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V 카타나 스워드, 틀을 깨고 군더더기를 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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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아주 단순한 것이 놀라울 때가 있다. 창작은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기에 기존의 틀을 깨고자 심오한 기교를 부리고 다양한 요소를 첨가한다. 때문에 형태가 커지고 복잡해지기도 하며, 하나의 것으로 둘 이상의 의미를 표하기도 한다. 모터사이클도 예외는 아니다. 장르의 혼합, 이중적 콘셉트 등이 그렇다.

물론, 모터사이클과 같은 제품은 시장의 요구에 의해 변형되기에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여백의 미라는 말처럼 때로는 단출하지만 확실한 하나의 의미를 가진 것이 더 깊게 박힌다. SIV 카타나 스워드(SIV KATANA SWORD)가 그렇다. SIV 카타나 스워드는 콘셉트 모터사이클로, 극한의 절제미를 표현했다. 콘셉트 모터사이클이기에 가능한 결과일 테지만, 시대에 따라 고차적으로 진화하는 모터사이클이 많아지는 상황이기에 이런 원초적인 시도가 새롭다.


사무라이 정신과 종이접기의 미학

SIV 카타나 스워드를 제작한 사람은 벨라루스 출신의 디자이너인 아르템 스미르노프(Artem Smirnov), 우크라이나 출신의 디자이너 겸 3D모델러인 블라디미르 판첸코(Vladimir Panchenko). 이 둘은 사무라이 정신과 일본의 조형놀이에서 이어져 오늘날 종이접기라는 뜻을 갖게 된 오리가미에서 영감을 얻어 SIV 카타나 스워드에 녹여냈다. 바로, 칼로 벤 듯한 깔끔하고 간결한 디자인이다.

카타나와 스워드는 각각 일본어와 영어로 검이나 도를 뜻한다. 또한 카타나라는 단어는 1980년에 등장한 스즈키의 GSX1100S 카타나에도 사용한 적이 있으며, 당시에 날카로움이 묻어난 디자인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아르템 스미르노프와 블라디미르 판첸코는 의미가 상충하는 두 개의 단어를 모두 이름에 사용할 만큼 SIV 카타나 스워드를 예리하게 해석했다.

사이드 카울과 스윙암, 프론트 포크 카울, 연료탱크에서 리어로 이어지는 라인 등에 겉치레가 없다. 가장 단순하게 최소한의 선들만 남겼을 뿐이다. 윈드쉴드 따위도 없다. 전방도 가느다란 두 줄의 헤드라이트가 밝히고, 리어램프 역시 종이에 베인 살에서 피가 흐르기 직전에 멈춘 듯하다. SIV 카타나 스워드에 군더더기란 찾을 수 없다.

이렇듯 디자인 정신은 회고한 반면, 콘셉트의 방향은 미래를 향했다. 계기반은 탑브릿지에 일체형으로 제작하고 디지털 방식을 채용했다. 핸들바는 클립온 타입이며, 휠의 스포크는 반듯하게 조각했다. 디자인을 했다기 보다는 조각을 했다는 표현이 어울릴듯한 차가운 외모지만, 설정은 친절하다. 스텝은 앞뒤로 조절이 가능하고, 시트는 연료탱크 라인을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며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

리어 서스펜션의 위치도 인상적이다. 과거 하드테일 방식의 미끈한 경사를 유지하기 위해 라인을따라 미끄러지듯 시트 하단으로 듀얼 쇽업소버를 채용했다. 사이드카는 경주용 보트처럼 날카롭지만 유려한 형태를 갖췄다. 역시 난해한 구석이 없어 깔끔하고, 블루컬러의 벨트로 포인트를 줬다. 리어라이트는 가늘고 기다란 직선이다.

SIV 카타나 스워드는 콘셉트 모델 단계에서 멈출 가능성이 크지만, 근래의 보기 드문 디자인임은 확실하다. 과거 일본의 디자인 근간에 담겨있는 기본 철학과 소스만을 활용하면서도 클래식이 아닌 미래지향적인 모터사이클로 완성했다. 어떤 첨가물이나 난해함이 없는 가장 단순한 방법만을 사용했고, 그 결과 멋을 부리지 않고 멋을 냈다.

급변하는 시장의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다양한 방법과 시도로 그 요구를 맞추려 하다 보면 어긋나는 경우가 생긴다. 모터사이클은 갈수록 고성능으로 발전하기에 디자인도 그에 따라 변하지만 때로는 의도와는 빗나간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레트로 스타일의 모터사이클이 등장하는 것도 모터사이클 본래의 조형미가 그리운 이유도 있다.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인위적으로 부여한 의미와 그에 따른 조잡한 선들. SIV 카타나 스워드는 더하기 보다는 빼기로 더 큰 답을 도출했다.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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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