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라이딩이 위험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노면의 상태 때문이다. 기온이 내려가면서 노면의 온도가 낮아져 타이어가 마찰력을 잃기 쉽고, 눈이 오면 더욱 취약한 상태가 되기에 전도 및 슬립 등의 사고가 빈번히 발생한다. 또한 겨울에 발생하기 쉬운 블랙아이스는 라이더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정도로 위험하며, 이 밖에도 간과해서는 안될 요소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모터사이클 사용 설명서 쉰 여덟 번째 이야기, 겨울 도로의 부비트랩 탈출법을 시작한다.
블랙아이스
겨울의 노면은 위험요소가 많다. 다른 계절보다 마찰력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작은 방해요소라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조심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블랙아이스다. 블랙아이스는 눈이나 비가 내린 뒤에 생기는 얼음 막으로, 완전히 얼기 전에 도로 위의 먼지나 잔해 등과 뒤섞여 짙고 어두운 색으로 변한다. 때문에 아스팔트의 색과 구분이 어려워 눈에 잘 띄지 않고, 야간에는 더욱 분간하기 어렵다.
빙판길은 인지한 상태로 지나가려 해도 미끄럽기 마련인데, 블랙아이스처럼 잘 보이지 않는다면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모터사이클은 자동차보다 사고의 위험이 높다.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력에 따른 움직임과 상태의 변화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블랙아이스를 밟고 순간적으로 그립을 잃는다면 전도나 슬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욱이 고속 코너에서 블랙아이스를 잘못 밟으면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눈길보다도 미끄러운 것이 바로 블랙아이스다.
때문에 블랙아이스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노면을 주시하고 경계해야 한다. 또한 스로틀과 브레이크 조작을 최대한 부드럽게 해야 한다. 미리 알고 피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해 블랙아이스를 밟고 지나가야 한다면, 스로틀 및 브레이크 조작을 삼가고 차체 움직임의 변화도 최소화한다.
이에 앞서 겨울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블랙아이스도 위험하지만, 상대적으로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력 확보가 수월한 여름철 라이딩과 동일한 페이스로 달리려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 겨울에는 한 템포 늦추고 조금 더 여유 있는 자세로 라이딩에 임하는 것이 우선이다.
주차장과 주유소
주유소의 바닥은 방수 페인트로 처리한 곳이 많기 때문에 매우 미끄러워 의외로 넘어지는 불상사가 자주 발생한다. 물기가 묻어 있다면 더욱 미끄럽고,눈이 내리는 경우라면 특히나 위험하다. 주유소에 진입할 때는 당연히 서행이겠지만, 방수 페인트 위로 다져진 눈을 타이어가 밟고 지나갈 때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고속주행이 아니기에 큰 사고가 일어날 일은 드물겠으나, 추위에 굳어진 관절 등은 미끄러지면서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 급조작은 절대로 삼가고, 방향 전환도 조심하도록 한다. 또한 주유 시 센터스탠드를 세우거나 접을 때에도 신경 써야 한다. 라이딩부츠 밑창에 눈과 물기가 묻으면 더욱 미끄러지기가 쉽다. 주유를 끝내고 출발을 할 때도 부드럽고 천천히 이동하듯 빠져 나오도록 한다.
주차장 역시 조심해야 한다. 주차장 바닥도 방수 페인트로 마감한 곳이 많아 그립을 잃기가 쉽다. 또한 입구에는 이물질이 쌓여 있거나 빙판이 있을 수도 있다.서행이 우선이며 마찬가지로 급조작을 삼가도록 한다.
골목길과 길 모퉁이
골목이나 응달인 곳은 대로변과 차이가 있다. 눈이 내린 후라도 교통량이 많은 도심의 주요 도로는 대부분 빠른 시일 내로 제설이 이뤄진다. 하지만 골목은 제설이 빨리 이뤄지지 않아 눈이 곳곳에 쌓여 있는 경우가 많고, 햇빛이 잘 들지 않아 눈이나 빙판이 녹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골목이 아니더라도 응달인 곳 역시 온도가 쉽게 오르지 않아 꽤나 오랫동안 빙판과 눈이 그대로 방치돼있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하도록 한다.
갓길과 차선
갓길에는 도로 위의 온갖 이물질이 쌓이기 쉽다. 눈과 얼음은 물론 모래와 자잘한 쓰레기 등이 뒤엉켜 있다. 또한 눈이 오고 나면 염화칼슘을 뿌리기 때문에 이 역시도 길 모퉁이 쪽으로 모이게 된다. 게다가 뒤섞인 도로 위의 잔여물에 빙판이 가려져 있다면 매우 위험하다. 갓길 주행은 되도록 피하고, 주행을 한다 하더라도 천천히 지나가며 이물질을 밟고 지나갈 경우에는 스로틀 및 브레이크 조작을 피하도록 한다. 차선도 되도록 밟지 않는 것이 좋다. 차선은 특수 페인트 성분이기 때문에 미끄러운 것은 물론 물기가 차선 위에서 얼면 식별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선회 시에는 가급적 차선을 밟지 않도록 한다.
맨홀과 복공판
도로 위의 맨홀과 복공판은 평소에도 경계해야 한다. 맨홀과 복공판은 한여름에도 비가 내린 후에는 매우 미끄럽다. 가뜩이나 겨울이라면 눈이나 물기가 맨홀과 복공판의 차가운 금속 표면에서 그대로 어는 경우가 다반사기 때문에 훨씬 위험하다. 또한 맨홀은 도로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기 때문에 무심코 지나치다가 변을 당할 수 있다. 복공판은 일부 공사 지역 주변에 깔려 있기 때문에 매번 마주치지 않는다 하더라도 항상 유념해야 한다.
글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사진
김민주 기자 mjkim@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