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자율 주행,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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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실생활을 편리하게 바꿔놓았다. 이는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등의 모빌리티 산업도 마찬가지다. 나날이 발전해나가는 IT 기술을 기반으로 곧 자율 주행 모터사이클의 시대가 도래할지 모른다.

이미 다수의 모빌리티 브랜드가 자율 주행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자율 주행 미 적용의 레벨 0부터 완전한 무인 자율 주행 단계인 레벨 5까지 여섯 단계로 구분, 각 단계 별로 IT 기술 기반의 주행 보조 기능을 제공한다. 레벨 5를 제외한 자율 주행 보조 기능은 이미 상용화를 통해 실생활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반면 모터사이클 장르의 자율 주행 기술 상용화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일부 제조사가 무인 주행이 가능한 수준의 기술을 선보인 바 있지만, 어디까지나 안전 보조 기능의 개발 테스트일 뿐, 당분간 양산 계획은 없음을 밝혔다. 이는 모터사이클이 가진 특성 때문이다. 대부분의 라이더는 직접 모터사이클을 컨트롤하는 과정을 통해 스릴과 즐거움을 느낀다. 이러한 요소를 배제한 채로 단순 이동수단으로만 판단한다면, 모터사이클은 상대적으로 제약이 많고 위험한 편에 속한다.

이와 같은 배경으로 각 모터사이클 제조사는 자율 주행 기술을 기반한 안전 주행 보조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각종 센서를 통해 수집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회, 조향, 구동, 제동, 기울기 등을 자동 조절하며 안전한 라이딩을 지원하는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그 실효성 및 발전 방향을 예측하기에는 시기 상조이나, 해당 기술은 나날이 발전을 거듭해나가고 있다. 지금까지 모터사이클 제조사가 선보인 자율 주행 기술의 대표적인 사례를 함께 살펴보자.


야마하 모토로이드 콘셉트
2017년 도쿄 모터쇼에서 공개한 야마하 모토로이드 콘셉트는 살아있는 모빌리티라는 슬로건 아래 개발에 착수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야마하의 디자인, 엔지니어 팀이 긴밀히 협력했고 그 결과 미래지향적이고 새로운 결과물이 탄생했다. ‘AMCES 밸런싱 기술을 적용한 모토로이드는 가장 무거운 부품인 배터리가 회전하며 카운터 웨이트(무게추)의 역할을 하고, 이 운동에너지를 후륜으로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 자립한다. 배터리는 쉬지 않고 움직이며 균형을 유지한다.. 모토로이드는 자립과 더불어 저속 자율 주행까지 가능하다.

모토로이드의 또 다른 특징은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기능이다.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이미지 인식 기술을 탑재해 사용자의 손동작을 인식하고, 사전에 입력된 동작을 실시하도록 했다. 모토로이드의 핵심 기능으로 볼 수 있는 밸런싱 기술은 외부 충격에도 차체가 넘어지지 않는 특징을 기반으로 안전 보조 시스템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현재의 모터로이드 밸런싱 기술은 후륜 조향 방식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양산화까지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혼다 셀프 밸런싱 라이딩 어시스트
혼다는 2017 NC 시리즈를 기반으로 제작한 콘셉트 모델을 공개하며 셀프밸런싱 기술을 선보였다. 이 기술이 적용된 라이딩 어시스트 모터사이클은 자이로 스코프의 원리로 자립하는 보편적인 방식과 달리, 혼다 로봇 연구소의 공학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라이딩 어시스트 모터사이클은 사전 프로그래밍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프론트 포크의 방향, 기울기 각도, 수축 정도 등을 스스로 조정하며 자립한다. 또한 사람의 걸음걸이를 인식해 저속으로 뒤따르는 자율 주행 기능까지 갖췄다.

