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사용설명서 #59, 사고유형을 분석하고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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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딩을 하다 보면 빈번하게 발생하는 모터사이클 사고가 몇 가지 있다. 이는 초보 라이더부터 숙련된 라이더까지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들이다.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이 도로 위에서 공존하기에 불가피하게 생기는 상황도 많고, 라이더들의 방심과 실수로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때문에 도로 위에서는 라이딩 경력과 상관 없이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100퍼센트의 방법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사고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사용설명서 쉰 아홉 번째 이야기, 사고유형 분석과 대비를 시작한다.


사각지대 회피

자동차 운전자가 나의 위치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라이더의 입장에서는 자동차가 갑자기 차선을 변경하거나 무작정 밀고 들어온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로 인해 시비가 자주 붙기도 하며, 실제로 사고가 나는 일도 허다하다. 이럴 경우 라이더는 생명의 위협을 받기 때문에 화가 나는 것은 물론 간담이 서늘해질 정도로 놀라기 마련이다. 반면에 자동차 운전자 입장에서는 모터사이클을 정말로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바로 사각지대 때문이다.

사각지대는 언제나 위험하다. 특히 자동차 운전자는 내부에 갇힌 상태로 운전을 하기 때문에 필러 등의 장애물로 인해 주변의 식별이 어려운 사각지대가 넓게 분포해 있다. 자동차의 바로 앞과 뒤는 물론 운전석 쪽의 일부 측 후방과 조수석 쪽의 일부 측 후방 그리고 A필러에 가려지는 부분 등이 그렇다. 사이드미러가 미처 다 보여주지 못하는 부분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자동차는 후방카메라 등의 장비를 도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시각각 확인할 수 있는 모터사이클보다 주변 시야에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다.
 
사각지대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라이더가 스스로 피하는 것이다. 자동차 운전자도 보다 꼼꼼하게 주변을 체크해야 하지만, 사고 후에 시시비비를 가리기 보다는 라이더도 미리미리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급적 자동차의 사각지대에서 머무르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되도록이면 주변의 자동차들과 멀찌감치 떨어져서 달릴 수 있도록 추월해서 앞서거나 혹은 아예 후방에서 달리도록 한다. 모터사이클은 자동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고 라이더의 신체가 외부로 노출되기 때문에 사고 시 몇 배는 더 치명적이다. 상대방이 나의 위치를 알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방어운전으로 먼저 피하는 것이 사각지대로 인한 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다.


선회 시의 위험요소

모터사이클이 자동차와 다른 점 중 하나는 바로 넘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와 달리 선회 시 차체를 기울여야 하기에 자칫 미끄러질 수 있으며, 노면의 상태에 따라서 미끄러져 넘어질 사고의 위험도 크게 좌우된다. 바로 이런 역동적인 움직임이 모터사이클만의 매력이면서도 항상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일반도로에서는 더욱 그렇다. 특히 고갯길은 물론 블라인드 코너 등에서 과도하게 차체를 기울이거나 속도를 높여서 주행한다면, 순간의 실수로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또한 아무리 라이더가 조심하더라도 주변의 요소 때문에 위험한 상황에 맞닥뜨릴 수도 있다. 일반도로는 서킷이 아니기 때문에 노면의 상태가 천차만별이다. 특히나 코너를 선회 중이라면 자그마한 이물질이라도 차체 움직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겨울에는 눈과 블랙아이스 등을 조심해야 하고, 맨홀이나 포트홀, 방지턱 등의 장애물은 물론 산에서 쓸려 내려온 흙과 모래 및 자갈 등이 널브러져 있을 수도 있다. 마주 오는 자동차가 중앙선을 침범하지 않으리란 법도 없으며, 라이더가 코너 진입 시에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해 선회 라인이 부풀어 중앙선을 침범하거나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경우도 많다. 도로상황과 교통흐름은 예측할 수 없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는 자세를 잊지 않고 안전하게 주행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현명한 라이딩이다.


