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사용 설명서, #33 장마철 주행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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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장마는 라이더에게 눈엣가시다. 모터사이클은 두 바퀴로 노면을 움켜쥐고 차체를 기울이며 타야 하기 때문에, 도로와 날씨에 따라 생기는 다양한 변수가 자칫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나 비는 노면을 미끄럽게 할 뿐만 아니라 가시거리를 좁히고, 체온을 떨어트리는 등 라이더를 괴롭게 한다. 장마철에도 안전하게 라이딩을 할 수 있는 모터사이클 사용 설명서 서른 세 번째 이야기, 장마철 주행 방법을 시작한다.


노면을 분석하자

비가 오면 평소보다 주의해서 라이딩을 해야 한다. 우리가 간과했던 도로 위의 평범한 것들이 빗물을 만나면 부비트랩과 같은 위험요소로 변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다양한 정보를 알려주기 위한 도로 위의 차선 및 방향 표시 등의 페인트 도료는 라이더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도로 위의 페인트는 용도 특성상 내마모성과 내수성 등이 강한 성분을 사용하기에, 비가 오면 페인트 위에 빗물이 그대로 남아있거나 흐르게 된다. 때문에 페인트 위를 지날 때에는 급조작을 삼가고, 선회 중에는 페인트를 밟거나 차선 변경 등을 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복공판도 상당히 위험하다. 공사를 위해 임시로 설치하는 복공판은 철재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비가 올 경우 매우 미끄럽다. 복공판을 지날 때 역시 스로틀 및 브레이크 조작을 최소화하고 선회 하기 전에 미리 속도를 줄여 천천히 통과하도록 한다. 맨홀 역시 복공판보다 크기는 작다 하더라도 밟고 지나가는 순간에 자칫 그립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페인트나 시설물 이외에도 도로 위의 이물질도 신경 써야 한다. 도로 위의 이물질 자체가 모터사이클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지만, 이것들이 빗물과 만나게 되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빗물로 쓸려온 모래와 자갈 등은 물론 버려진 종이 박스와 같은 쓰레기 등도 물을 머금으면 순간적으로 차체 거동에 영향을 준다. 이외에도 변수는 다양하기 때문에 노면 상황을 항상 유심히 살피자.


시야 확보

노면 체크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시야 확보다. 특히나 헬멧 내에 습기가 차고 실드에 물이 튀기면 제대로 전방을 주시할 수 없다. 핀락 시스템으로 습기를 최소화하고 쉴드를 살짝 열어 헬멧 내부의 공기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헬멧에 조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시야 확보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넓게 시야를 보고 차간 거리를 넉넉히 유지하며, 평소보다 서행으로 주행하면서 급조작을 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사이드미러도 빗물에 가려 후방 시야 확보가 평소보다 어렵다. 신속하게 고개를 돌려 확실하게 후방을 확인한 후 차선을 변경하도록 하자.


타이어 체크

타이어 상태도 체크하자. 모터사이클 타이어는 별도의 계절 타이어가 없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점검이 필요하다. 타이어의 마모 및 균열 상태 등은 장마철에 예기치 못한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트레드의 잔량은 충분한지, 공기압은 적당한지, 균열이 생긴 곳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고 이상이 있다면 즉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모터사이클과 노면이 닿는 곳은 타이어뿐이니 철저한 관리는 당연하다.


라이딩기어도 기능성으로

라이딩기어도 장마철에 대비해야 한다. 비가 오는 날이 아니더라도 여름철에 라이딩을 할 경우에는 우의를 항상 챙기는 것이 좋다. 비를 맞으면 찝찝함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비를 맞으면서 달리게 되면 여름이라 하더라도 체온이 내려간다. 심할 경우 저체온증이 오고 모터사이클 조작에도 지장이 생겨 위험할 수 있다. 때문에 몸이 젖지 않도록 방수 라이딩 재킷을 입어야 하며, 되도록이면 우의를 재킷 겉으로 입어야 더 효과적으로 비를 막을 수 있다. 팬츠 역시 방수 기능의 팬츠 혹은 우의를 입도록 한다.

글러브 선택도 중요하다. 글러브가 비에 젖게 되면 여름이라 하더라도 손이 시릴 수 있다. 손가락 역시 스로틀 그립, 브레이크 및 클러치 레버 등을 조작해야 하기 때문에 감각이 무뎌지면 위험하다. 방수 기능을 갖춘 글러브를 착용하고, 손가락 부위에 고무 림이 덧대어진 글러브 등으로 헬멧 실드를 닦아낼 수 있다면 시야 확보에도 유리하다.

부츠도 방수와 통기성이 우수한 제품을 선택하자. 발은 손만큼 민감하지는 않지만, 역시나 젖은 상태로 장시간 라이딩을 하면 불쾌함은 이로 말할 수 없다. 더군다나 도로에서 튀는 빗물의 양도 상당할뿐더러 웅덩이를 지나친다거나 마주 오는 차에 물세례를 받게 되면 흠뻑 젖게 된다. 우천시를 대비할 수 있는 라이딩 부츠를 신고, 비가 많이 내린다면 부츠 커버를 덧씌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는 모터사이클을 타지 않는 것이 안전하겠지만, 라이딩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위험요소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대책 없이 비를 맞는 것과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준비된 마음가짐으로 장마철을 대비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