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엄프 타이거800XRT, 루키로 등장한 베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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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로드 어드벤처 라이더를 위한 트라이엄프의 타이거800XRT(Tiger 800 XRT)는 합리적인 가격대비 부족함 없는 성능이 강점이다. 특히 3기통 엔진과 탄탄한 섀시는 어떤 주행 스타일로 몰아붙이더라도 만족스러운 성능으로 화답한다.


미들급 멀티퍼퍼스의 뉴페이스

트라이엄프가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면서, 이제는 국내 라이더들도 보다 수월하게 트라이엄프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는 트라이엄프 라인업은 레트로부터 스포츠 그리고 멀티퍼퍼스까지 다채롭다. 그간 영국 태생의 클래식한 감성을 원하던 일부 마니아들만 병행수입을 통해 갈증을 해소했었고,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트라이엄프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트라이엄프의 여러 기종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가장 중요한 부분인 보증 및 서비스 등도 정식으로 받을 수 있다. 또한 병행수입의 이점이었던 저렴한 가격도 소용이 없을 만큼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합당한 금액에 구매 후 원활한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게 된 것. 또 다른 혜택은 바로 트라이엄프의 여러 기종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수의 마니아들이 찾던 일부 한정된 기종에서 벗어나,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트라이엄프의 다양한 라인업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타이거 시리즈다. 트라이엄프의 멀티퍼퍼스 라인업인 타이거 시리즈는 오버리터급의 ‘1200’과 미들급의 ‘800’이 있다. 또한 타이거 시리즈는 온로드 지향의 XR과 오프로드 지향의 XC로 분류해 각기 다른 소비자층을 겨냥하고 있다. 국내에는 총 4대의 타이거 시리즈인 타이거1200XRT, 타이거1200XCA, 타이거800XRT, 타이거800XCA를 선보이고 있으며, 이 중에서도 타이거800XRT는 타이거 시리즈 중에서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어드벤처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기종이다.

타이거800XRT는 온로드 지향형 멀티퍼퍼스다. 형제모델인 타이거800XCA와는 휠과 서스펜션을 비롯한 지오메트리에 차이가 있고, 라이딩모드 등을 달리해 성격을 구분했다. 이는 특성에 맞는 세팅을 달리한 것일 뿐이며, 타이거800XRT가 타이거 시리즈 중 엔트리 기종으로 볼 수 있는 이유는 단순히 낮은 금액이어서가 아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중성에 초점을 뒀기 때문이다. 성능이 열등한 것도 아니다. 온로드 위주의 설계이긴 하나, 비포장길에서도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다. 어드벤처 라이딩이 반드시 오프로드를 거쳐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오프로드에서의 한계점이 XCA보다 낮을 뿐 일반 라이더들이 갈 수 있는 어지간한 험한 곳은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다. 오히려 일반적인 사용반경에서는 온로드에 중점을 둔 세팅이 유리한 점이 많다. 편안한 라이딩 포지션을 유지한 채, 도심과 장거리 투어를 아무렇지 않게 오갈 수 있고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고갯길에서도 스포티하게 주행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온로드에서 만끽할 수 있는 어드벤처다.


독보적 매력과 숙성된 완성도

때문에 타이거800XRT는 충분히 훌륭한 기종이며 합리적이면서도 남다른 주행감각을 느낄 수 있는 모터사이클이다. 810mm~830mm로 조정 가능한 시트는 발착지성에 무리가 없을뿐더러 편안한 라이딩 포지션을 완성한다. 넓은 핸들바를 잡고 19L의 연료탱크 좌우를 무릎으로 감싸면 대배기량 모터사이클임이 느껴진다. 그러나 202kg의 무게는 버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DRL을 비롯한 헤드라이트와 리어라이트 및 방향지시등은 모두 LED. 열선시트 열선그립 및 센터스탠드 모두 기본이며, 너클가드와 안개등도 기본장착이다.
 
엔진은 800cc 직렬 3기통으로, 3기통 엔진 특유의 고동과 회전감각이 살아있다. 배기음도 고회전의 거친 음색이 깔려있다. 타이거800XRT94마력(9,500rpm)의 최고출력과 8.1kg*m(8,05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고회전으로 시원하게 뻗어가며 가속을 이어가고, 회전수와 비례해서 3기통 엔진의 음색이 바뀌는 과정이 매력적이다. 고동이 남아있는 저회전 구간을 느끼던 시간도 잠시, 스로틀을 힘껏 개방하면 4기통 엔진과 유사한 매끄러운 질감으로 맹렬하게 차체를 밀어붙인다.

5인치의 풀컬러 TFT계기반은 시인성이 우수하며, 라이딩 모드 및 엔진의 rpm 상승에 따라 컬러가 변하는 것 또한 재미있다. 주행풍은 5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윈드쉴드로 적절하게 걷어낼 수 있고, 고속에서의 안정감도 훌륭하다. 6단 트랜스미션은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1단 기어를 짧게 세팅했고, 휠 사이즈도 전/후륜 19/17인치를 채용했다. 때문에 XRT가 온로드 중심이라 하더라도 타이거 시리즈가 오프로드 주행을 염두에 둔 모델이기에 온/오프로드에 상관 없이 수준급의 기본기를 갖춘 설계다.

초반 토크는 조금 부족한 듯싶다가도 넓은 회전영역에 걸쳐 꾸준하게 상승하고 맛깔스러운 필링을 전달하기에 라이딩이 즐겁다. 또한 저속 핸들링은 물론이고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성능이 우수해 매 순간 깔끔하고 안정적인 거동을 보인다.
 
도립식 포크와 모노 쇽업소버는 모두 쇼와 제품이며, 각각 180mm170mm의 트래블을 확보했다. 브레이크는 전륜에 305mm의 더블디스크와 후륜에 255mm의 싱글디스크를 장착했으며, /오프가 가능한 ABS를 기본으로 탑재했다. /후 모두 17인치를 채용한 온로드 타입의 멀티퍼퍼스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우수한 밸런스를 보이며, 연속된 코너와 노면이 고르지 못한 곳에서도 탄탄하게 차체를 받쳐준다. 충분한 압력과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브레이크도 믿음직스럽다. 기본기가 뛰어난 섀시 설정 덕분에 맛깔스러운 3기통 엔진도 보다 여유롭고 편안하게 쥐어짤 수 있으며, ABS를 비롯한 크루즈 컨트롤과 트랙션 컨트롤 등 주행 편의와 안전을 위한 전자장비도 갖추고 있어 초보자에게도 무리가 없다.

국내 멀티퍼퍼스 시장에 진입한 타이거 시리즈는 라이더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줬다. 하지만 이미 국내에서 팬 층이 확실한 기종들이 많기에 그 틈을 파고 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오버리터급으로 멀티퍼퍼스의 끝을 찍는 플래그십이 인기가 높은 반면, 문턱을 최대한 낮추면서도 부담 없이 다룰 수 있는 쿼터급 멀티퍼퍼스도 떠오르고 있다. 때문에 이 둘 사이에 위치한 미들급이 다소 주춤한 태세다.
 
하지만 미들급이 주는 장점은 확실하다. 오버리터급보다는 부담을 덜 수 있으면서 쿼터급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이상적인 퍼포먼스와 역량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타이거800XRT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훌륭한 기본기와 매력적인 엔진 그리고 필요충분한 전자장비 및 편의장비 등을 갖추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완성해 실속과 재미를 모두 챙겼다. 그간 정식 수입이 이뤄지지 않았을 뿐, 트라이엄프의 타이거 시리즈는 분명한 캐릭터와 경쟁력을 갖고 있다.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사진
김민주 기자 mjkim@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