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암 스파이더, 21세기 트라이크의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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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를 달릴 수 있는 엔진 달린 탈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두 바퀴의 모터사이클과 네 바퀴의 자동차다. 그리고 여기에 새로운 탈 것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세 바퀴의 트라이크다.

트라이크의 역사는 꽤 길다. 그리고 트라이크는 모터사이클 및 자동차와도 역사를 함께했다. 트라이크의 시작은 17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프랑스의 군인이자 기술자였던 니콜라스 조세프 퀴뇨가 증기를 이용한 세 바퀴의 증기 수레차를 개발했다. 그리고 최초의 자동차로 등록된 페이턴트 모터바겐은 세 개의 바퀴를 달고 있었다.

엔진을 이용한 ‘탈 것’의 탄생과 함께 트라이크 역시 명맥을 이어왔다. 트라이크의 매력은 모터사이클과 자동차의 중간적 형태, 즉 세 바퀴라는 점이 아니다. 트라이크에 대한 형태적 정의를 해보면, 세 개의 바퀴 위에 엔진을 얹고 모터사이클과 같은 바(bar) 타입의 조향장치를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라이크의 세분화

트라이크는 바퀴가 하나 더 달린 덕분에 모터사이클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과거에는 후륜에 두 개의 바퀴를 장착한 트라이크가 대부분이었는데, 후륜에 바퀴를 추가하면 그만큼 라이더 뒤쪽의 공간을 많이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기동성과 함께 적재 및 탑승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사이드카만큼이나 군용으로도 많이 사용됐다.

과거, 특정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제작됐던 트라이크는 1960년대에 들어와서 대중들을 위한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모터사이클 브랜드에서도 본격적으로 트라이크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 신호탄으로 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1969년에 혼다가 공개한 ATC90이다. 비록 당시에는 ATV(All Terrain Vehicle) 장르로 분류되긴 했지만, 세 개의 바퀴와 바 형태의 조향장치를 갖췄기 때문에 트라이크로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1982년에 출시된 혼다의 자이로X는 상용에 특화된 모델로, 편평한 플로어 패널과 프론트 및 리어 캐리어를 갖췄다. 덕분에 도심에서 배달 업무로 사용하기 수월한 조건을 갖췄으면서도, 기동성과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해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할리데이비슨도 오래 전부터 트라이크를 만들어왔다. 대형 투어러나 크루저에 특화된 브랜드답게 장거리 투어를 더욱 안전하고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트라이크로 제시한 것이다. 또한 별도의 트라이크 라인업을 갖췄으면서도, 할리데이비슨의 디자인을 그대로 적용해 기존 오너들에게 이질감도 줄였다.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의 장점을 융합하다

2016년 현재 트라이크는 모터사이클 장르의 하나로 완전하게 자리잡았다. 모터사이클 브랜드도 트라이크 장르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모터사이클의 변종이 아닌 독자적인 영역으로 간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과거와 달리 전륜에 두 개의 휠을 장착한, 이른바 리버스 트라이크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이와 함께 트라이크만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브랜드도 생겨났으며, ATV 브랜드로 잘 알려진 캔암 역시 트라이크 시장에 뛰어 들었다.

캔암은 지난 2007년에 스파이더라는 트라이크를 출시했다. 스파이더의 매력은 독창성이다. 리버스 트라이크 장르 내에서도 자신들만의 참신함을 디자인과 성능에 모두 투입했고, 투어링, 스포츠, 스포츠 투어링 등으로 라인업을 세분화해 독자적인 노선을 구축하고 있다.

스파이더 시리즈는 차체를 기울이지 않고 선회하는 구조로 자동차와 같은 안정적인 주행감각과 모터사이클의 개방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또한 각 라인업은 디자인만 다른 것이 아닌 목적에 따라 파워트레인의 세팅도 달리해 캐릭터를 차별화 했다.

엔진은 998cc와 1,330cc의 두 가지로 나뉘며 각각 100마력과 115마력의 넉넉한 출력을 발휘한다. 기어 변속은 수동 또는 세미오토 방식으로 간편하게 조작을 할 수 있으며, ABS, 조절식 윈드쉴드, 크루즈 컨트롤, 트랙션 컨트롤, 자세제어 시스템, 연비주행 모드 등의 첨단 장비를 갖춰 주행성과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때문에 기존에 우리가 알던 트라이크와는 판이하게 다른, 철저한 취미도구로써 충분한 퍼포먼스와 고급화를 실현해냈다.

과거의 트라이크가 모터사이클도 자동차도 아닌 ‘변종’이었다면, 현재의 트라이크는 명실공한 고유의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더욱이 현재의 트라이크는 독특한 접근 방식과 첨단 장비의 도움으로 모터사이클과 자동차의 매력을 모두 갖게 되었다. 그 중 21세기 트라이크의 현재형이라고 할 수 있는 캔암의 스파이더는 향후 트라이크 발전의 변곡점으로 기록 될 것이다.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