조작의 실수

미숙한 조작법으로 인한 사고도 빼놓을 수 없다. 모터사이클은 두 바퀴의 구조적인 특성으로 차체 움직임이 역동적이며, 조작에 따른 반응도 매우 민감하다. 때문에 가속과 감속을 위한 조작을 단순하게 생각하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초보 라이더라면 감각을 제대로 익힐 때까지 절대로 무리하게 주행하지 않도록 하며, 스로틀 그립 및 브레이크 레버 등을 세심하게 다뤄야 안전은 물론 어이없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브레이크 조작이 서툴면 아무리 저속으로 주행한다 하더라도 제자리에서 넘어지는 웃지 못할 사고를 당할 수 있다. 급조작으로 인해 모터사이클이 정차하면서 순간적으로 중심을 잃게 된다. 게다가 예상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100kg이 훌쩍 넘는 모터사이클이 갑자기 한쪽으로 기울면 버텨낼 재간이 없다.

스로틀 그립 역시 마찬가지다. 고성능 모터사이클일 경우 스로틀 그립을 조금만 비틀어도 앞 바퀴가 들썩일 만큼 힘이 좋다. 때문에 아무리 전자장비가 탑재됐다 하더라도 세심한 컨트롤을 필요로 하며, 초보자일 경우에는 가급적 저배기량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넘어지는 모터사이클을 일으켜 세워보겠다고 힘을 주다가 자신도 모르게 손에 힘이 들어가면서 스로틀 그립을 비트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밀고 끄는 요령부터 넘어진 모터사이클을 세우는 법 역시 라이더가 익혀야 할 기본 사항 중 하나이며, 달리고 돌고 서는 기본적인 동작을 능숙하고 신속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조작법을 철저하게 익히도록 한다.


갓길 및 차간 주행

갓길 주행 시에도 사고가 잦다. 특히 모터사이클을 처음 타거나 크기가 확연히 다른 모터사이클로 기변했을 경우에는 차체 폭을 잘 가늠해야 한다. 또한 사이드케이스 등을 장착했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갓길 주행 및 차간 주행을 할 시에는 다른 모터사이클 및 자동차에 방해되지 않도록 하며, 상대방 운전자가 놀라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과속 역시 금물이지만, 옆 차량의 사각지대에서 주행하는 것 또한 위험하며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가급적 차량 사이로 주행하는 것을 삼가도록 하며, 갓길 주행 및 차간 주행을 해야 할 경우에는 옆 차량보다 조금 빠른 속도로 신속히 빠져나가도록 한다.


교차로 및 비보호 좌회전

교차로 및 비보호 좌회전인 곳은 사고다발 지역이다. 도심에서도 심심찮게 접촉사고가 발생하기도 하며, 교외의 국도 등에서는 접촉사고는 물론 한번의 사고로도 크게 다칠 수 있다. 비보호 좌회전인 구간에서는 자신의 주행경로에 초록색 신호등이 켜져 주행의 우선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맞은편의 반대편 차선에서는 좌회전의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기에 언제든지 움직일 대비를 하고 있다. 또한 모터사이클은 상대적으로 크기는 작지만 가속은 빠르기 때문에 상대편 운전자가 다가오는 속도를 쉽게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직진주행의 우선권이라 하더라도 언제든지 감속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하면서 주행하도록 한다.
 
교차로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나 통행량이 드문 한적한 국도일 경우 신호등이 없거나 노란색 점멸 신호등만 설치된 장소도 많다. 이럴 경우 주변에 차량이 없으리라는 생각으로 도로상황을 살피지 않고 무턱대고 지나쳐가거나 혹은 과속으로 지나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보행자는 물론 어느 방향에서도 차량이 돌진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감속한 후 좌우를 충분히 확인한 후 지나가도록 한다. 안일한 생각과 잘못된 순간의 판단은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골목길에서는 반드시 서행해야 하며, 택시와 버스 등의 대중교통은 언제든지 정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심해야 하는 등 자주 일어나는 사고에 대비해야 할 사항들은 수두룩하다. 하지만 방어운전의 자세와 교통법규 준수 그리고 양보와 배려의 자세로 라이딩에 임한다면 사고의 발생을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것보다 안전하게 가는 라이더야말로 모터사이클을 가장 잘 타는 라이더다.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사진
김민주 기자 mjkim@biker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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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