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헌(素昍) 커스텀, 예술이 된 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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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탕 소, : 밝을 헌. ‘바탕이 깨끗하다.’라는 뜻을 가진 소헌 커스텀의 임태양 대표를 만났다. 그는 199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30년 동안 모터사이클과 자동차 커스텀 페인팅을 업으로 삼아왔다. 임태양 대표는 디자인 페인팅, 파츠 제작, 특수 도장까지 관련 업무를 도맡아 실시하며 올드카 복원까지 가능한 커스텀 페인팅 업계의 마이다스 손이다.

임태양 대표를 만난 곳은 경기도 광주 소재의 작업실이다. 작업실 한편에는 임태양 대표의 스트라이프 로버 미니와 새롭게 작업 중인 로버 미니, 그리고 판금 도색 작업 의뢰를 받은 베스파 등이 자리했다.

임태양 대표는 과거 유명 미술 학원에서 강사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당시 할리데이비슨의 다이나 로우라이더(FXDL)을 소유했던 그는 슬립으로 인해 망가진 자신의 모터사이클에 직접 페인팅 한 것을 계기로 커스텀 페인팅에 입문했다. 이후 도장 공장을 시작으로 커스텀 페인팅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습득했고, 2017년부터는 올드 카 복원 분야에서 이름을 알린 모헤닉 개러지에서 3년간 도장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여러 가지 작업을 진행했다. 현재는 경기도 광주시에 작업장을 마련하고 ‘SOHUN AUTOBODY’로 활동하고 있다.

임태양 대표는 자신의 작업 스타일이 각본 없는 드라마와 같다고 표현했다. 고객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커스텀 페인팅 대상에 대한 컨셉트를 설정하고 도안과 색상을 확정한다. 대상 기종의 매력을 부각시키는 작업을 추구하지만 경우에 따라 의뢰인의 개인적인 성향을 표현하거나 의미가 부여된 소재를 반영하기도 한다.
 
임태양 대표의 작업은 특이한 질감이나 색상을 표현하는 특수 도장, 직접 고안한 그래픽을 입히는 커스텀 페인팅, 기존에 없던 컨셉트 파츠 제작 등으로 이뤄진다. 틀에 얽매이기 싫어하고 자유분방한 성격 탓에 기존에 없던 시도를 즐겨 하는 편이다. 이 밖에도 오래된 기종을 새것처럼 만드는 복원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임태양 대표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으로 아들 임재현 씨의 할리데이비슨 1200 스포스터 커스텀 페인팅을 꼽았다. 2006년식으로 카뷰레터 방식을 적용한 마지막 스포스터에 특별함을 더한 것이다. 해당 작품은 아들 재현 씨의 영어 이름인 ‘MAX’를 컨셉트로 구현했다. 아들이 강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을 담아 연료탱크에 강인한 사자의 모습을 그려 넣었고 나머지 공간에는 아들의 얼굴, 정비사를 표현한 연장과 공구, 함께 복원을 진행했던 코브라 모델, 좋아하는 뮤지션 등 다양한 의미의 그림들로 채워 넣었다.

핸들, 그립, 풋스텝, 프론트 숏 팬더, 리어 팬더 가니쉬, 마운트 브래킷 등의 다양한 파츠를 직접 제작했으며 에어클리너 커버에 ‘MAX’ 레터링을 새겨 넣고 계기반에는 동명의 맥주 캔을 활용해 위트를 더했다. 현재 1200 스포스터 커스텀 모델 ‘MAX’양평 만남의 광장휴게소 인근에 위치한 라이더 카페 투 스트로크(2 STROKE)’에 전시 중이다.

이 밖에도 하드캔디 페인팅을 적용한 베스파 LX125를 비롯해 스트라이프 페인팅 로버 미니, 현대 포니 픽업 커스텀 등 다채로운 작품들을 여러 장소에 전시하며 소헌 커스텀을 널리 알리고 있다. 임태양 대표는 자신의 작품을 본 관람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볼 때, 고된 작업에 대한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임태양 대표는 다양한 작업 중에서도 특히 도장면을 다지는 작업에 대해 강조했다. 커스텀 페인팅 공정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이 작업은 결과물의 품질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밝혔다. 임태양 대표는 완벽한 도장면 확보를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물론, 마무리 작업에서도 클리어 처리를 네 차례에 걸쳐 실시하는 등 모든 작업에 정성을 기울인다고 했다. 때문에 일반적인 커스텀 페인팅 작업은 1주일 정도를 잡고 기종 별 컨셉트, 파츠 제작 여부 등에 따라 최장 2~3달의 작업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임태양 대표는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 몸이 허락할 때까지 다양한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싶다는 소망과 함께 현재 모터사이클 정비 기술을 습득하고 있는 아들 임재현 씨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개러지를 설립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신이 작업한 결과물이 의뢰인의 추억과 기억의 흔적이 되길 바란다며 커스텀 페인팅에 대한 가치관을 밝히기도 했다. 매 작업마다 모터사이클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는 임태양 대표의 소헌 커스텀이 어떤 결과물들을 보여줄 지 기대된다.



이찬환 기자 chlee@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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