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처럼 작고 가벼우며 앙증맞은 외모 덕에 마니아 층을 형성했던 혼다의 몽키. 50cc급의 단기통 엔진을 얹고 ‘포켓 사이즈’로 일컫는 자그마한 크기와 특유의 디자인으로 반 백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인기를 얻었다. 몽키가 시판용으로 처음 등장했던 시기는 무려 1960년대. 그리고 이번에 등장한 신형 몽키는 여전히 예쁘지만 실로 많은 변신을 이뤄냈다.
신형 몽키는 덩치를 키웠다. 여전히 미니 사이즈를 추구하지만 그래도 엔트리급 스쿠터와 맞먹는 덩치를 자랑한다. 그렇다고 귀여운 맛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몽키 특유의 둥글둥글하면서 심플한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해 여전히 몽키임을 알아볼 수 있다. 두툼한 블록 패턴 타이어와 푹신한 시트, 원형 헤드라이트, 높게 추킨 펜더와 머플러 등이 작지만 몽키를 상징하는 터프한 요소들이다.
불어난 신체만큼 엔진 역시 강해졌다. 125cc 공랭식 단기통 엔진은 9마력(7,000rpm)의 최고출력과 1.1kg*m(5,25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덕분에 도심에서도 보다 안전하고 여유롭게 주행할 수 있다. 이러한 신형 몽키의 변화는 매우 반갑다. 몽키를 갖고 싶었지만 너무 작아서 타지 못했던 라이더나 또는 동네 마실 외에는 부족한 성능 때문에 망설였던 라이더에게도 이제는 당당히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커졌다 해도 무게는 107kg에 불과하다.
신형 몽키의 변화는 MSX125의 영향도 크다. 일반적인 모터사이클보다는 작고 가벼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 재미있게 가지고 놀 수 있는 도심 속의 장난감을 MSX125로 증명했기에, 정체성이 뚜렷한 몽키를 21세기에 적합하게 재탄생 시키기에는 MSX125와 노선을 함께하는 것도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신형 몽키에는 현대적인 기술을 대거 투입했다. 1채널 ABS를 적용한 브레이크 시스템은 IMU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혼다는 몽키를 단순히 디자인으로 승부하지 않고, 지금의 시장이 요구하는 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상품성을 강화했다. 또한 스틸 백본 프레임과 도립식 포크 및 더블 쇽업소버 등 섀시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휠은 전/후륜 12인치를 채용했다.
시트 높이는 776mm이며, 1,155mm의 짧은 휠베이스로 도심에서 다루기 쉬운 설정을 확보했다. 트랜스미션은 도심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4단을 채용했으며, 연비는 67km/L(WMTC 기준)로 경제성도 우수하다.
몽키의 단종을 언급했던 혼다가 다시금 몽키를 부활시켰다. 그만큼 몽키는 혼다에게도 그리고 라이더에게도 각별하다. 이 작고 귀여운 모터사이클은 모터사이클을 처음 경험하는 계기로 만들어줄 수 있고, 소유하는 것만으로도 큰 만족을 주기도 하며, 도로 위의 장난감으로써도 제격이다. 신형 몽키는 이 모든 것을 만족하면서 더 강력하고 실용적으로 진보했다. 몽키가 사랑 받는 이유다.
글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