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사용설명서 #53, 넘어진 모터사이클 세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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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을 타다 보면 넘어지는 일이 발생한다. 주차 중에 넘어뜨릴 수도 있고, 모터사이클을 밀고 끌던 도중에 넘어질 수도 있으며, 주행 중 미끄러질 수도 있다. 사고가 발생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잠깐의 실수로 모터사이클을 넘어뜨릴 수 있다. 때문에 넘어진 모터사이클을 일으켜 세우는 것 또한 라이더가 알아둬야 할 기본 사항 중 하나다. 모터사이클 사용 설명서 쉰 세 번째 이야기, 넘어진 모터사이클 세우기를 시작한다.


당황하지 말고 예비동작을 취하자

모터사이클은 두 바퀴라는 구조로 인해 잠깐의 실수에도 중심을 잃고 넘어진다. 때문에 라이딩 경력이나 실력과 상관 없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모터사이클의 무게가 가볍든 무겁든, 라이더는 자신의 모터사이클만큼은 일으켜 세울 줄 알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당황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모터사이클을 넘어뜨리면 순간적으로 창피하다는 생각 때문에 재빨리 모터사이클을 일으켜 세우려고 하는데, 이때 조심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빨리 세워보겠다고 허겁지겁 행동하다가 2차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한 요령과 방법을 숙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힘으로만 해결하려다가 오히려 몸까지 다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반드시 정해진 방법은 아니더라도, 일반적으로 행하는 방법을 상황에 맞게 또는 유리한 쪽으로 시도해야 몸도 다치지 않고 효율적으로 모터사이클을 일으켜 세울 수 있다.

모터사이클을 넘어뜨렸다면 잠시 숨을 고르자. 이후 상황 파악 후 단계별로 차근차근 일으켜 세우도록 한다. 우선 시동이 꺼졌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기어를 1단으로 넣도록 한다. 중립상태일 경우, 경사진 곳이라면 모터사이클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밀려 내려갈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또한 발라클라바나 두건 등을 이용해 브레이크 레버와 핸들그립을 묶어서 브레이크를 잡아두는 방법도 좋다. 특히 모터사이클이 아닌 스쿠터처럼 트랜스미션이 CVT 방식이라면 바퀴가 굴러가지 않도록 잠금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모터사이클이 오른쪽으로 쓰러진 상태라면, 사이드스탠드를 미리 펴놓도록 한다. 모터사이클을 일으켜 세우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힘을 쓰다가 반대편으로 무게중심이 쏠려서 다시 넘어가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힘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2차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사이드스탠드를 펴놓고 세우도록 한다. 또한 주행하던 중에 넘어뜨렸다면 일으켜 세울 때 머플러나 배기관 등에 데이지 않도록 조심한다.


힘과 요령을 숙지하고 일으켜 세우자

준비동작을 모두 마쳤다면 힘과 요령으로 일으켜 세우면 된다. 특히 잘못된 자세로 힘을 쓰다가 허리를 다치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것은 모터사이클을 들어올리는 것이 아닌, 쓰러진 반대편으로 밀어서 넘긴다는 생각으로 힘을 써야 한다. 또한 순간적으로 온 힘을 한번에 발휘하려다가 근육이 놀라거나 허리를 삐끗할 수도 있다. 몸을 모터사이클과 가깝게 위치시키고, 지면과 수직방향이 아닌 반대편 대각선 방향으로 밀어낸다는 방식으로 지긋이 밀어붙이도록 한다.

모터사이클을 바라보는 자세로 세우고자 한다면(왼쪽으로 넘어진 상태), 왼손은 핸들그립을, 오른손은 탠덤그립 혹은 단단한 부위나 힘을 쓰기에 편한 자세를 취할 수 있는 부위를 잡는다. 그리고 발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잘 지지한 상태에서, 허리가 아닌 하체의 힘을 이용해 몸 전체를 반대쪽 방향으로 밀어 넘기는 느낌으로 일으켜 세운다. 어느 정도 모터사이클이 세워진 상태라면, 반대편으로 다시 넘어가지 않도록 힘 조절을 한다. 무게중심이 반대편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는 몸까지 함께 딸려 넘어가게 된다.

또 다른 방법은 양손으로 핸들그립을 잡고 일으켜 세우는 방법이다. 위와 마찬가지로 핸들은 모터사이클이 넘어진 쪽으로 틀어져야 한다. 반대편으로 꺾여있을 경우, 몸에서 멀어지기에 힘을 발휘하기도 힘들뿐더러, 일으켜 세우는 과정에서 역시나 반대쪽으로 넘어가기 쉽다. 혹여 모터사이클이 미끄러지더라도 라이더 쪽으로 기울어져야 신체부위로 받치거나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양손으로 핸들그립을 잡고 일으켜 세우는 방법 역시, 위와 동일하게 허리가 아닌 하체를 비롯한 몸 전체를 활용해야 다치지 않는다.

모터사이클을 등진 방향으로 세우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이 경우, 오른손으로 핸들그립을, 왼손으로 일으켜 세우기 적합한 부위를 잡는다. 역시 들어올리지 않고, 골반 혹은 요추를 시트에 대고 뒤쪽으로 밀어낸다는 생각으로 일으켜 세우도록 한다. 또한 등을 진 상태이기에 무게중심이 반대편으로 넘어가면 보다 크게 다칠 수 있으니 주의하도록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혼자의 힘으로는 부족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주변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해 함께 대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모터사이클을 넘어뜨렸다고 해서 당황하지 말자.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자신의 모터사이클을 얼마나 다룰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며, 넘어진 모터사이클을 일으켜 세우는 것 역시 직접 타고 달리는 것만큼이나 안전한 라이딩에 꼭 필요한 과제임을 기억하자.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사진
김민주 기자 mjkim@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