멧을 벗고 난 후 패드에 땀이 배어있는 느낌은 있었으나, 피부와의 끈적임이 덜해 불쾌감은 적다. 패드는 사용자에 맞게 별도구매를 통해 두께를 조절할 수 있기에 착용감의 만족도를 확보할 수 있다. 패드의 형태도 정수리 부분과 좌우 둘레 부분 등의 필요한 부위의 머리 둘레를 고정하면서도, 나머지 부분은 원활한 통풍의 공간을 확보했다.

큼직한 벤틸레이션을 갖춘 덕에 주행 시 바람의 유입은 개폐에 따라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하단의 통풍구를 통해 들어오는 바람은 하관을 따라 양 옆으로 흘려주고, 상단의 통풍구를 통해 들어오는 바람은 이마를 타고 정수리로 넘어간다. 쉴드 또한 고정장치를 통해 밀폐시키면 쉴드와 고무 테두리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과 소음을 차단한다. 쉴드의 밀폐장치나 통풍경로의 설계 등이 미숙할 경우 헬멧 내부로 들어오는 바람이 눈을 간질이는 경우가 있는데, SR스포츠는 턱 밑이나 이마에서 눈 쪽으로 바람이 오지 않도록 했다. 벤틸레이션 장치의 개폐에 따른 소음 유입은 조금 있다.

SR스포츠와 가장 어울리는 모터사이클은 슈퍼스포츠 장르이겠으나, 여타 장르의 모터사이클과도궁합이 좋다. 일단 가벼운 무게가 장시간의 주행에 피로도를 줄여준다. 라이딩 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에 헬멧을 벗어 놓긴 하겠으나, 무게가 누적되면 목에 부담이 커지기 마련이다. 더욱이 슈퍼스포츠와 같이 상체를 숙인 상태에서 목을 들어올리는 라이딩 포지션이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배로 뻐근하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가벼운 무게를 찾는 이유다. SR스포츠의 가격은 단색 컬러가 68만원, 데칼 버전이 74만원 및 79만원, 이 밖의 카본 사양은 98만원 및 105만원이다.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