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7일 혼다코리아는 강원도의 인제스피디움에서 KSBK 4전의 원메이커 레이스인 ‘혼다드림컵’을 진행했다. 이번 혼다드림컵은 기존 KSBK의 원메이커 레이스와 마찬가지로 CBR300R 단일 기종으로 펼쳐졌다.
11년만의 레이스 참가
국내 모터스포츠에서 혼다의 브랜드를 내건 레이스는 11년만이기에 그 의미가 남달랐다. 혼다코리아의 최민준 팀장은 “이번 혼다드림컵은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을 이끌어가는 대표 브랜드로서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는 것에 그 목표가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이번 레이스에서 노하우를 습득해, 차후 혼다가 타이틀 스폰서로 나서는 KSBK 5전을 더욱 특별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8월 7일 오전, 인제스피디움에 들어서자 행사장은 모터사이클 검차를 받는 선수들로 가득했다. 혼다코리아의 피트는 곧 펼쳐질 예선으로 관계자 모두가 분주했다. 이번 레이스는 서킷의 절반 가량(2.577km)을 사용하는 하프코스 경기였다. 풀코스 경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승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미캐닉과 선수 모두가 세심하게 머신을 점검했다.
CBR300R, 트랙을 질주하다
혼다드림컵 예선은 첫 타임 레이스였으며, 미캐닉들은 워머를 이용해 타이어를 예열했다. 출전 선수는 총 14명이었다. 14대의 CBR300R이 그리드에 정렬했다. 출발기가 흔들리자 선수들은 능숙하게 클러치 미트를 하면서 트랙 위를 달려나갔다.
쿼터급 모터사이클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머신들의 움직임은 기민했으며 경기는 박진감 넘쳤다. 또 단일기종 레이스였기에 선수들의 순위 경쟁이 더욱 치열해 경기에 재미를 더했다. 예선은 최경덕 선수(번외출전), 유용선 선수(번외출전), 유병호 선수가 차례대로 체커기를 받고 결승 그리드를 배정받았다.
본선은 마지막 타임인 오후 5시 20분이었기에 예선과 본선 간의 시간 차가 컸다. 연일 이어진 폭염에 인제의 한낮 최고 기온은 섭씨 34도에 육박했다. 숨막히는 날씨에도 레이스를 향한 선수들의 열정은 꺾이지 않았다. 다른 6개 클래스의 예선과 본선이 차례대로 끝나고 오후 5시가 되자, 혼다드림컵 결승이 시작되었다.
출발기가 흔들리고 선수들은 예선 때보다 더욱 치열하게 레이스를 펼쳐나갔다. 서킷 코스에 대한 적응을 완료한 선수들은 예선 때보다 더욱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연출했다. 한층 더 과감해진 코너링과 선두경쟁은 1000cc 클래스 레이스만큼이나 격렬했다. 결승전의 결과는 1위 유병호 선수, 2위 김은하 선수 그리고 3위 김병진 선수 순으로 순위가 집계되었고, 결승전 이후 혼다코리아 서정민 전무의 시상이 이어졌다.
‘레이스는 선택된 소수만이 즐길 수 있는 것이다’라는 편견을 없애는 것이 혼다드림컵의 목표였다. 혼다드림컵은 혼다코리아가 타이틀 스폰서로 나서는 KSBK 5전으로 나아가는 디딤돌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또 일반인들에게 레이스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레이서를 꿈꾸는 라이더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한국의 레이스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모터스포츠 볼모지인 한국에서 대중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없이는 관련산업이 육성 될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 혼다코리아의 도전은 단순히 스폰서십을 통한 광고효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오는 11월 KSBK 5전이 혼다와 함께 차별화 된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대해 본다.
이지혜 선수와의 인터뷰
Q : KSBK 4전의 AP250 클래스에는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 들었는데, 레이스 참가를 다시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A : A250의 차량은 튜닝이 필수적인데, 기존 차량들은 순정 상태에 가까워서 시간과 비용 측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KSBK 5전을 제대로 준비하자는 차원에서 쉬어가려 했죠. 그런데 마침 혼다광주 측에서 CBR300R을 지원받게 되었어요. 머신은 이미 레이스를 위한 셋팅이 끝난 상태였기에 레이스 참가의 부담이 줄게 된 것이죠.
Q : 레이스에서 CBR300R만의 특장점이 있었나요?
A : CBR300R은 단기통 엔진이에요. 단기통의 특성상 2기통에 비해 후반 출력이 많이 약했어요. 하지만 숏코너에 강한 기종이라, 이를 이용해 대회 상위권을 노려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에게 있어 이 점이 CBR300R만의 장점이라 할 수 있겠네요.
Q : 지속적으로 AP250 클래스에 참가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배기량 레이스와 달리 쿼터급 레이스만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A : 쿼터급 모터사이클만의 강점은 머신의 능력을 끝까지 사용 할 수 있고 컨트롤이 용이해 타는 ‘재미’를 최대화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 인지, 또 그 실력을 얼만큼 향상시킬 수 있는지 곧바로 머신으로부터 피드백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이 쿼터급 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Q : 하비 레이서로서 힘들었던 점이 있었나요?
A : 레이스는 기본적으로 돈이 많이 들어가는 스포츠 입니다. 레이스 자금을 마련하려 한 달에 2시간 밖에 못 자고 계속해서 일만 한 적도 있었어요. 이처럼 누구나 레이스에 대한 의지만 있다면 레이스 참가는 큰 벽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특히 이번 혼다드림컵 같은 경우는 최소 비용을 투자해 레이스에 참가할 수 있었어요. CBR300R만 있으면 언제든지 출전이 가능하기에 레이스를 꿈꾸는 누구나 도전이 가능한 것 같아요.
글
서민우 기자 sheeeeii@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