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CRF1000L, 전례는 없으나 기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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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 22, 혼다코리아가 충북 충주에 위치한 목계나루에서 CRF1000L(이하, 아프리카트윈) 미디어 시승회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아프리카트윈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오프로드 코스에 비중을 두며 진행되었다. 또한 혼다코리아의 서정민 전무이사를 비롯해 혼다코리아의 이사이자 아프리카트윈 개발에 직접 참여했던 미우라 신스케 씨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랠리 머신의 귀환

1986, 혼다는 파리다카르 랠리(, 다카르 랠리)에 수랭식 V 2기통 엔진을 장착한 NXR750으로 출전해 1,656km에 달하는 당시의 가장 긴 코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혼다는 이후 1989년까지 총 3번의 우승을 거머쥐며 파리다카르 랠리에서 명성을 떨쳤다.

그리고 랠리 머신인 NXR750의 양산 버전인 XRV650, 일명 아프리카트윈을 1988년에 발매했다. 뛰어난 오프로드 성능을 위해 높은 지상고와 긴 서스펜션 트래블을 갖췄고, 1990년에는 배기량을 750cc로 올려 더 높은 최고출력을 확보했다. 이후 마이너체인지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가며 2003년까지 꾸준히 생산했다.

그리고 지난 2014, 혼다는 EICMA를 통해 트루 어드벤처(true adventure)’라는 콘셉트 모델로 아프리카트윈의 부활을 예고했고, 2016 9월에 한국에도 정식으로 등장했다. 과거의 명성으로 새롭게 부활한 아프리카트윈은 현 시대의 첨단 기술을 도입해 멀티퍼퍼스의 기준을 새롭게 제시했다. 또한 모터사이클에 최초로 DCT를 적용한 혼다답게, 이번에도 오프로드에 특화된 설계를 바탕으로 한 DCT를 탑재한 진정한 어드벤처 모터사이클로 거듭났다.


핵심은 DCT

아프리카트윈의 핵심은 역시 DCT(Dual Clutch Transmission). 멀티퍼퍼스 장르에 전례 없던 사항이지만, 개발 당시의 콘셉트에 부합하는 설계로 기존의 멀티퍼퍼스가 갖는 오프로드의 성능을 한 단계 더 높였다. DCT의 탑재로 인해 아프리카트윈은 온로드는 물론 오프로드에서도 더욱 빛을 발하게 되었다. 결국 초보자는 더욱 수월하게 차체를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숙련자 역시 보다 과감하고 효율적으로 차체를 컨트롤하며 역동적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아프리카트윈에 장착된 DCT는 두 개의 클러치가 각각 홀수 단(1, 3, 5)과 짝수 단(2, 4, 6)을 담당하며, 각각의 클러치는 모두 전자식으로 유압을 컨트롤해 부드러운 출발 및 빠른 변속이 가능하다. 따라서 클러치레버와 변속 페달이 없어 주행의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동일한 축에 이너 샤프트와 아우터 샤프트를 배치하고, 이들의 각 축을 담당하는 클러치를 직렬로 배치했으며, 기존의 매뉴얼 트랜스미션에서 사용하는 변속 메커니즘을 적용해 간단하면서도 콤팩트한 크기를 완성했다.

DCT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주행의 편의성과 트랙션 확보에 있다. 매뉴얼 트랜스미션일 경우, 기어를 변속할 때 구조적인 이유로 인해 구동력(트랙션)이 잠시 끊기게 된다. 그러나 아프리카트윈은 기어 변속 시 발생하는 트랙션 끊김 현상이 없어 지속적으로 후륜에 힘을 실어준다. 이는 그립을 잃기 쉬운 오프로드 주행에서도 큰 장점으로 작용하며, 꾸준한 동력 전달로 초보자도 오프로드에서 수월한 주행을 할 수 있다.



