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간의 기록, 혼다코리아의 십만 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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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코리아가 설립된지 어느덧 16년지 지났다. 현재, 글로벌 브랜드인 혼다가 한국의 모터사이클 시장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혼다 코리아는 뛰어난 기술력을 근간으로 우수한 상품성을 선보이며 국내에 출범한 이래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9월에 모터사이클 누적 판매대수 10만대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현재의 혼다코리아는 지난 2001 10월에 혼다의 현지 법인으로 혼다 모터사이클 코리아라는 사명으로 설립했다. 그리고 20033월에는 혼다코리아로 사명을 바꾸며 자동차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혼다코리아는 2001년 당시 해외 모터사이클 현지 법인이 거의 없던 척박한  상황에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지난 16년 간 국내 모터사이클 산업 및 문화를 견인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특색의 모터사이클로 기둥을 세우다

혼다코리아의 모터사이클 부문인 혼다코리아 모터사이클(이하, 혼다코리아)은 지난 2002년에 쿼터급 맥시스쿠터인 포르자로 판매를 시작했다. 포르자는 혼다코리아의 대형 모터사이클(125cc 이상)의 첫 번째 기종이었고, 이듬해에 혼다의 플래그십 기종이자 월드 투어러의 표상인 골드윙을 판매했다. 골드윙은 고가의 플래그십 기종임에도 불구하고 출시할 때부터 포르자와 맞먹는 판매량을 보였다.

현행 골드윙은 1975년에 수평대향 4기통 엔진을 장착하고 등장한 GL1000이 시초다. 그리고 1987년에는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채용했고, 2001년에는 현행 기종인 골드윙1800이 탄생했다. 골드윙은 출시 이후부터 특유의 퀄리티 높은 상품성으로 지금까지 최고의 투어러라는 칭호를 받으며 성장했다. 또한 국내 출시 후 다음해에는 전년대비 2배 가까운 판매를 이뤘고, 2004년에는 2년 연속 브랜드파워 1위를 달성했다. 혼다의 플래그십 슈퍼스포츠인 CBR1000RR도 국내 판매에 돌입해 골드윙과 함께 혼다코리아를 대표하는 대형 모터사이클로써 2000년대 후반까지 꾸준한 성과를 보였다.

또한 2000년대 중반에는 CBR600RR, CRF250X, CB400, 쉐도우750, XR100, CBR125R, VTX1300CX 등을 대거 출시하며 배기량과 장르의 다양성을 넓혀 라인업 확장과 모터사이클 시장의 다변화에 도모했다. 게다가 국내 모터스포츠의 질적 향상을 위해 CBR125R을 기반으로 한 모토1 챔피언십 CBR125R전을 개최하기도 했으며, 라이딩스쿨 등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병행하면서 국내 라이딩 문화를 형성하는데 기여하기 시작했다.
 
이렇듯 혼다코리아는 단순히 모터사이클을 판매하는데만 그치지 않았다. 브랜드의 정체성과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알고리즘의 일환으로 그에 합당한 제품을 출시했고, 더 나아가 라이더를 위한 문화의 기틀을 다지고자 대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자신이 구매한 제품으로 파생된 또 다른 무언가를 즐길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특히, 모터사이클과 같은 취미의 성격이 짙은 제품이라면 더욱 그렇다.


뿌리에서 싹튼 저변확대

그리고 2009, 혼다코리아는 소형 모터사이클(125cc 이하) 부문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혼다코리아는 작고 실용성 높은 스쿠터인 SCR110을 출시했고, 출시 1년 후인 2010년에는 무려 1천대 이상 판매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전년대비 판매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했으며, 그만큼 소비자들이 원했던 제품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같은 해, 혼다코리아는 한국산업 브랜드파워(모터사이클 부문)에서 8년 연속 1위를 달성하는 쾌거를 얻기도 했다.

또 다른 의미에서 2010년은 혼다코리아에게 큰 전환점을 가져다 준 해이기도 했다. 바로 PCX의 등장이다. 현재까지도 125cc급 스쿠터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PCX, 출시 당시인 2010년에만 무려 15백 대를 넘게 팔았다. 이는 당시의 SCR110의 판매량보다 월등한 수치이며, 곧 소비자들의 요구를 만족했다는 뜻이기도 했다. PCX의 저력은 대단했다. 2011년에는 2,300여대, 2012년에는 2,700여대, 2013년에는 3,200여대, 2014년에는 5,200여대 등을 판매하며 엄청난 성장세를 이어왔고, 2016년에는 8,800여대를 넘어섰다. 혼다코리아의 전체 기종 중 단일 판매량이 가장 높은 기종으로 이름을 올리며, 지금까지의 판매량만 무려 3만 여대를 훌쩍 넘어섰다. 가히 125cc급 스쿠터의 절대강자라 불릴만한 수치다.

