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윙, 불멸의 심장 수평대향 6기통 연대기

0
50

1970년대 초반, 혼다는 비밀리에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통해 그랜드 투어러를 구상했다. 라이더들이 가장 편안하고 안전하게 투어를 즐길 수 있도록, 동승자도 극상의 쾌적함을 느낄 수 있도록, 동시에 높은 기술력과 그에 준하는 위엄 있는 디자인까지. 개발단계에서부터 모터사이클의 왕, 즉 최고의 투어러로 만들기 위해 킹 오브 모터사이클이라는 타이틀을 걸었다. 그리고 1975년에 시작된 골드윙의 역사, 골드윙은 이미 왕이 될 상이었다.


수평대향 엔진의 기초를 다지다

커다란 차체와 안정적인 주행감각, 부드러운 핸들링과 첨단 안전장비, 안락한 승차감과 주행풍을 걸러주는 유려하고 커다란 카울. 이처럼 골드윙을 상징하는 요소는 무척 다양하다. 그만큼 투어러에서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에 여러 가지 수식어가 따라오기 마련이며, 결국 이 모든 것들 것 킹 오브 모터사이클로 귀결됐다.
 
하지만 골드윙을 상징하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이다. 태초부터 줄곧 수평대향의 형태를 유지한 채 골드윙만의 정체성을 40년 넘게 이어왔다. 커다란 덩치를 자랑하면서도 핸들링이 쉬운 점, 같은 대배기량 엔진이더라도 주행감각이 보다 매끄럽고 고급스러운 점, 나는 소파로 불릴 만큼 절대 우위의 승차감을 보유한 점. 이러한 모든 것들을 취득하는데 수평대향 엔진의 역할은 매우 컸고, 골드윙은 곧 수평대향 엔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혼다는 그만큼 골드윙의 개발에 앞서 엔진에서부터 상당한 공을 들였다. 1960년대에 다기통 레이싱 엔진의 설계자를 필두로 디자인 팀을 설립했는데, 이 팀에서 그랜드 투어링의 콘셉트의 한계를 끌어내기 위해 연구를 거듭한 끝에 프로토타입 M1을 개발했다. M1에 탑재했던 엔진이 바로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이었고, 최종구동방식은 샤프트 드라이브였다. 이는 향후 골드윙에 적용되었다.

그리고 1975년에 등장한 GL1000. M1의 양산형이자 골드윙의 시초인 GL1000은 지금의 골드윙과는 다른 네이키드의 형태였다. 엔진은 기통수를 2개 덜어낸 수평대향 4기통. GL1000999cc 수랭식 수평대향 4기통 엔진을 얹어 높은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부드러운 주행감각을 자랑했다. 혼다는 골드윙의 타깃을 북미 시장으로 잡았고, GL1000을 기반으로 상품성을 높일 수 있는 소소한 변경을 통해 다양한 버전을 출시했다.
 
1984년에는 배기량을 1,182cc로 키운 GL1200이 등장했고, 기존의 틀에서 세심하게 다듬고 보완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강화했다. 엔진도 중저속 영역에서의 응답성을 보강했으며, 섀시 세팅도 보다 편안하고 민첩하게 설정했다. 골드윙 탄생 10주년이 되는 1985년에는 한정판을 내놓기도 했다.



1975년 GL1000

월드 투어러, 수평대향 6기통으로 숨 쉬다

수평대향 4기통 엔진으로 시작된 골드윙. 사람들은 골드윙의 편안하면서도 넉넉한 성능에 매료됐다. 혼다 역시 라이더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게 골드윙을 개량했다. 1988년에 등장한 GL1500. 1,520cc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얹은 골드윙이었다. 조용하고 부드럽고 강력했으며 쉬운 조종성을 추구했다. 차체는 더욱 커졌고, 쾌적한 주행을 위해 바람을 가르고 라이더를 제대로 감쌀 수 있을 정도로 큼직한 카울도 갖췄다.



1988년 GL1500

이렇게 등장한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은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대배기량에 낮은 무게 중심과 부드럽고 정숙한 필링. 덕분에 주행감각이 고급스럽고 승차감이 편안하며 핸들링이 쉽다. 넉넉한 수납공간과 다양한 편의장비도 투어러의 중요한 요소지만, 장거리를 빠르게 달리더라도 한결 같은 움직임과 안정감으로 라이더에게 피로를 주지 말아야 하는 기본기가 받쳐줘야 한다.
 
플래그십 투어러는 기본적으로 첨단장비와 편의성이 훌륭하다. 각각의 브랜드마다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차이는 있을지언정, 최상의 안락함을 추구하기에 접목된 요소는 대동소이하다. 때문에 더욱더 기본기가 중요하며, 그렇기에 타본 사람만 안다는 골드윙의 심장이 더욱 돋보이고 독보적인 것이다. 넓은 대륙으로 투어러에 특화된 북미. 1996년에 북미에서 백만 대 이상의 생산대수를 돌파한 것만 봐도 골드윙의 진가를 알 수 있다.

밀레니엄 시대로 접어들면서 골드윙은 또 한번 발전했다. 바로 GL1800의 등장. 기존의 GL1500보다 배기량은 더욱 커졌으며, 성능도 향상됐다. 또한 단순히 배기량과 성능만 개량한 것이 아니라 설계자체를 달리해 엔진이 커짐에 따라 라이딩 포지션 등이 손해보지 않도록 엔진을 앞쪽으로 배치하는 등의 세심한 변경을 이뤄냈다.
 
물론 골드윙은 엔진뿐만이 아니더라도 혁신과 발전을 멈추지 않았다. 2006년에는 모터사이클 최초로 에어백을 탑재했으며,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전자장비 등을 개량하며 시대를 앞서는 업데이트로 라이더와 함께했다.

그리고 17년만에 풀체인지로 돌아온 신형 골드윙. 모든 것이 더욱 새롭게 변했지만,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은 변함없이 이식했다. 여전히 강력한 124마력의 최고출력과 17.3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며, 크기와 무게는 더욱 줄여 콤팩트한 엔진을 완성했다. 또한 3세대로 접어든 7DCT와 조합해 역대 가장 효율적이고 똑똑한 성능을 이뤄냈고, 7DCT 역시 전 세대의 5단 트랜스미션보다 크기와 무게를 줄였다. 이 밖에도 알루미늄 트윈 프레임으로 경량과 강성을 확보했고, 더블위시본 서스펜션 등으로 또 한번 시대를 앞선 변화를 접목한 점도 신형 골드윙의 덕목이다. 또한 편의와 안전을 위한 최신 전자장비는 오히려 없는 기능을 찾아내는 것이 빠를 정도로 수두룩하게 담아냈다.

골드윙이 걸어온 40년 이상의 발걸음 속에 변함없이 지켜오던 것이 바로 심장이다. 수평대향 엔진의 장점을 최대로 끌어올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극강의 투어러로 골드윙을 이끌어왔다. 냉철하게 분석한 투어러의 시장과 소비자의 성향은 골드윙의 자양분이 됐고, 시초부터 엔진에 접근했던 방식이 남달랐던 골드윙은 결국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이라는 독보적인 심장을 얻었다. 태어날 때부터 스스로에게 부여한 닉네임, ‘킹 오브 모터사이클’. 왕이 될 상이었던 골드윙은 결국 불멸의 심장으로 왕이 됐다.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