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O, 할리데이비슨의 치명적인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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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데이비슨의 CVO라인업은 특별하다. CVO는 자사의 모터사이클 중 최고급 라인으로 고객들에게 특별한 커스텀의 가치를 제공한다. 드레스업부터 퍼포먼스 향상까지 모든 것을 갖춘 CVO는 오랜 노하우로 빚어낸 할리데이비슨의 작품이자 자존심이다.


언제나 화려함과 최고를 추구했던 CVO

CVO(custom vehicle operations)는 기존의 할리데이비슨 라이더들이 할리데이비슨에 더욱 특별함을 요구하면서 시작했다. 물론 뜬금 없이 CVO가 생겨난 것은 아니다. 세계대전 후 1960~1970년대에 찾아온 자유와 반항 등의 히피문화가 자리잡았던 혼란스러운 시기에, 이들의 시대정신에 들어맞는 영화 이지라이더가 등장하면서 라이더들 사이에 유행을 만들었고, 할리데이비슨에도 자연스레 변화가 찾아왔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 할리데이비슨에서 내놓은 첫 번째 팩토리 커스텀 모터사이클이 바로 1971년에 등장한 슈퍼글라이드(super glide). 슈퍼글라이드는 자유를 위한 모터사이클이라는 평을 받으며 성공을 거뒀다. 이후 할리데이비슨의 팩토리 커스텀 라인업은 더욱 커졌다. FXDB 스터지스와 FLSTS 헤리티지 스프링거 소프테일 등이 그랬고, 동시에 소비자들은 특별함과 함께 제대로 된 보증 및 서비스도 받기를 원했다.

마침 펜실베니아 요크에 위치했던 할리데이비슨의 스페셜 오퍼레이션스 그룹(special operations group)은 차츰 필요성이 떨어지게 됐고, 소비자들이 원했던 팩토리 커스텀을 보다 체계화 하기 위해 CVO를 설립했다. 그리고 CVO의 라인업으로 선보인 첫 주자는 1999년에 등장한 FXR2 FXR3. 모두 1,340cc 에볼루션 엔진을 탑재하고, 화려한 컬러를 입혔으며, 각각 900대로 한정 생산했다. 두 기종은 휠 사이즈, 브레이크, 핸들바 등에 차이를 뒀으며, 2000년에는 FXR4도 출시했다.

그리고 CVO라인으로 처음 등장한 투어링 계열이 바로 FLTRSEI 스크리밍 이글 로드 글라이드(2000). CVO 라인업에 처음으로 할리데이비슨의 퍼포먼스 파츠 등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브랜드인 스크리밍 이글(Screamin’ Eagle)’을 적용했고, 이후 다양한 CVO 기종들과 함께하며 고급 라인업다운 퍼포먼스를 구현했다.
 
CVO가 탄생한지 4년째에 접어든 2002, 로드킹이 합류했다. 로드킹은 1,550cc 실버&크롬 트윈캠95 엔진을 탑재하고, 두 가지 컬러로 출시했다. 할리데이비슨이 100주년을 맞이한 2003년에는 CVO 최초로 소프테일 라인업이 추가됐고, 로드킹 역시 할리데이비슨 최초로 103큐빅인치(1,690cc)트윈 캠 엔진을 탑재해 퍼포먼스를 향상시키고, 투어링 계열에 처음으로 프레임에 코팅을 입혔다. 이후 로드킹은 CVO 라인업에서 3년간의 공백기간을 가진 후 2007년에 110큐빅인치의 트윈캠110 엔진을 탑재, 가죽으로 제작한 사이드케이스를 장착하는 등의 변화를 갖추고 더욱 고급스럽게 돌아왔다.

공랭식 V트윈의 전통적인 크루저의 이미지를 벗고 혁신적인 크루저로 등장했던 V로드도 CVO 라인업에 포함됐다. 2001년에 공개된 V로드는 독일의 자동차 브랜드인 포르쉐와의 합작으로 수랭식 V트윈인 레볼루션 엔진을 얹어 강력한 토크와 파워 넘치는 주행이 가능했다. 2005년에 처음으로 CVO에 합류한 VRSCSE V로드는 당시의 VRSCA V로드를 기반으로 배기량을 높였다. 이 밖에 크롬파츠와 커스텀 페인팅으로 화려하게 꾸며 성능에 어울리는 외형을 갖췄다. 2006년에 다시 한번 VRSCSE2 V로드를 제작했고, 240mm의 리어 타이어와 컬러 및 데칼 등에 변화를 줬다. 같은 해에 드래그머신 버전으로 공개한 VRXSE도 있었지만, 이를 끝으로 CVO 라인업에서는 자취를 감췄다.

