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GS 시리즈 연대기, 멀티퍼퍼스의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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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GS시리즈는 전세계에 두터운 멀티퍼퍼스 팬 층을 확보하고 있다. GS시리즈는 멀티퍼퍼스 장르로, 해당 카테고리에서 상징적인 모터사이클로 자리잡았으며, BMW의 전통과 특징을 유지하면서도 다채로운 구성으로 시대의 흐름에 적절히 대응해 왔다. 멀티퍼퍼스 시장의 상승곡선에 주요 역할을 했던 GS시리즈는 3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 속에서 꾸준히 발전해왔고,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돌파구를 찾아라

1970년대 후반, 일본의 모터사이클 산업은 호황기였다. 1960년대에 북미 시장에 진출한 일본의 모터사이클 브랜드는 우수한 기술력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하며 입지를 넓혀갔다. 게다가 이동수단으로써는 물론 레저용으로써도 모터사이클 시장을 장악하며,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며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동시에 달러는 하락세를 보였는데, 이에 BMW는 북미 수출에도 제한을 받게 됐고, 제품 전략에도 영향을 끼치게 됐다. 이와 함께 BMW의 상징과도 같던 수평대향 엔진, 이른바 박서 엔진도 오래된 방식이라는 인식이 생겨났고, 이에 BMW도 조금씩 압박을 받았다.

때문에 BMW는 박서 엔진으로 새로운 콘셉트를 고안하게 된다. 1978, BMW는 독일의 오프로드 대회에서 800cc 배기량의 박서 엔진을 장착한 모터사이클로 경기에 참전했는데 여기서 박서 엔진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고, 이듬해인 1979년에 인터내셔널 식스 데이즈 트라이얼대회에서 다시 한 번 박서 엔진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BMW는 오프로드 대회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온로드와 오프로드에서 모두 달릴 수 있는 크로스오버 스타일을 만들고자 했고, 그 결과물은 1980년에 GS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R80G/S로 등장했다. R80G/S의 콘셉트는 투어링 엔듀로다. 오프로드(G, gelande)와 온로드(S, strasse)를 의미하는 G/S는 단순히 먼 거리를 달리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모험을 추구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 의미는 현행 GS시리즈의 존재의 이유가 됐고, 전 세계 수많은 GS라이더들이 세계 곳곳으로 모험을 떠나며 투어링 엔듀로를 증명하고 있다.

R80G/S BMW의 특징인 박서 엔진과 샤프트 드라이브를 사용했고, 자사의 R80/7보다 약 30kg정도 가벼웠다. 엔진은 798cc 배기량으로 6,500rpm에서 5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했고, 싱글 사이드 스윙암과 모노 쇽업소버의 구조를 결합한 모노레버를 채택해 가벼운 무게와 강성을 모두 확보했다. 일부에서는 구조적으로 오프로드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R80G/S는 우수한 평가를 받았고 BMW의 판매실적에도 좋은 성과를 안겼다. 이를 계기로 BMW는 오프로드 분야에 보다 열을 올리게 됐고, 같은 해에 파리다카르 랠리에 출전해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이듬해인 1981년에 우승, 1983년과 1984년 그리고 1985년에도 트로피를 거머쥐며 R80G/S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이와 함께 R80G/S의 파리다카르 버전도 출시했다. 32L의 대용량 연료탱크와 싱글 시트, 엔진가드, 오프로드 타이어 등을 장착했으며, 북미 시장에도 이름을 떨치게 됐다.

R80G/S는 등장과 함께 BMW의 스타모델로 등극했고 1987년에는 R80GS R100GS로 개량됐다. R100GS는 배기량을 980cc로 늘리고 6,500rpm에서 6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했다. 또한 더욱 커진 배기량과 연료탱크 및 늘어난 무게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핸들링과 편안함을 갖췄다. 휠 볼트는 4개로 늘리고 액슬 축을 경량화 했으며, 새로운 스윙암인 패러레버를 채택하는 등 안전성을 더욱 높였다. 동시에 BMW는 초보 라이더를 위해 배기량을 낮춘 R65GS도 출시했다. R65GS 650cc 배기량으로 27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했으며 다루기가 쉬웠다.

