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스타프, 패셔니스타 라이더를 위한 재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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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딩을 할 때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착용해도 이질감이 없는 라이딩 재킷. 오랜 기간 풀지 못한 숙제와도 같았다.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이런 재킷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갖가지 라이딩 기어를 접하고 또 찾아보면서 결국 몇 가지 답을 얻을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군계일학인 브랜드로 벨스타프(Belstaff)를 꼽고 싶다.

벨스타프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의 의류 브랜드다. 지금은 라이딩 기어보다 일반 어패럴의 비중이 더 크지만, 벨스타프의 시작은 모터사이클 라이딩 재킷을 만드는 것에서부터다. 영국 맨(Man) TT(Tourist Trophy) 레이스는 1907년에 첫 대회가 열렸다. 당시 비포장 노면에서 발생되는 흙 먼지는 참가자들에게 골칫거리였다. 결국 먼지가 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진행 요원은 산성 용액을 참가자들의 라이딩 재킷에 뿌려줬고 용액을 바른 재킷은 번들번들하게 광택이 났다. 이것이 바로 벨스타프가 왁스 코튼 재킷을 제작하게 된 유래다.

벨스타프는 어패럴 라인을 갖춘 브랜드답게 라이딩 기어 역시 일상복으로 활용하기에도 손색이 없다. 주력 제품인 재킷은 화려함보다는 미니멀한 디자인이 특징으로 코트 대용으로 입어도 무리가 없다. 라이딩 재킷의 면모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멋을 낼 수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사용하기에도 좋다. 모터사이클에 앉아 있을 때는 훌륭한 라이딩 기어로 일상생활에서는 멋있는 왁스 코튼 재킷으로 활용할 수 있는 브랜드가 벨스타프다. ‘영국 태생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 바버(Barbour)도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고 있지만, 프로텍트의 삽입이 가능한 재킷을 출시하지 않아 이번 기사에서는 다루지 않기로 했다.

벨스타프 재킷은 팔꿈치와 어깨는 물론이고 제품에 따라서 등 보호대까지 장착이 가능하다. 등 보호대를 제외한 프로텍터는 제품 가격에 포함돼 있어 기본으로 제공하며 CE 인증을 받은 D30 프로텍트를 사용하기에 안전성을 갖추고 있다. 최근 국내에 출시 중인 재킷 중 아이코닉한 제품과 실용성이 뛰어난 제품을 세 가지로 추렸다.


엑스맨 레이싱 재킷, 벨스타프 입문용 재킷
가장 먼저 소개할 제품은 엑스맨 레이싱 재킷이다. 프리 오더 주문 기간(매년 2월과 8월에 실시) 동안에 주문을 하면 50만원대로 구매할 수 있어 저렴한 재킷이기도 하다. 엑스맨 레이싱 재킷은 반들반들한 질감의 폴리우레탄 소재를 사용해 무게와 착용감이 가볍다. 기본적으로 발수 기능이 있기 때문에 생활 방수 정도는 문제없다. 방풍 성능을 테스트해볼 수는 없었던 점은 아쉽지만 안감을 기모 플리스로 마감해 몸을 부드럽게 감싸주며 상체 부위는 이중으로 안감을 덮어 보온성도 탁월해 보인다. 간절기에 일상복으로 입기에도 적당하다.

엑스맨 레이싱 재킷은 허리를 간신히 덮는 정도의 짧은 기장을 갖고 있다. 제품을 후면에서 살펴보면 허리 라인은 가늘고 어깨 쪽으로 올라 갈수록 넓어지게 디자인했는데, 이로 슬림한 느낌을 주며 착용 시 어깨가 넓어 보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어깨, 팔꿈치, 허리 하단에 퀼팅 패턴을 입혀 스타일리시한 라이더 재킷의 멋을 살렸다. 어깨와 팔꿈치에는 D30 보호대를 장착할 수 있는 포켓이 재킷 안쪽에 마련돼 있다. 일상복으로 활용할 시에는 보호대를 손쉽게 탈거할 수 있다.

색상은 네이비, 그린, 블랙 세가지로 출시했으며 가격은 74만원이다. 


