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입문자 주목! 500만원 이하 트로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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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 입문은 구매 희망 기종을 결정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자신의 용도에 맞는 모터사이클을 선택해야 하며, 선호하는 브랜드와 디자인을 가려내는 것도 중요하다. 이 밖에도 시트고, 포지션, 연비, 색상, 내구성 등 고려해야 할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다만 이중에서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가격’을 빼놓을 수 없다.

모터사이클 입문자에게 가격은 특히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처음부터 고가의 모터사이클을 구매하는 것은 큰 결심이 필요하며 진입장벽도 높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저배기량의 모터사이클을 경험하고 익숙해진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늦지 않다. 어찌 보면 차근차근 배기량을 높이는 것이 안전하게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현명한 방법이며, 각 기종이 제공하는 다양한 매력을 순차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500만원. 적다면 적고 크다면 큰돈이며, 모터사이클 시장에서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누려볼 수 있는 금액이기도 하다. 기사에서 소개하는 모터사이클의 가격을 500만원으로 정한 이유다.


언더본, 스포츠, 멀티퍼퍼스 세 갈래의 장르는 각기 목적도 다르고 성격도 확연히 다르다. 스포츠 장르는 속도를 추구하며 달리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언더본 장르는 일상 속 커뮤터로 특히 도심에서 그 빛을 발한다. 멀티퍼퍼스 장르는 모험 정신을 자극하며 레저 수단으로의 활용도 가능한 팔방미인이다. 각각의 모터사이클 장르에서 넘치는 가성비와 매력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500만원 미만의 모터사이클을 소개한다.


혼다 슈퍼커브 C125, 스타일리시한 프리미엄 커뮤터
첫 번째로 소개할 기종은 언더본 타입의 혼다 슈퍼커브 C125. C125는 언더본 타입 모터사이클의 시초인 C100의 헤리티지를 계승했다. C100 1958년 개발 당시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도록 한다라는 인본주의에 입각해 제작됐다. 이 정신을 이어 받은 C125는 입문자는 물론 여성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프리미엄 커뮤터다.

슈퍼커브 C125는 슈퍼커브 110의 프리미엄 모델이다. 기존의 슈퍼커브 110 대비 많은 부분에서 발전했다. 엔진부터 다르다. 기존 109cc에서 15cc만큼 커진 124cc 엔진을 장착해 보다 뛰어난 가속력과 출력을 확보했다. 배기량은 커졌지만 연비는 리터당 69km로 보다 효율적이다. 댐퍼 러버, 크랭크 베어링을 장착해 아이들링 상태에서 진동과 소음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또한 저소음 기어, 시프트 드럼 베어링, 시프트암 등의 변속 장비를 채용해 조작감은 상승했고 변속 충격은 완화했다. 슈퍼커브의 약점으로 지적 받던 서스펜션 또한 프론트 10mm, 리어 19mm만큼 트래블을 길게 설정해 편안한 승차감을 확보했다.

C125의 장점은 편의성과 디자인에 있다. 우선은 편의성이다. 시트고는 780mm로 적당하다. 특히 시트 앞 레그 스루 공간으로 승하차가 편리하다. 무게는 110kg에 불과해 누구나 손쉽게 다룰 수 있다. 변속 방식 또한 간편하다. 원심 클러치 변속 방식을 채용해 별도의 조작 없이 클러치 패달을 밟는 것만으로 변속이 이뤄진다. 이로 인해 클러치 조작으로부터 해방된 왼손은 자유로워졌다. 날렵한 차체는 도심 속 라이딩에 최적화 돼 있고 ABS도 장착해 안정적인 제동을 돕는다. 엔트리급 기종이지만 스마트키 시스템도 겸비해 편의성을 대폭 업그레이드했다.

디자인 완성도와 각종 파츠는 일취월장했다. 계기반부터 달라졌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장점만을 조합해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절삭 가공 마감을 한 스포크 휠을 장착했으며 엔진 커버, 스테인레스 머플러, 스텝, 클러치 패달, 핸들 그립 & 밸런스 등은 슈퍼커브 110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급스럽고 뛰어난 디자인을 자랑한다. 모든 램프류에는 LED를 장착했고 혼다 엠블럼, 앙증맞은 리어 캐리어 등으로 디테일을 살렸다.