R100GS도 다카르 버전을 출시했다. 더욱 커진 연료탱크와 엔진가드, 짧은 윈드쉴드, 사각형 헤드라이트 등을 갖췄으며 1995년까지 꾸준히 생산했다. 이후 R80GS R100GS 4 5천대 이상이 판매되며 BMW의 박서 엔진과 GS시리즈의 명성을 끌어올린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R80G/S가 출시됐을 당시부터 수 많은 라이더들이 GS시리즈를 애마로 선택했고, 장거리 투어에 특화된 모터사이클로 자리잡았다. 노르웨이의 사진작가인 헬게 페더슨(Helge Pedersen) 1981년에 R80G/S를 구매한 후 10년 동안 35만 킬로미터 이상을 달리며 세계 곳곳을 여행했고, 1994년에는 자신의 모터사이클을 BMW 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하는 등 GS시리즈는 모험을 떠나는 라이더들과 함께 해왔다.


세계로 뻗어나간 GS

GS시리즈가 등장한지 13년 후인 1993, BMW는 새로운 GS R1100GS를 공개했다.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보다 진보된 기술력으로 등장한 R1100GS는 오버리터급으로 체급을 올려 본격적인 대형 GS로 부활했다. 물론 덩치를 키운 만큼 전면적인 변화도 단행했다. 기존의 공랭식 박서 엔진을 공유랭식으로 교체했고, 4밸브 시스템을 적용했다. 배기량은 1085cc로 증가해 80마력(6,750rpm)의 최고출력을 발휘했고 최고속도는 195km/h에 달했다. 또한 텔레스코픽 서스펜션은 텔레레버로 교체했으며, ABS를 채택하는 등 기술과 성능의 모든 면에서 우수함을 갖췄다. 그리고 GS시리즈의 새로운 특징인 새의 부리를 연상케 하는 비크 디자인이 적용됐다.

한편, BMW R1100GS가 초보 라이더들에게는 부담스럽다는 사실을 파악해 보다 간편한 GS를 제작하기에 이르렀고, 1993년에 F650시리즈를 출시했다. F650펀듀로는 수랭식 단기통 엔진으로 5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했으며, 체인 드라이브를 채택했다. 기존의 GS라이더들은 박서 엔진이 아니면 정통 BMW가 아니라는 이유로 불만을 표하기도 했지만, F650펀듀로는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연비, 다루기 쉬운 조종 특성 등으로 온/오프로드에서 부족함 없는 움직임으로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그리고 기존의 R80G/S에 향수를 갖고 있던 라이더들을 위한 R80GS 베이직 모델도 출시했다. R80GS 베이직은 초대 GS가 갖고 있던 디자인과 기계적인 감성을 담아냈기에 일부 마니아들에게 사랑 받았지만, 판매 실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848cc 배기량의 R850GS도 출시했었지만 약 2천대 정도만 팔렸다. 그에 반해 R1100GS는 판매량은 4만대를 훌쩍 넘겼다.

BMW는 이에 힘입어 1999년에 R1150GS를 공개했다. 배기량은 소폭 상승한 1,130cc였고, 6,750rpm에서 85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했다. R1200C R1100S에서 엔진 부품의 일부를 채용했으며 콤팩트한 크기의 클러치와 6단 트랜스미션을 갖췄다. 또한 2002년에는 장거리 라이더에게 보다 적합한 구성을 갖춘 R1150GS 어드벤처도 출시했는데, 30L 용량의 연료탱크와 열선그립, 늘어난 서스펜션 트래블, 더욱 커진 윈드쉴드, ABS 등 장거리에 특화된 개량이 가해졌다.  R1150GS(어드벤처) 7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기염을 토하며, BMW의 효자모델로써 기특한 성과를 남겼다.



R1150GS(좌)와 R1150GS어드벤처(우)

비슷한 시기에 F650GS F650GS 다카르도 출시했다. 박서 엔진의 GS시리즈만큼 인기를 얻지는 못했지만, BMW F시리즈의 장점을 알고 있었고 다카르 랠리에 다시 출전하기 위해 준비를 했다. 그리고 1999년과 2000년에 F650RR로 다카르 랠리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2000년에는 900cc 배기량의 R900RR도 함께 출전했는데, 당시 R900RR 3위를, 그리고 3위를 제외한 1위부터 4위는 모두 F650RR의 차지였다.

이렇듯 GS시리즈는 전세계 무대에서 다양한 활약상을 보였다. 2000년대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계기 중 하나는 영화배우 이완 맥그리거와 찰리 부어만이 R1150GS어드벤처를 타고 35천 킬로미터 이상을 달리며 여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인 롱 웨이 라운드(Long Way Round). 이들은 후에 R1200GS어드벤처를 타고 3달 동안 2만 킬로미터 이상을 여행했고, 롱 웨이 다운이라는 다큐멘터리로 다시 한번 투어링 엔듀로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렸다.


멈추지 않는 혁신의 아이콘

2004, R-GS는 다시 한번 풀 체인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