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 SR10, 올인원 스마트 헬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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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 헬멧 시장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바로 스마트헬멧의 등장이다. 스마트헬멧은 머리를 보호하는 헬멧의 본연의 임무를 넘어 카메라와 블루투스 헤드셋 등 부가적인 스마트 기능까지 겸비한다. 아직은 대중적이라고 할 수 없으나, 오로지 레이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결국 관건은 완성도다. 


스마트 헬멧의 한계와 가능성

플라이(PLY)의 SR10은 블루투스 헤드셋과 와이파이(WiFi) 카메라의 기능을 갖춘 풀페이스 헬멧이다.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알려진 블루투스 헤드셋 브랜드인 세나도 모멘텀과 세비지 등 일종의 스마트 헬멧을 선보였다. 각각 풀페이스와 오픈페이스 타입에 블루투스 헤드셋 기능을 내장했다. 모멘텀의 경우 헬멧 상단에 카메라 기능까지 추가한 모멘텀 프로 버전도 있으나, 이는 헬멧 상단 부분이 튀어나와 있다. 반면 SR10은 카메라를 턱 앞쪽에 탑재해 보다 깔끔하고 일반적인 디자인이다. 

그러나 SR10은 일반적인 풀페이스 헬멧처럼 온전히 하나의 덩어리 개념으로 머리, 얼굴, 턱 부분이 모두 일체화된 것은 아니다. 블루투스 헤드셋과 카메라 기능을 탑재한 턱 앞부분을 조립해 풀페이스 형태로 제작한 것이며, 이는 헬멧의 물리적인 손상 외에 위의 두 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시에 별도의 부품 개념으로 교체할 수 있다. 일체형이 아니고 분리되는 타입이기에 보호성능은 기존의 풀페이스 헬멧보다 조금 불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국내에서 정식으로 판매할 수 있는 인증은 물론 ECE와 DOT 기준도 통과했으니 기본적으로 문제는 없다. 

무게는 약 1,550g으로 가볍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블루투스 헤드셋과 카메라 시스템을 모두 내장한 것을 감안하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고, 부가적인 부품들이 어느 한쪽으로 몰려 있어 무게가 쏠린다거나 하는 느낌도 없어, 착용했을 때 무게로 인한 부담은 덜하다. 2,700mA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헬멧 후면의 바닥에 내장했다. 배터리의 완충시간은 3.5시간이 걸리며, 블루투스 모드일 경우 15시간, 블루투스&레코딩의 경우 5시간, 블루투스&음악감상의 경우 13시간 등 각 기능을 수행함에 따라 시간차가 있다. 

카메라 및 블루투스 헤드셋 등의 스마트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은 헬멧의 턱 부근 하단에 배치했다. 헬멧에 부착된 버튼은 총 세 개로 각각 전원 버튼, 모드 버튼(와이파이/블루투스), 전화 버튼(수신/종료)으로 구성했다. 또한 헬멧 앞쪽 하단에 SD카드 슬롯과 충전소켓을 마련했다. 핸들바에 부착할 수 있는 별도의 리모트 컨트롤러를 활용해 보다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의 플라이 전용 어플리케이션(안드로이드와 iOS 모두 제공)을 활용해 세부적인 조작 및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블루투스는 4.0을 지원하며, 헬멧과 스마트폰은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를 통해 연결할 수 있다. 블루투스를 통해 내비게이션 음성 및 음악감상 등이 가능하고, 와이파이로 연결하면 전용 어플리케이션에서 펌웨어 업그레이드 및 카메라 설정, GPS, 속도 표시, SD카드 포멧, 실시간 영상 확인 및 지난 영상 확인/다운로드 등을 설정하고 변경할 수 있다. 

카메라는 상하 방향으로 3단계, 최대 120도까지 조절되며, HD화질(1280×720)과 30프레임의 성능으로 녹화한다. 요즘의 고성능 액션캠이나 최신 블랙박스와 비교하면 영상은 조금 부족할 수 있지만, 헬멧에 카메라가 내장된 만큼 별도의 블랙박스 설치와 비용 혹은 액션캠을 추가로 부착해야 하는 번거로움 등을 한번에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매우 편리하고 유용하다. 블랙박스의 역할로써도 충분하다. 만일의 사고 발생 시 사건의 정황을 기록하거나 번호판 및 주변의 기타 주요정보 등을 파악함에 있어 크게 부족함은 없을 듯하다. 오히려 어느 한 곳에 고정해야 하는 블랙박스보다 헬멧에 카메라가 내장돼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더욱 많은 정보를 영상에 담아낼 수도 있다. 게다가 GPS도 포함돼있어 속도 및 이동경로 등도 확인이 가능하다. SR10 헬멧을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벌써 몇 가지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스마트 기능은 바로 블루투스를 통한 핸즈프리 통신이다. 이 역시도 블루투스 헤드셋처럼 음악감상 및 내비게이션 음성, 통화의 기능이 가능하며, 간단한 조작으로 수행할 수 있다. 리모트 컨트롤러를 핸들바의 스위치 뭉치 주변에 장착하고 활용하면 보다 수월하고 간편한 동작으로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역시 블루투스 헤드셋을 헬멧에 부착해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또한 헬멧에 추가부착물이 없기 때문에 거추장스럽지 않으며, 시트 밑의 러기지박스나 탑/사이드 케이스 등에 헬멧을 보관할 경우에도 훨씬 간편하다. 스피커의 음량은 충분하다. 게다가 소음제거기술을 적용해 쓸데없는 잡음을 걸러준다. 

