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을 가장 잘 이해하는 방법은 바로 타는 것이다. 스포츠 장르는 고갯길을 달려봐야 제 맛을 느낄 수 있고, 멀티퍼퍼스 장르는 다양한 도로에서 주행을 해봐야 활용도를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투어러는 장거리를 달리며 주변 풍경과 어우러지는 투어를 경험해야 그 의미를 체감할 수 있다.
할리데이비슨코리아의 ‘미국투어’는 바로 그런 의미다. 할리데이비슨의 모터사이클을 가장 잘 이해하고 안전하게 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투어러를 투어러답게 느끼도록 말이다. 그것도 할리데이비슨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라이딩을 한다면 즐거움은 배가 될 것이다. 지난 8월 26일부터 9월 2일까지 진행한 ‘2017 미국투어’가 바로 그 결과물이다.
올해로 7회를 맞이한 할리데이비슨 코리아의 미국투어는 지난 2006년에 처음 시작했다. 당시 할리데이비슨이 설립된 밀워키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동서를 가로지르는 약 6,000km의 대장정이었다. 자신이 소유한 모터사이클 브랜드의 고향을 달릴 수 있다는 것은 쉽게 접하기 힘든 경험이다. 고객들의 반응 역시 뜨거웠으며, 이를 계기로 2011년부터 매년 미국투어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미국투어는 6박 8일간 진행했으며, 40여명의 라이더가 참석했다. 미국 서부 일대를 라이딩하면서 주요 관광명소와 할리데이비슨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코스로, 총 2,100km에 달하는 장거리투어 일정으로 진행했다. 단순히 해외에서 모터사이클을 타보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갖고 있는 지리적, 문화적 특성을 모터사이클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인 것이다.
참가자는 신차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함과 동시에 할리프렌즈 어플리케이션 런칭기념으로 진행했던 ‘2017 스탬프 투어’의 상위 다섯 명에게 전액 무료 참가기회를 제공해, 보다 많은 할리데이비슨 라이더들에게 미국투어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출발 전,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해 미국의 교통법규 등을 숙지할 수 있도록 해 안전사고를 철저히 예방했다.
투어는 매일 400~500km를 달려야 하는 일정이다. 이는 서울에서 부산을 이동하는 것 이상의 거리다. 때문에 장거리투어에 특화되지 않은 모터사이클이라면 투어의 진면목을 느끼기도 전에 라이더가 지치게 된다. 그것도 하루 이틀로 끝나지 않고 연속된 일정이기에 피로는 배로 쌓인다. 반대로 장거리 라이딩이기 때문에 투어링 모터사이클의 성능을 판가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며, 할리데이비슨의 투어링 계열은 이러한 조건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시작은 로스앤젤레스. 그리고 라스베이거스를 거쳐 자이언 국립공원(Zion National Park)과 앤털로프 캐니언(Antelope Canyon) 그리고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중 하나인 그랜드 캐니언(Grand Canyon)을 방문한 뒤 바스토를 거쳐 다시 로스앤젤레스로 복귀하는 일정이다. 일정 내에는 당연히 고속도로도 달린다. 우리나라는 모터사이클의 고속도로 출입을 금지하기에, 모터사이클로 고속도로를 달린다는 것이 아무렇지 않으면서도 생소한 경험이 된다. 또한 미국은 면적이 넓은 만큼 타임존을 통과하면 순식간에 시간이 점프하기도 하며, 다시 과거로 돌아가듯 늦춰지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광활한 대륙에서 만끽할 수 있는 자연경관은 미국투어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유타주 남서부에 위치한 자이언 국립공원은 약 540㎢에 달하는 면적을 자랑하며, 도로의 좌우에 웅장하게 펼쳐진 절벽 및 협곡 등과 함께 달릴 수 있다.
앤털로프 캐니언은 사진가들에게 눈과 마음, ‘영혼에 축복을 내리는 곳’이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사암 협곡인 이 곳은 표면의 균열과 침식작용 등에 의해 독특한 형태를 갖고 있으며, 이에 따라 빛의 기둥이 생기는 등의 신비로움을 보이기도 한다.
1979년에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된 그랜드 캐니언은 깊이가 1.6km에 달하고, 동서 길이가 445km, 너비가 29km나 되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에 선정됐을 만큼 유명한 협곡이다. 또한 그랜드 캐니언의 동쪽에 위치한 데저트 뷰 전망대(Desert View Watch Tower)에 오르면 작은 창문을 통해 그 장관을 볼 수 있다.
물론, 즐길거리는 자연환경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동부와 서부를 잇는 루트66을 달리면 미국의 문화와 역사를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다. 루트66을 따라 생겨났던 과거의 작은 마을과 상점 등도 볼 수 있고, 로이스 모텔&카페와 바그다드 카페도 그 중 한군데다. 특히 세계 각국의 할리데이비슨 라이더들이 각 나라의 호그(H.O.G.) 챕터 스티커 및 티셔츠 등을 가져와 가게 곳곳에 장식해 놓은 것도 특징이다.
바람을 맞으며 자연과 함께 투어를 하고, 라이더끼리 통하는 문화와 삶을 즐기기도 하는 것이 바로 모터사이클의 장점이다. 이 소중한 경험을 만끽하고 돌아온 참가자들은 분명 미국 투어 전과 후의 모터사이클 라이프가 달라졌을 것이다. 모터사이클의 브랜드를 이해하고 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고, 할리데이비슨의 고향에서 함께한 6박8일간의 여행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할리데이비슨 코리아의 미국투어는 브랜드가 라이더와 가장 친밀해질 수 있는 시간이다. 라이더의 마음은 라이더가 알듯이, 같이 달리는 순간부터 고객과 직원의 관계를 넘어 할리데이비슨을 타는 라이더로 통일된다. 어쩌면 브랜드가 원하는 고객과의 진정한 소통이야말로 해당 브랜드를 잘 이해시키고 즐겁게 타도록 돕는 것이다. 그리고 라이더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브랜드가 추구하는 소통이 이루어진다. 이번 미국투어 역시 할리데이비슨 코리아와 할리데이비슨 라이더 모두에게 큰 추억이자 선물이 됐다.
글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