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터사이클 전용 블루투스 헤드셋 시장에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났다. 게이밍 용품으로 유명한 ABKO에서 블랙박스 기능을 접목한 헤드셋 티플렉스(T PLEX)를 출시한 것이다. T PLEX는 상시 녹화 기능의 액션캠을 장착하고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가성비를 확보했다.
ABKO(이하 앱코)는 IT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국내 브랜드다. 과거에는 마우스, 키보드, 헤드셋 등 게이밍 용품을 주력으로 내세웠으며 현재는 컴퓨터 주변기기, 소형 가전제품, 개인 방송용 장비 등에 이르기까지 제품군을 폭넓게 확장하고 있다. 또한 이와 같은 기술력을 토대로 최근에는 블루투스 헤드셋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지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의 모터사이클 전용 블루투스 헤드셋 시장의 정상에는 세나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수의 경쟁 모델이 시장에 발을 들였지만 까다로운 국내 라이더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자인 앱코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국내 라이더의 실정에 맞춘 제품을 개발해 우수한 상품성과 함께 합리적인 판매 가격까지 실현했기 때문이다.
앱코의 블루투스 헤드셋 개발팀은 대부분 모터사이클 라이더로 구성됐다. 개발 팀원들은 라이더의 입장에서 기존 제품의 높은 가격대,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AS 시스템 등에서 불편함을 느꼈고, 이 같은 사항을 개선해보고자 직접 제품을 기획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수 십 번의 회의와 사업 타당성 검토를 통해 제품 개발에 착수했고 2019년에는 T COM과 T PRO를, 올해는 T PLEX를 출시하며 T 시리즈를 구축했다.
T PLEX(이하 티플렉스)는 블랙박스 기능을 갖춘 블루투스 헤드셋이다. 일반적인 블루투스 헤드셋의 기능은 물론, 내장된 액션캠을 이용해 영상 녹화 및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또한 블루투스 헤드셋은 다양한 기후에서 외부환경에 노출되기 때문에 국제 표준 방수, 방진 규격인 IP65 등급의 내구성을 확보했다.
박스를 개봉하면 본품 및 헬멧 설치에 필요한 부품들이 용도에 따라 꼼꼼하게 포장돼 있다. 티플렉스는 풀 페이스 헬멧에 설치 가능한 A타입 부착형 마이크와 오픈 페이스 등에 설치할 수 있는 B타입 붐 마이크, 그리고 두 가지 형태의 블루투스 거치 브래킷을 모두 제공한다. 이 밖에도 무전기 연결용 PTT 케이블 및 고정 밴드를 기본 구성에 포함했다. 영상 저장에 필요한 마이크로 SD 카드는 별도로 구비해야 한다.
본체 디자인은 날렵한 스타일을 갖췄고 매트 블랙, 골드 컬러를 통해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했다. 전방에 장착된 액션캠은 화각을 고려한 최적의 위치와 각도로 설계했고 상단 안테나는 심플한 라인으로 마무리했다. 조작부는 상단에 위치한 카메라 버튼, 와이파이 버튼, 그리고 측면부의 멀티 버튼 등으로 이뤄졌다. 멀티 버튼은 리턴 방식으로 휠을 돌리거나 누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설치 방법은 간단하다. 헬멧 외부에 본체를 거치할 수 있는 브래킷을 설치한 뒤, 스피커와 마이크 세트를 헬멧 내부에 장착한다. 다음으로 헤드셋과 본체를 커넥터 케이블로 연결하면 끝이다. 헬멧의 굴곡을 고려한 브래킷과 날렵한 디자인의 본체는 완벽한 일체감을 보인다. 장착한 상태로 헬멧을 착용해본 결과 귀와 스피커가 닿는 부분에 이질감이 들지 않았으며 글러브를 낀 상태로 각종 버튼을 조작하기도 편리했다. 또한 77g의 가벼운 중량으로 무게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티플렉스는 IT 기술력 기반의 브랜드 제품답게 우수한 상품성을 갖췄다. 블루투스는 5.0 버전을 탑재해 전송 속도, 전송 거리, 데이터양, 보안성, 호환성 등을 높이고 전력 소모는 줄였다. 스마트폰과 연결해 무선 통화, 음악 감상,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 음성 명령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고, 메신저 앱을 통한 그룹 통화도 가능하다. 이 밖에도 작동 상태를 음성으로 안내하며 플레이 백 컨트롤, 노이즈 컨트롤, 스테레오 뮤직, 개별 볼륨 컨트롤, 다중 디바이스 연결, 멀티태스킹, 와이파이 연동 등의 기능도 탑재했다.
실제 사용 시의 음질은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 기종 대비 선명한 편이다. 이로 인해 통화 품질도 우수하고 대화에서 불편함도 발생하지 않았다. 각 기능은 직관적이고 간단한 조작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적응이 쉬웠고, 버튼의 효율적인 배열과 명확한 조작감으로 인해 주행 중 조작에도 무리가 없다.
티플렉스는 최근 널리 쓰이고 있는 C타입 충전 단자를 채용해 활용성 및 범용성을 높였다. 배터리는 완전 충전까지 2시간 정도가 소요되고, 약 30시간의 통화 또는 4시간의 영상 녹화를 할 수 있다. 배터리 잔량이 20% 이하로 내려간 경우에는 녹화 기능이 비활성화되고 블루투스 기능만 사용이 가능하도록 설정했다. 또한 충전하는 중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티플렉스의 진가는 녹화 기능에 있다. 전방 카메라를 통해 풀 HD급 1080P 비디오 녹화 기능과 스틸샷 촬영 기능을 지원한다. 녹화와 촬영은 상단 두 개의 버튼을 조작해 간단하게 실시할 수 있고 녹색, 파란색의 램프와 음성 안내를 통해 작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본체 하단에는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을 마련해 최대 64G의 메모리 카드까지 사용할 수 있다. 영상은 3분 단위로 저장되고 용량이 가득 찬 경우, 가장 오래된 영상부터 자동으로 삭제해 공간을 확보한다.
녹화된 영상은 프레임이 끊기는 현상 없이 안정적이고 선명한 화질을 보이며 화각도 넓은 편에 속한다. 주간 촬영은 마주 오는 차의 번호판까지 식별이 가능한 수준이고 야간 촬영도 가능하다. 최대 4시간까지 연속 녹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블랙박스 기능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 촬영물은 메모리 카드 리더기를 통해 확인하거나, 전용 앱을 설치해 확인할 수 있다. 티플렉스는 떨림 방지 기능을 탑재하지 않아 간헐적으로 흔들림이 발생하지만, 가격대를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티플렉스의 판매 가격은 145,000원이다. 세나의 강점으로 평가 받는 인터콤 기능을 제외하고 스마트폰 그룹 통화를 통해 대응한다. 이로 인해 액션캠을 추가하고도 합리적인 가격을 형성할 수 있었다. 두 가지 타입의 마이크 세트를 모두 제공하는 것도 커다란 장점이다. 또한 같은 가격대의 경쟁 모델과 비교해도 디자인, 사양, 기능 면에서 앞선 모습을 보인다.
앱코의 개발팀은 자사 AS 시스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AS팀, 택배 시스템을 통한 비대면 서비스, AS 전용 센터 운영, 부품 상시 구비 등 체계적인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해 불편함을 줄였다. 또한 향후 라인업에 모듈화된 부품 및 커스텀 파츠를 추가하고, 고객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한 후속 모델을 출시할 계획 등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