맥기 재킷, 8온스 왁스 코튼의 편의성
맥기 재킷은 벨스타프의 상징과도 같은 왁스 코튼 소재를 사용했다. 왁스 코튼은 면 소재에 왁스를 입혀 방수 성능과 방풍 효과를 높인 특수 재질이다. 특히 윤기가 흐르는 매끈한 디자인은 가죽과는 다른 색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벨스타프의 대다수 재킷은 왁스 코튼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맥기 재킷은 박음질과 전체적인 마감에 레트로 스타일을 적용한 제품으로 팔꿈치와 어깨를 퀼팅으로 덧대 야전의 느낌을 살렸다. 허리띠는 내장형으로 품을 조절할 수 있고 기장은 엉덩이를 살짝 덮는 정도다. 버튼은 글러브를 착용하고도 채울 수 있게 설계했고 연료 탱크와 맞닿는 아래쪽 버튼은 러버 코팅 처리해 스크래치로부터 안전하다. 벨스타프의 왁스 코튼은 무게에 따라 6온스, 8온스, 10온스 코튼으로 나뉘는데, 맥기 재킷은 8온스 왁스 코튼을 사용해 중간 정도의 무게를 보인다.

맥기 재킷을 자세히 보면 왼쪽 가슴 포켓은 비대칭으로 설계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오른손으로 포켓 내부의 물품을 꺼내고 뺄 때를 고려해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한 것이다. 맥기 재킷은 블랙과, 블랙 브라운 두 가지 색상을 판매 중이며 가격은 89 5천원이다.


트라이얼 마스터, 투어리스트 트로피를 계승하다
트라이얼 마스터는 벨스타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상징적인 제품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허리 띠가 특징이며, 화려하지 않지만 깔끔한 디자인을 고수하고 있다. 투어리스트 트로피 재킷이 단종됨에 따라 플래그십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트라이얼 마스터는 다양한 날씨에 대응할 수 있게 탈부착이 가능한 조끼 형태의 내피를 갖추고 있다. 여름을 제외한 삼계절에 활용이 가능하며, 10온스 왁스 코튼을 소재로 해 방풍, 방수 성능이 가장 우수하다. 왁스 코튼의 관리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먼지가 묻었을 경우에는 젖은 수건 등으로 닦아내면 되고, 표면이 일반 면 소재처럼 뻣뻣해지면 전용 왁스를 사용해 펴 바르면 된다.

허리띠는 라이딩을 할 때에는 앞으로 조여 메고, 거추장스러울 때는 뒤로 묶어서 다니면 된다. 기장은 세 가지 제품 중 가장 길며 엉덩이를 거의 덮는 정도다. 긴 기장을 갖고 있어 코트 대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트라이얼 마스터는 블랙과 올리브그린 두 가지 색상으로 출시했고 가격은 98만원이다.

현재 벨스타프는 몇몇 라이딩 기어 업체를 통해 수입되고 있고 AS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해외 직구를 통해서도 구매할 수 있지만 사이즈 선택 실수, 오랜 배송 기간 등의 단점과 무엇보다 착용감과 디테일을 확인하는 것에 있어 한계점을 드러낸다. 직접 매장에 들려 나에게 맞는 피팅감과 기장의 재킷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고, 모든 의류가 그렇듯이 직접 착용해보고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라이딩 기어는 각각의 쓰임새가 있고 지향하는 바가 다르므로 맞고 틀린 것은 없다. 결국 개인이 선호하는 디자인에 필요한 기능을 갖추고 있으면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라이딩 기어다. 따라서 자신의 라이딩 스타일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디자인과 기능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벨스타프의 특성은 뚜렷하다. 일상에서 멋을 내기에 충분하고 영국 맨섬 TT에서 기인해 특히 카페레이서, 스크램블러 등의 모터사이클과 궁합이 잘 맞는다. 물론 라이딩 기어이기에 보호 성능도 갖췄다. 패셔니스타 라이더를 위한 라이딩 재킷, 바로 벨스타프다.


글 / 사진
김남구 기자 southjade@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
촬영 협조
롤링 하츠(https://blog.naver.com/britishb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