SR10의 확실한 장점은 스마트한 기능으로 얻는 편리함이다. 블루투스 헤드셋과 카메라를 헬멧에 내장함으로써 헬멧 하나로 다양한 기능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번거로운 준비동작이나 추가적인 비용 등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고, 스마트폰과 연동해 세부적인 기능을 조작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블랙박스와 액션캠 및 블루투스 헤드셋은 꼭 필요하진 않지만 있으면 유용한 장비들이기에 라이더들이 많이 사용한다. SR10은 이러한 모든 것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기에 기존에 없던 새로운 장비에 관심이 있는 라이더들에게 재미있는 아이템이 될 것이다. 

기본적인 헬멧의 기능 역시 소홀하지 않았다. 헬멧 하단과 상단 그리고 후면에 벤틸레이션을 마련했고, 이너바이저와 쉴드 잠금 장치도 탑재했다. 쉴드와 이너바이저는 김서림 방지 및 스크래치 방지를 적용했으며, 내피도 쉽게 분리할 수 있다. 디자인도 모나지 않게 유려하게 뽑아냈다. 쉴드는 슈퍼스포츠 모터사이클에는 적합하지 않는 시야 각이지만, 도심주행과 투어 등 일반적인 라이딩에는 무리가 없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우선 속도를 올리면 풍절음이 발생한다. 90km/h 이하의 주행상황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고속 주행 시에는 스피커의 음질과 음량을 떠나서 바람소리 때문에 내비게이션 음성이나 음악 등이 묻히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내피는 헬멧을 쓰고 벗는 과정에서 불편하거나 피부의 쓸림은 없지만 머리와 턱을 두툼하고 안정감 있게 잡아주는 느낌이 적다. 

헬멧은 라이더의 머리를 보호하는 일차적인 기능을 넘어, 제대로 된 시야 확보와 원활한 통기성 및 편안한 착용감 등으로 라이딩의 피로와 방해요소를 최대한 줄이는 것까지도 포함한다. 이러한 것들이 종합적으로 갖춰졌을 때 라이더가 진정으로 안전하고 쾌적하게 본연의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것이고, 사고 시의 보호성능만큼 라이딩 자체의 질을 높일 수 있어야 우수하고 좋은 헬멧이다. 

SR10의 판매가격은 솔리드 블랙이 539,000원, 데칼을 적용한 피닉스와 블레이드 버전이 589,600원이다. 50만원~60만원대의 가격이면 웬만한 헬멧 브랜드에서 중상급 혹은 플래그십까지도 생각할 수 있는 가격대다. 결국은 품질이다. 

블루투스 헤드셋과 액션캠 등의 부수적인 장비까지 감안하면 SR10이 이득일 수 있다. 그러나 넉넉잡아 60만원의 금액으로 헬멧의 구입을 고려한다면, 그만큼의 완성도 높은 헬멧을 원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모터사이클 취미에 어느 정도의 금액과 가치 있는 제품에 투자할 수 있다는 뜻이다. 즉 조금은 번거롭고 시간과 금액이 추가되더라도 목적에 맞게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하는 제품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헬멧 본연의 성능과 품질만 놓고 보면 비슷한 가격대의 여타 내로라하는 브랜드의 제품과 비교해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해당 금액으로 헬멧부터 블루투스 헤드셋 그리고 카메라의 기능을 모두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메리트가 있을 것이다. 또한 스마트 헬멧의 시장 가능성을 고려해 지속적인 개선과 기술개발로 양쪽 모두의 역할을 오롯이 갖춘다면 보다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얼리어답터들에게 반짝 빛나고 말 제품이 될지 혹은 헬멧 시장에서 스마트 헬멧의 선두주자로 나설지는 스마트 기능을 넘어 헬멧의 본질에 얼만큼 집중하느냐에 달렸다. 제품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플라이 코리아 홈페이지(http://plykorea.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02-3442-1528). 제품 출시는 5월 20일이며, 한남동 BMW모토라드 서울, 바이크파츠코리아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사진
김민주 기자 mjkim@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