가격은 465만원이다. 슈퍼커브 110에 비하면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이지만 기존 병행수입과 비교하면 약 80만원 가량이 낮아진 합리적인 가격이다. 특히 구매 후 별도의 커스텀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의 뛰어난 마감 완성도와 고급 파츠의 적용, 새로 개발한 엔진과 서스펜션의 업그레이드 등을 고려하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가격이기도 하다. 컬러는 블루와 블랙 두 가지로 출시했다. 출퇴근 용도의 모터사이클이 필요하고 스타일도 포기할 수 없다면 C125가 완벽한 답안이다.


로얄엔필드 히말라얀, 히말라야가 낳은 멀티퍼퍼스
500만원으로 멀티퍼퍼스를 살 수 있다는 것부터 의문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능하다. 로얄엔필드는 히말라얀을 495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속담이 있지만 히말라얀은 예외다. 로알엔필드는 실제 인도의 히말라야 일대를 누빈 경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히말라얀을 제작했다. 탄탄한 기본기는 물론 신뢰성까지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다.

히말라얀은 411cc 단기통 엔진을 탑재했다. 빅 싱글 엔진이라 진동이 심할 법도 하지만 카운터 밸런스의 장착으로 불쾌한 진동은 없애고 기분 좋은 진동은 남겨 뒀다. 최고출력은 24마력, 최대토크 3.3kg*m로 특출나지 않지만 모자람도 없어 모터사이클 입문자도 제어하기 쉽다. 서스펜션은 앞뒤 각각 200mm 180mm 트래블을 갖춰 임도를 달릴 채비를 마쳤다. ABS도 기본으로 장착했다.

히말라얀은 오프로드를 주파하기 위한 요소를 차체 곳곳에 배치했고 특성도 그렇다. 21인치 프론트 휠, 엔진 가드, 언더 가드, 너클 가드로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졌다. 시트고는 800mm로 멀티퍼퍼스 장르 중에는 부담이 적은 편에 속하며 중량은 182kg으로 이 역시 성인 남성이라면 무리가 없다. 페니어 케이스를 장착하면 수납성도 탁월해 장거리 라이딩을 떠나기도 좋다.

히말라얀은 모터사이클 입문자는 물론 기존 라이더들도 눈독 들일 만한 메리트를 갖고 있다. 기존에 온로드를 중심으로 라이딩을 즐기던 라이더에게 오프로드는 미지의 영역이다. 오프로드 라이딩을 즐기기 위해서는 멀티퍼퍼스나 엔듀로 장르의 모터사이클이 필요하지만, 무턱대고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멀티퍼퍼스 모터사이클을 구매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오프로드 라이딩이 개인 취향에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초기 투자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히말라얀은 그들을 위한 좋은 대안이다. 495만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과 일정 수준 이상의 오프로드 주행 능력을 겸비했기 때문이다. 히말라얀으로 오프로드를 경험해 본 뒤 주행 스킬을 향상시키고 오프로드에 익숙해질 즈음에 다음 스텝을 밟아도 늦지 않다. 아니 오히려 안전하다. 히말라얀에게 오프로드 전도사라는 별칭을 붙여주고 싶다. 

스즈키 GSX-R125, 만인을 위한 스포츠
마지막으로 소개할 모델은 스즈키 GSX-R125. 배기량 125cc미만 엔트리급 스포츠 장르에서는 독보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기종이기도 하다. 125cc 이상의 모터사이클을 운행하기 위해서는 2종 소형 운전면허가 필요하다. 2종 소형 면허를 취득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클러치에 대한 감각과 중심을 잡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GSX-R125는 클러치 조작에 대한 감을 익힐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스포츠 포지션에 익숙해질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한다. 쿼터급 및 미들급을 넘어 슈퍼 스포츠 장르에 도전하기 위한 발판인 셈이다.

단순히 클러치와 포지션에 익숙해지기 위한 것이라면 GSX-R125를 구매하는 것 이외에도 다른 방법이 있다. 운전면허 학원을 등록해 10시간의 반복 숙달로 면허를 취득할 수 있고, 라이딩 스쿨을 통해 라이딩 스킬을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모터사이클로 매일 운전하며 나만의 포지션을 만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GSX-R125 오너가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기특하게도 GSX-R125는 스포츠 엔트리 기종이 갖춰야 할 덕목에 충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