트윈캠96 엔진(1,584cc)이 등장했던 2007. ESPFI(Electronic Sequential Port Fuel Injection)을 도입하고 토크도 향상됐으며, 6단 트랜스미션 등을 적용해 투어링, 소프테일, 다이나 시리즈에 모두 탑재했다. 이에 CVO 라인업도 트윈캠96에 스크리밍 이글 킷을 적용한 트윈캠110 및 트윈캠110B 엔진으로 전부 교체했다. 토크는 더욱 향상돼 14.5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했다. FXDSE의 경우 원형 다이나 시리즈와 달리 크롬 도립식 포크, 단조 알루미늄 트리플 클램프, 화려한 커스텀 페인팅 등으로 운동성능과 고급스러움을 확보했다.

로드킹, 로드 글라이드, 울트라 클래식 일렉트라 글라이드 등 투어링 계열은 꾸준히 CVO를 통해 최고급 투어러의 면모를 보였다. 오묘한 색감과 컬러 배합 및 데칼 등의 외관은 물론 네비게이션, 오디오 시스템, 최고급 가죽 시트 및 새들백, 열선시트 등 모든 부분에서 부족함 없는 커스텀을 이뤘다. 소프테일 계열 또한 팻밥, 소프테일 스프링거, 소프테일 컨버터블 등 지속적으로 컬러 및 소재 등을 변경하며 고객의 만족을 얻었다.

할리데이비슨이 110주년을 맞이했던 2013년에는 소프테일 컨버터블을 브레이크아웃이 대체했다. 낮고 긴 실루엣과 소프테일 특유의 깔끔한 리어라인이 어우러져 근사한 몸매를 자랑하며, 프론트 휠은 21인치, 리어 타이어의 폭은 240mm로 존재감이 뚜렷하다. 여기에 CVO의 감각적인 작업이 더해져 크롬 터빈 캐스트 알루미늄 휠과 크롬파츠, 무늬를 새겨 넣은 가죽 시트 및 커스텀 페인팅 등으로 등장과 동시에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트윈캠110B 엔진은 15.5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했고, ABS, 전자식 크루즈 컨트롤 등 운동성능과 편의장비도 훌륭했다. 브레이크아웃은 2014년까지 이어왔으며, 2016년부터 보다 스포티하고 강렬한 이미지를 두른 프로 스트리트 브레이크아웃으로 돌아왔다.

투어링 라인의 간판 스타 중 하나인 스트리트 글라이드는 2010년부터 CVO 라인업에 합류해 FLHTCSE 시리즈의 뒤를 이어 현재까지 CVO의 한 자리를 꿰차고 있다. ‘배트윙이라 불리는 커다란 프론트 카울은 스트리트 글라이드의 특징이며, 트윈캠110 엔진을 탑재하고 장인들의 커스텀 페인팅으로 감싼 차체는 많은 라이더들을 매료시켰다. 번쩍이는 크롬파츠와 펄이 들어간 데칼 등은 스트리트 글라이드의 유려한 디자인과 어우러져 고급스러움의 절정에 달했다. 2016년에는 할리데이비슨의 새로운 빅트윈 엔진인 트윈쿨 밀워키에이트114’와 어우러져 퍼포먼스가 더욱 증가했다.

지금의 CVO 라인업은 리미티드, 스트리트 글라이드, 프로 스트리트 브레이크아웃이다. CVO에서 오랫동안 플래그십 투어러의 자리를 지켜오던 FLHTCUSE 시리즈는 2014년에 리미티드에게 물려줬다. CVO 리미티드는 트윈쿨 밀워키에이트114’ 엔진과 SDBV 서스펜션 등으로 강력한 엔진 성능과 안락한 승차감을 확보했다. 또한 화려한 데칼과 장거리 투어에 필요한 다양한 편의장비를 대거 탑재해 할리데이비슨 최고의 투어러를 완성했다.
 
CVO의 장점은 특별함을 얻는 동시에 해당 브랜드에서 제대로 된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하나하나 모든 것을 직접 꾸려가는 커스텀도 그만의 재미가 있지만, 검증된 장인의 솜씨와 숙성된 노하우로 제작된 팩토리 커스텀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믿음을 바탕으로 한 소유의 만족과 타는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한다. CVO는 신뢰 속에 피어난 할리데이비슨의 치명적인 보석이다.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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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