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륜차 보험,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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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은 예상치 못한 재난이나 사고의 위험으로부터 대비하고자 생긴 제도이다. 사고의 위험이 존재하는 자동차, 모터사이클의 경우 도로교통법에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로 제정하며 피해자에 대한 인적, 물적 배상의 한도를 법적으로 보호함과 동시에 가해자의 형사 처분을 면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든 차량 및 모터사이클은 반드시 보험을 가입하고 운행해야 한다. 미 가입 시 공공도로의 운행이 불가하며 과태료가 부과된다.

걷잡을 수없이 오르는 이륜차 보험료
과거에는 이륜차 보험료가 저렴했다. 당시 모터사이클은 레저 용도보다는 배달, 퀵서비스 등 생계형 수단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강했고, 공공기관인 우체국에서 직접 이륜차 보험을 출시하며 보험료를 안정화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모터사이클의 특성상 대형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2000년대 초반부터 레저 인구가 증가했으며, 렌트 모터사이클 사고로 인한 보험금 과다 청구 사례가 급증하는 등 보험사의 손해율이 상승했다. 또한 2008 1월 금융감독원은 손해보험협회와의 논의 끝에 이륜차 보험 가입률 제고방안을 포함한 개정안을 시행했고, 우체국 보험마저 손해율을 감당하지 못하고 이륜차 보험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이륜차 보험료가 큰 폭으로 상향됐다. 이후 이륜차 보험료는 각 보험사의 손해율에 따라 매 분기 꾸준하게 상승 중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배달 산업이 활기를 띠며 다수의 신규 배달 라이더가 유입됐고 이는 사고 발생률의 증가로 이어졌다. 도로교통공단이 제공한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본격적으로 배달 서비스가 활성화된 2018년에는 15,032, 2019년에는 18,467건의 이륜차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아직 2020년도의 통계는 발표 전이나, 증가 추이를 볼 때, 10년 전인 2011(10,170)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사고의 증가는 곧 보험사 손해율의 증가이기 때문에, 이륜차 보험료는 현재까지도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아쉬운 이륜차 보험료의 산정기준
보험료 산정은 가입자의 경, 직업, 연령, 사고유무에 따른 보험료율과 가입 기종의 배기량에 따라 달라진다. 손해율 및 보험료율 자체가 확률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해당 기준들을 토대로 사고 가능성을 산출하고 보험료를 책정하는 것이다. 특이한 점은 자동차 보험의 경우 가입자의 보험 유지 내역과 공동 보험 가입을 통한 피보험자 자격 등 경력을 인정받기 수월하지만, 이륜차 보험의 경우에는 유지 중인 이륜차 보험 계약 건에 대한 경력만을 인정한다. 가령 수년의 이륜차 보험 무사고 유지 경력이 있는 베테랑 라이더일지라도 해지 후 재가입하거나, 기종 증대로 인한 추가 보험 가입 시에는 기존 보험료 보다 높은 금액을 내게 되는 셈이다.

또한 이륜차 보험은 기종과 배기량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진다. 보편적으로는 50cc 미만, 50cc 이상 100cc 미만, 100cc 이상 250cc 미만, 250cc 이상 등 크게 네 개의 할증 구간을 적용하며 보험사에 따라 보다 세부적으로 구간을 나누거나 배기량 기준을 소폭 조정하기도 한다. 배기량이 낮은 구간일수록 보험료가 저렴하며, 250cc를 초과하면 차량 가격과 무관하게 동일한 보험료가 책정된다. 배기량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지만, 유지된 이륜차 보험에 한해서만 경력이 인정되는 부분은 현행 이륜차 보험 체계의 큰 문제다.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는 이륜차 보험의 종류
가입자는 이륜차 운용 목적에 맞는 보험에 가입해야 하며, 이에 따라 보험료는 천차만별이다. 이륜차 보험은 목적에 따라 가정/출퇴근, 유상운송, 비유상운송, 대여 등 네 가지의 용도로 구분된다. 개인적인 여가 용도로 이용하는 모터사이클은 가정/출퇴근용 보험으로 가입한다. 다음으로는 음식, 물품 등을 배송하는 생활 물류업 목적의 운송 보험이 존재한다. 건당 대가를 지불 받는 퀵서비스, 배달대행 등은 유상운송 보험을, 자영업자가 본인의 사업과 관련된 배송만을 목적으로 할 때는 비유상운송 보험을 필수로 가입해야 한다. 이 밖에도 모터사이클 렌트 업무를 위한 보험이 있다.