혼다코리아의 서정민 전무이사

DCT 변속의 경우 주행모드는 D모드와 S모드가 있으며, D모드에서는 왼쪽 핸들그립 뭉치에 있는 +/-버튼을 이용해 기어를 변속할 수 있다. +/- 버튼은 스탠딩 포지션을 많이 취해야 하는 오프로드에서도 엄지와 검지로 정확하게 누를 수 있도록 적절한 위치에 자리했으며, 라이더가 버튼으로 변속을 하더라도 언제 변속이 됐는지 모를 만큼 부드럽게 변속된다. 다운 시프트 역시 엔진 회전 수를 보정해주기 때문에 차체의 피칭 현상이 거의 없다.



오프로드 행사를 담당한 어드벤처스튜디오의 박지훈 대표

S모드는 세 가지 단계로 조정할 수 있어 라이더의 취향과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변경이 가능하다. 계기반의 오른쪽에 자리한 ‘G’ 버튼은 오프로드 주행에 더욱 특화된 세팅으로, G모드를 활성화 시키면 클러치의 유압을 달리해 후륜으로 보다 즉각적인 힘을 전달한다. 여기에 세 단계로 변경 가능한 HSTC(Honda Selective Torque Control system) 기능으로, 휠 속도 센서를 통해 연료 분사량을 전자식으로 조절한다.

게다가 언덕을 오르내릴 때에는 차체속도와 엔진 회전 수, 경사각, 기어 단수 등을 자동적으로 판단해 최적의 기어포지션으로 업/다운 시프트가 이뤄진다. 언덕을 오를 때 오로지 스로틀 그립만을 활용하면 되기 때문에, 클러치 조작의 실수로 시동을 꺼트릴 일이 없어진 셈이다. 또한 2채널의 ABS의 채용으로 인해 리어 휠은 온/오프가 가능하다(프론트 휠은 상시 작동). 아프리카트윈은 DCT를 채용함으로써 단순히 클러치 레버와 시프트 페달을 없앤 것이 아니라, /오프로드에서의 성능과 조작의 편의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


트루 어드벤처의 현실화

엔진 역시 콤팩트한 크기를 실현했다. 아프리카트윈의 998cc 병렬 2기통 엔진은 88마력(7,500rpm)의 최고출력과 9.4kg*m(6,0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워터펌프는 클러치 케이스 내부에 위치하며, 오일탱크의 크기를 축소시키는 등으로 높은 지상고를 구현해 원활한 오프로드 주행을 가능하게 했다.

프레임 역시 자사의 CRF450랠리에 적용된 세미 더블 크래들 프레임을 장착해 강성과 유연성을 확보했으며, 고속 주행에서의 안전성도 놓치지 않았다. 서스펜션 트래블은 프론트가 230mm, 리어가 220mm의 스트로크를 적용해 동급대비 최대의 범위를 실현했고, 휠 사이즈는 프론트와 리어에 각각 21/18인치를 적용해 불규칙한 노면에서의 주파성을 높였다.

이 밖에도 과거의 아프리카트윈을 계승하기 위해 상징적인 디자인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현 시대에 어울리도록 세련되게 다듬었고, LED 헤드라이트 및 테일라이트, LCD 타입의 디지털 계기반 등 최신 트렌드의 요소를 놓치지 않고 담아냈다. 또한 높은 윈드쉴드, 시프트 페달, LED 안개등, 전용 사이드/탑 케이스 등 다양한 옵션이 제공된다.

이번 아프리카트윈 미디어 시승 행사는 밀도 높은 프레젠테이션과 함께 강도 높은 오프로드 시승회도 병행하는 등 지금껏 볼 수 없던 차별화된 행사로 진행되었다. 잠시 언급했듯 양산 듀얼퍼퍼스 중 DCT의 탑재는 전례가 없었다. 하지만 아프리카트윈의 DCT 탑재는 향후 듀얼퍼퍼스를 새롭게 정의하는 기준이 될 것이 틀림없다. (시승기는 2부에서)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