혼다에 따르면 셀프 밸런싱 시스템은 시속 5km/h 미만에서만 작동하며 핸들과 포크를 분리해 각각 별도로 제어할 수 있다. 자율 주행 성능보다는 모터사이클의 전도 방지를 목적으로 개발한 기술이다. 혼다의 셀프 밸런싱 기술이 향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양산 기종에 적용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언젠가는 험한 지형에서도 전도를 방지하고, 좁은 공간에 스스로 주차하며, 더 나아가 함께 걸으며 산책할 수 있는 특별한 미래형 모터사이클의 모습이 그려진다.


BMW 모토라드 R1200GS 커넥티드 셀프 라이딩
BMW 모토라드는 2018 9월 유튜브 채널을 통해 R1200GS 기반의 테스트 모터사이클을 공개했다. 해당 테스트 기종은 다양한 주행 역학 자료를 수집해 분석하고, 위험 요소를 사전에 감지하며, 이를 기반으로 스스로 주행한다. BMW 모토라드는 해당 테스트의 목적이 자율 주행 모터사이클의 개발이 아닌, 주행 보조 시스템의 개발임을 강조했다.

테스트 기종은 운전자 없이 스스로 주행하며 멈춰 서고 자립한다. 주행 중에는 도로 폭을 인지해 스스로 라인을 수정하고, 코너에서는 차체의 기울기를 조정하며 자동으로 돌아나간다. 또한 교차로에서는 주변 교통상황을 인지하며 정차하는 모습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불안감 없이 안정적인 제동 과정을 선보였고, 출발하거나 정차할 때는 사이드 스탠드를 스스로 접고 펴기도 했다.

BMW의 테스트 기종은 현재의 상황에서 가장 진보된 자율 주행 기능을 갖춘 모터사이클이다.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센서를 탑재했고, 탑 케이스와 패니어 케이스의 내부는 데이터 분석 및 모터사이클 통제를 위한 컴퓨터 모듈로 가득 찼다. BMW는 테스트 기종의 개발 과정에서 기존에 없던 부품들을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새롭게 생산했다고 밝혔다.

BMW의 커넥티드 셀프 라이딩 기술이 통제된 환경에서만 작동할지, 아니면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도 실제로 적용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또한 서문에 이미 밝혔듯, 모터사이클의 특성상 완전 자율 주행 기능을 갖춘 모터사이클은 출시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하지만 해당 기술이 발전함으로써, 향후 다양한 주행 보조 기능이 등장할 것은 유추해볼 수 있는 사실이다.


뜨거운 감자, 레이더 기반 크루즈 컨트롤
최근 BMW 모토라드, 두카티, KTM 등의 브랜드는 각각의 어드벤처 및 투어링 모델에 레이더 센서를 기반으로 한 능동형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을 탑재했다. 능동형 크루즈 컨트롤은 센서를 통해 수집한 주행 환경 데이터를 ECU가 분석해 모터사이클의 가/감속, 기울기, 제동 등의 전반적인 주행을 스스로 제어해주는 안전 보조 기능이다.

BMW 모토라드는 R1250RT, 두카티는 멀티 스트라다 V4, KTM 1290 슈퍼 어드벤처 등 세 브랜드는 뉴 모델을 통해 각각 레이더 기술 기반의 능동형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을 선보였다.

모터사이클의 자율 주행 기술은 양산화 가능성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으며 기술 개발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는 레이더 센서를 도입한 안전 보조 장치 등의 신기술로 발전했다. 또한 과거 자립이 가능했던 수준의 모터사이클 자율 주행 기술은 현재에 이르러 실제 주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진보했다.
 
모터사이클 라이딩은 일부 불편함마저 매력과 감성으로 상쇄되는 독특한 특성을 지녔다. 때문에 완전한 자율 주행 기술까지는 불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러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자율 주행 기술연구는 주행 보조 시스템 등으로 활용되며 모터사이클의 안전성 향상에 보탬을 주고 있다. 미래에는 보다 더 안전해질 모터사이클 라이딩을 기대해본다.



이찬환 기자 chlee@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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