용도와 목적에 맞는 이륜차 보험 가입은 매우 중요하다. 사실 ()유상 보험은 아직까지 의무 가입이 아닌 보험사의 특약 개념이다. 하지만 약관을 살펴보면 가입 목적과 적합하지 않은 운행 중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사는 보상을 책임질 의무가 없다. 사고에 대한 보상은 본인이 전부 책임져야 하며, 경우에 따라 형사 고발 및 민형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보험사는 보험 가입 시점부터 이를 여러 차례 고지한다. 따라서 가정/출퇴근 용도의 보험을 가입하고 유상운송 업무를 실시하는 일은 지양하는 것이 옳다.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이륜차 종합 & 유상운송 보험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유상운송 보험의 가입을 망설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터무니 없이 비싼 보험료 때문이다. 동일한 기준(대인1, 대인2, 대물1, 전 연령)으로 가정/출퇴근용 보험료(1,321,720)와 유상운송 보험료(15,713,430)를 비교해보면 가입자에 따라 10배가 넘는 차이가 발생한다. 1,500만원이 넘는 보험료는 부업 배달 라이더는 물론 배달을 전업으로 삼는 라이더도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또한 대인1, 대물1이 적용되는 책임 보험은 보장 범위가 적어 실질적인 사고 처리에 어려움이 있다. 대인 무한에 대물 보상 한도를 높일 수 있는 종합 보험은 가입 승인을 받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보험사가 이륜차 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보장성이 높은 종합 보험, 또는 유상운송 보험 가입 승인을 거부하거나, 아니면 이륜차 보험 가입 자체를 거부하기도 한다. 또한 유상운송 조회 내역이 있는 가입자의 가정용 보험 가입을 거부하거나, 유상운송 보험에서 가정용 보험으로의 변경을 거부하는 등 다양한 실제 사례가 존재한다.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보험료를 지불하며 이륜차 보험을 가입하려 해도 그조차 쉽지가 않은 것이다. 이 밖에도 기존 이륜차 보험 계약을 갱신하는 시점에서 별다른 사고가 없었거나, 경미한 사고가 발생했더라도 보험료가 과도하게 증가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과연 해법은 없는가?
이와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배달 업계는 동분서주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 KB 손해보험과의 협약을 통해 시간제 유상운송 보험을 도입했다. 20시간으로 한정해 배달의 민족의 배민 커넥트업무를 실시하는 동안은 기존 가정용 보험을 유상운송 보험으로 변경 적용해 주는 서비스다. 현재는 KB 이륜차 보험의 가정용 보험 계약자만 이용할 수 있으며, 유상운송 보험료는 최초 1시간 기본요금 외에 10분 단위로 추가 부과된다. 일하는 시간 동안만 지불하면 되는 시간제 유상운송 보험은 과도한 보험료 부담을 줄인 모범적인 사례다. 최근에는 요기요도 시간제 유상운송 보험 도입 소식을 밝혔다. , 특정 보험사의 가입자만 이용 가능하고, 심사 과정에서 승인 거부 당할 수 있다. 이용 가능 시간( 20시간)과 적용 가능 기종(125cc 이하)을 한정한 부분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보험사의 가입 거부 사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의 이륜차 보험 가입은 다이렉트 보험을 통해 직접 견적을 산출하더라도, 모터사이클의 사진 제출과 유선 상담 등의 과정을 거쳐 가입 승인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일부 가입자들은 10~20% 정도의 다이렉트 보험료 할인 혜택을 포기하더라도, 보험설계사를 통한 가입을 진행한다. 보험료는 다소 비싸지만, 가입 거부와 같은 상황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이륜차 보험 체계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관심이 절실하다. 모터사이클 라이더를 잠재적인 위법자로 인식하는 보험사의 횡포는, 관련 정부 기관이 명확한 기준점을 제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가 상식적인 보험료를 산정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해 라이더의 권익을 지켜주어야 한다.
 
라이더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교통법규를 준수한 모터사이클 운행은 물론 용도에 맞는 보험 가입에 대한 경각심도 필요하다. 가입한 보험의 용도와 다른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본인과 라이더 모두에게 돌아온다.



이찬환 기자 chlee@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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