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발전은 인간을 이롭게 한다. 모터사이클 장르도 마찬가지다. 1885년 칼 벤츠와 다임러 등이 각각 내연기관을 탑재한 자전거 형태의 모터사이클을 공개한 이후, 진화와 개선을 반복하며 현재에 이르렀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현재의 모터사이클은 과거에 비해 우수한 성능과 내구성을 갖췄으며, 뛰어난 편의성과 주행 안전성을 자랑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널리 라이더를 이롭게 하는 모터사이클 기술 베스트일레븐을 소개한다.
트랙션 컨트롤(Traction Control)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은 모터사이클 구동의 중심이 되는 리어 타이어가 눈길과 빗길 등 미끄러운 노면에서 선회 또는 가속 시의 과도한 스로틀 전개로 발생할 수 있는 슬립을 방지하는 기능이다. 리어 휠(구동부)의 슬립(미끄러짐)을 감지하면, ECU가 점화 차단, 또는 스로틀 개도량을 자동으로 변경해 트랙션(구동력)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최신의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은 전자식 스로틀 시스템을 결합해 보다 섬세한 컨트롤이 가능하다. 때문에 다양한 노면 및 가속, 코너링 등 전반적인 주행 환경에서 향상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전자식 스로틀(Throttle By Wire)
전자식 스로틀 시스템은 엔진에 혼합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스로틀을 케이블로 작동시키던 과거의 방식을 탈피해 전자식으로 제어한다. 기존의 케이블 방식은 직관적인 조작감이 장점이나, 케이블의 노후화로 유격이 생기거나 끊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전자식으로 구동력을 제어하는 트랙션 컨트롤, 라이딩 모드 등의 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스로틀의 세밀한 작동이 숙제로 남았다. 전자식 스로틀 시스템은 스로틀 그립의 조작에 따라 스로틀의 개폐를 전자식으로 제어하며, 최적의 혼합기를 엔진에 공급하는 것으로 이를 해결했다.
ABS(Anti-Lock Brake System)
제동은 회전하는 휠에 마찰력을 가해 타이어를 정지시키는 과정으로 이뤄지며, 이 과정에서 마찰력이 과도할 경우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잠김 현상’이 발생한다. ABS는 급제동 시, 잠김 현상을 방지하는 제동 보조 기능이다. ABS는 휠 센서를 통해 타이어의 회전을 감지하고, 잠김을 감지하면 브레이크를 해제한 뒤, 다시 브레이크를 작동해 정지시키는 과정을 초당 수십 회 반복한다. 이로 인해 주행 중인 모터사이클은 급제동 시 조향 불능의 상황을 방지하고, 최대 마찰력을 확보해 안정적인 제동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최근에는 모터사이클이 기울어진 상태에서도 안정적인 제동 성능을 발휘하는, 한 차원 높은 성능의 코너링 ABS 기능도 존재한다.
IMU(Inertial Measurement Unit)
IMU는 모터사이클의 속도, 방향, 중력, 가속도, 기울기 등을 측정하는 센서 기반의 관성 측정 장치다. 모터사이클은 보편적으로 6축 측정 장치를 적용하기 때문에 진행 방향, 횡 방향, 높이 방향의 가속도와 롤링(Roll), 피칭(Pitch), 요(Yaw)의 각속도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 IMU가 측정한 데이터 값은 ECU를 통해 모터사이클의 속도, 기울기 등으로 산출된다. IMU 시스템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트랙션 컨트롤, ABS 등 전자 장비의 정확도를 높이고, 모터사이클을 기울인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컨트롤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라이딩 모드(Riding Mode)
라이딩 모드는 전자식 스로틀을 탑재한 모터사이클에 적용 가능하며 각 모드에 따라 엔진 출력 및 브레이크 시스템의 특성, 각종 전자 장비의 개입 강도 등의 설정을 자동으로 변경하는 시스템이다. 전자 조절식 서스펜션이 적용된 기종의 경우, 서스펜션의 프리로드, 댐핑도 조절 가능하다. 보편적으로 레인, 컴포트, 스포츠, 오프로드 등의 모드로 구분되며 명칭은 각 브랜드마다 상이하다. 레인 모드는 전자 장비의 활발한 개입을 통해 미끄러운 노면에서의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지원하며, 스포츠 모드의 경우 엔진 출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설정된다. 기종에 따라 각 항목을 단계별로 개별 설정할 수 있는 유저 모드를 제공하기도 한다.
전자식 서스펜션(Electronic Controlled Suspension)
전자식 서스펜션은 프리로드 및 댐핑 등의 설정을 전자식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기존 공구, 다이얼 등을 사용하는 물리적인 조절 방식에 비해 편리한 장점을 갖는다. 서스펜션의 세팅을 라이딩 모드에 따라 자동으로 조절하거나, 탑승자 및 적재 상황에 따라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도 변경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 단계 발전해 탑승자나 적재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최적의 서스펜션 설정을 제공하거나, 주행 및 정차 간 서스펜션의 높이를 자동으로 변경하는 기능도 선보이고 있다.
힐 스타트 컨트롤(Hill Start Control)
힐 스타트 컨트롤은 오르막 경사로에서 정차 후 다시 출발할 때, 모터사이클이 뒤로 밀리지 않도록 제동력을 일시적으로 유지해 주는 기능이다. 라이딩 경력이 길지 않은 초심자 또는 무겁거나, 시트고가 높은 모터사이클인 경우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힐 스타트 컨트롤은 경사도를 감지해 작동하기 때문에, IMU 기능이 적용된 모터사이클이 주로 탑재한다.
윌리 컨트롤(Wheelie Control)
차체 무게 대비 비교적 높은 출력을 발휘하는 모터사이클은 리어 휠에 순간적으로 과도한 트랙션이 발생할 경우 프론트가 떠오르게 된다. 스로틀 및 클러치 조작과 하중 이동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모터사이클의 프론트를 들어 올리는 라이딩 스킬로 활용하지만, 초보 라이더의 경우에는 조작 미숙으로 인한 윌리가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윌리 컨트롤 기능을 탑재한 모터사이클은 프론트가 의도치 않게 떠오르는 것을 방지한다. 대부분의 윌리 컨트롤은 개입 여부 및 강도를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다.
레이더 센서 기술(Ladar Sensor Technology)
그동안 레이더 기술을 활용한 주행 보조 기능은 자동차의 전유물이었다. 레이더 센서를 기반으로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운 측후방을 감지해 경고하는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과 주차 보조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두카티, BMW 모토라드, KTM 등의 모터사이클 제조사는 보쉬의 레이더 센서 탑재 소식을 밝혔다. 이로 인해 모터사이클 장르에서도 앞 차량과의 거리와 주행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Adaptive Cruise Control)과 사각지대 경보, 전방 추돌 경고 등 레이더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라이딩 보조 기능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DCT(Dual Clutch Transmission)
DCT는 홀수와 짝수 기어를 각각 담당하는 두 개의 클러치가 번갈아 가며 자동으로 변속을 실시하는 시스템이다. 클러치 축의 이중 설계로 변속에 따른 동력 손실을 최소화했으며, 라이더가 직접 변속하는 것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작동하기 때문에 편리하고 효율적이다. 또한 라이딩 모드 및 주행 환경에 따라 기어비를 변경해 최적화된 자동 변속을 실시한다. 버튼 조작을 통한 수동 변속 모드를 지원하며, 클러치 레버 조작이 불필요해 시동을 꺼트릴 염려도 없다. 현재 모터사이클 장르에서는 혼다가 유일하게 6단, 또는 7단 DCT를 자사 기종에 탑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