혼다코리아의 상승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11년에는 도심 커뮤터인 디오를 출시했고, 2012년에는 승용과 상용에 최적화된 벤리110을 출시했다. 벤리 역시 출시 첫 해에만 450대의 판매량을 선보였고, 이후 지속적인 인기를 끌며 현재까지 1만대를 넘게 판매했다. SCR110 SCR110a로 모델체인지를 통해 총 12천 여대의 실적을 올렸다. 이와 함께 브랜드파워 10년 연속 1(2012년 기준)의 타이틀도 놓치지 않았다.

슈퍼커브도 합세했다. ‘배달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국내 기종인 대림자동차의 씨티시리즈가 선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3년에 슈퍼커브를 출시하며 현재까지 많은 판매량을 올리고 있다.  PCX 혹은 벤리 등과 비교해 적은 판매량으로 보일 수 있지만, 국내 시장에 완전히 토착화된 대림의 씨티시리즈의 저력을 감안하면 슈퍼커브의 공세도 결코 만만치 않다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MSX125, SH모드, 엘리트 등이 혼다코리아의 소형 부문에서 숨은 조력자들로 입지를 다졌다.

대형 부문의 성장도 더욱 커졌다. 2012년에는 CBR250R을 출시해 스포츠 모터사이클 시장의 활성화에 기여했고, 이후 CBR300R로 대체해 상품성을 향상시키고 원메이크 레이스로 모터스포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또한 꾸준한 판매량을 이어오던 골드윙은 가지치기 기종으로 F6B F6C를 선보였고, ‘뉴 미드 콘셉트로 등장한 인테그라와 NC750X 등도 미들급 시장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014년에는 레트로 스타일의 CB1100EX를 출시해 2017년에 판매를 시작한 CB1100RS와 함께 레트로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CBR650F CB650F 4기통 미들급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아프리카트윈도 인기몰이 장르인 멀티퍼퍼스 시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혼다코리아의 대형 부문에서는 역시 골드윙이 우세했다. 골드윙은 현재까지 총 1,700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모델체인지를 단행하면서 상품성을 강화한 포르자도 지치지 않는 인기로 현재까지 총 1천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올해 출시한 새로운 장르의 스쿠터인 X-ADV는 벌써 100대가 넘게 팔렸다. 소형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로 보일 수 있으나, 소형 부문에 비해 높은 가격을 생각하면 절대로 적지 않은 수치다.


혼다코리아의 꽃, 만개하다

혼다코리아가 설립된지 16년이 지난 지금, 혼다코리아의 대형 부문 모터사이클은 현재까지 11,681, 소형 부문은 87,409대로 총 99,090대를 판매했다. 그리고 20179, 혼다코리아는 설립 후 16년 만에 누적 판매대수 10만대를 달성했다.

10만이라는 숫자의 의미는 크다. 2017 8월까지 국내에 정식으로 등록된 모터사이클 수는 약 2,195,000대다. 대한민국의 5천만 인구 중에 약 2백만 명의 라이더가 있다는 뜻이다. 물론 모터사이클 선진국에 비해 많은 수치는 아닐 수 있고, 수치로만 판단하는 것도 무리가 따를 수 있지만, 혼다라는 브랜드가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에 커다란 하나의 축을 담당하는 것을 증명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혼다코리아는 단기통부터 6기통까지, 저배기량부터 오버리터급까지, 스쿠터부터 슈퍼스포츠까지 다채로운 라인업으로 모터사이클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단순한 판매실적으로 혼다라는 브랜드를 정의하지 않았다. 혼다코리아는 여전히 모터사이클 부문에서 12년 연속 브랜드파워 1(2014년 기준)를 달리고 있으며, 각종 대외활동을 통해 라이더와의 소통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기술력을 근본으로 한 우수한 품질 위에 라이더와 공생하는 문화를 구축해왔기에, 10만대 누적판매 달성이라는 결과를 이룩했다. 그러나 이와같은 성적표는 결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키며 미래를 위한 대안을 제시했을 때 비로소 소비자와의 소통이 결과로 도출될 수 있다.
 
사시사철 탈 수 있는 자그마한 스쿠터도 충분히 고급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PCX가 증명했다. 터줏대감이 자리한 국내의 상용 시장에서는 벤리와 슈퍼커브가 원조의 타이틀에 걸맞은 내구성과 효율성으로 토착화된 철옹성을 건드렸다. 투어러가 능히 해내야 할 모든 요소를 갖춘 골드윙은 플래그십의 덕목과 자존심을 지켰다. 이것이 바로 16년간 혼다코리아가 보여준 지략이다. 이들의 전술은 날카로웠고, 결국 치열한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10만 대군을 얻어냈다.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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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