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 기어 선택에는 딜레마가 존재한다. 보호 성능에 치중한 제품은 움직임이 불편하고 반대로 간편한 라이딩 기어는 보호 성능이 부족하다. 이 지점에서 라이더의 고민이 시작된다.
부츠도 마찬가지다. 오프로드에서 착용하는 엔듀로 부츠는 가장 안전하지만 신고 벗는 과정이 번거롭고 불편해 일상에서 활용이 어렵다. 반대로 어반 부츠는 무게와 착용감이 가볍고 신고 벗기 편하지만 기능성과 보호 성능이 좋지 않다. 따라서 일정 수준의 편의성과 보호성능을 함께 갖춘 부츠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시디(SIDI)의 어드벤처 2 미드는 이런 고민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준 부츠다.
이탈리아 라이딩 기어 제조사인 시디는 자건거 부츠로도 유명하지만 모터사이클 부츠도 출시 중에 있다. 장르도 다양하다. 스포츠부터 투어링, 오프로드까지 폭 넓은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기능성과 안전성이 탁월한 것은 물론 가성비도 우수해 많은 라이더가 선택하고 있는 부츠가 바로 시디 부츠다. 투어링 부츠로는 롱 타입인 어드벤처2, 스크램블 레인이 있고, 숏타입은 에이펙스 모델이 있다. 그 중 어드벤처 2 미드(MID)는 기능성과 편의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 범용성이 뛰어난 모델이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유연성
시디 어드벤처2 미드는 검은색 한 가지 색상으로 출시했다. 고민할 필요가 없어 좋고 어떤 모터사이클과도 잘 어울려 좋다. 실제 어드벤처 2 미드를 신고 다양한 장르의 모터사이클에 올랐다. 크루저, 스쿠터, 어드벤처 등 다양한 장르와 이질감 없이 잘 어울린다. 전반적인 디자인이 무난하고 과도하게 멋을 낸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어드벤처 2 미드는 적당히 스포티하면서도 적당히 클래식하다.
어드벤처 2 미드는 다양한 라이딩 팬츠와도 궁합이 좋다. 어드벤처 2 미드의 실측 높이는 약 27cm(265mm 사이즈 기준)다. 부츠 안쪽으로 바지 하단을 넣고 버클을 채우면 깔끔한 스타일이 연출되며, 어드벤처 팬츠부터 데님까지 무리 없이 소화한다.
뛰어난 기능성으로 무장한 전천후 부츠
라이딩 부츠의 필수 덕목은 보호 성능과 더불어 방수다. 도심 주행도 그렇지만 먼 거리를 떠날 때 방수는 특히 중요하다. 기후 변화가 심할 뿐만 아니라 주행 중 물웅덩이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드벤처 2 미드는 고어 텍스를 안감으로 채용했다. 방수는 물론이고 내부의 습기를 배출하는 투습성도 우수하다. 적당한 길이도 어드벤처 2 미드의 방수 성능에 일조한다. 길이가 충분하지 않은 부츠나 일반 라이딩 슈즈는 발목 위로 빗물이 들어갈 공간이 많지만, 어드벤처 2 미드는 종아리 1/3지점까지 올라오는 높이로 바지 밑단이 부츠를 완전히 덮어 빗물 유입을 방지한다.
지난 여름 한달 가까이 내린 장마와 폭우 속에서 어드벤처 2 미드의 방수 성능은 더욱 빛났다. 방수 부츠라 해도 장시간 비에 노출되면 빗물이 스며들기 마련이지만, 어드벤처 2 미드는 장시간 우중 라이딩에도 발이 젖지 않아 쾌적했다. 통기성도 우수하다. 기온이 높은 날, 발에 후끈한 열기는 있을지언정 끈적이는 불쾌함은 상대적으로 적다. 게다가 보온성도 뛰어나 사계절 활용도 문제 없다.
일상과 레저, 아스팔트부터 오프로드까지
어드벤처 2 미드의 최대 장점은 범용성에 있다. 어드벤처 2 미드는 출퇴근부터 장거리 투어는 물론 오프로드 라이딩도 가능한 팔방미인이다.
일상 라이딩에서 중요한 부분은 착용 편의성이다. 신고 벗는 과정이 간편하고 무게가 가벼운 제품이 부담이 적다. 어드벤처 2 미드는 발등과 발목, 두 곳에 버클을 마련했고 체결 방식이 간편해 신고 벗기 편하다. 스트랩은 알맞은 길이로 조절할 수 있고, 버클은 고정식이지만 일정 폭으로 움직여 발을 자연스럽게 감싸준다. 착용감은 엔듀로 부츠보다 가볍고 편하며 어반 부츠보다는 안정적이기 때문에 다방면에 걸쳐 활용할 수 있다.
보호 성능도 놓치지 않았다. 겉감은 마이크로파이버 소재를 사용했다. 마이크로파이버는 가죽보다 노화가 더디고 인장 강도가 우수하며 열에도 강하다. 모터사이클 차체와 맞닿는 부분에는 스웨이드 재질을 사용해 마찰력을 높였다. 덕분에 부츠가 차체에 안정적으로 고정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뒤꿈치 부근에는 충격 흡수력이 충분한 프로텍터를 배치했고 부츠 바깥 면에는 이중으로 패드를 덧댔다.
어드벤처 2 미드를 신고 오프로드로 나섰다. 스탠딩 포지션을 취해도 발목을 단단히 지탱해 안정감이 있다. 주행 중 앞 바퀴가 진흙에 빠졌다. 순간적으로 차체가 기울어졌지만 왼발로 지면을 박차면서 중심을 잡았다. 부츠가 튼튼하지 않았다면 발목이 꺾일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어드벤처 2 미드는 안정적으로 힘을 받아냈다. 가벼운 오프로드 정도는 어드벤처 2 미드로 부족함이 없다.
페달 조작은 처음에는 오프로드 부츠 특유의 착용감으로 인해 다소 낯설게 느껴지지만 금방 적응할 수 있는 정도이며 이후에는 세밀한 콘트롤도 문제 없다. 페달을 조작하는 부분에는 패드를 덧대 미끄러짐을 방지했고 밑창도 접지력이 우수해 스텝에 밀착된다. 발등과 발목은 주름이 있어 상하 움직임이 자연스럽다. 이 밖에도 뒷면에는 리플렉터를 삽입해 야간 시인성도 높였다.
온로드와 오프로드, 맑은 날과 비 오는 날, 일상과 레저, 단거리와 장거리. 양극단을 함께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다. 어드벤처 2 미드는 극단적인 부분이 없고 어떤 상황에도 유연하다. 중복 투자 없이 단 하나의 부츠가 필요하다면 어드벤처 2 미드는 훌륭한 선택지다.
글 / 사진
김남구 기자 southjade@biker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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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