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는 안다. 헬멧을 벗으면 헤어스타일이 흐트러진다는 것을. 아침에 기껏 공들여 손질한 헤어스타일이 망가지면 다시 손봐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날의 기분도 엉망이 된다. 그렇다고 헬멧을 안 쓰자니 주행풍에 머리카락이 날릴뿐더러 법을 위반하는 행위가 된다. 그렇다면 모터사이클을 타지 말아야 하는가.
다행히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생겼다. 헬멧을 착용하고도 헤어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는 헬멧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헬멧은 스타일을 중시하는 모터사이클 라이프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더욱 필수 항목일 것이다.이들은 모터사이클에서 내려서도 그들만의 패션이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야 하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연출한 패션에 흠집이 없어야 한다. 이런 라이더를 위해 탄생한 브랜드가 비비드 인더스트리(bivid industry 이하, 비비드)다.
안전을 기반으로 한 수제 헬멧
국내 헬멧 브랜드인 비비드는 자체제작 즉, 수제 헬멧을 생산한다. 또한 비비드는 자사 제품에 ‘헤어 프로텍터‘라는 명칭을 사용하는데, 이들이 제작한 헬멧은 라이더의 헤어스타일을 망가뜨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비비드를 당당히 모터사이클 헬멧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이유, 국내 수제 헬멧 브랜드 중 쉘을 제작하면서도 안전기준(KC)을 통과한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당연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현재 국내에는 안전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제품이 다수 존재한다. 헬멧의 1차 목적인 안전, 이것을 제외하고는 헬멧에 관해 어떤 이야기도 논할 수 없으며, 그렇기에 비비드가 반갑다.
비비드의 헬멧 라인업은 현재 S타입과 오리지널이 있으며, 모두 하프페이스 형태로 파일럿 헬멧을 연상케 하는 클래식한 디자인을 지향한다. 쉘 라인은 매끈하게 떨어지고, 테두리 전체에 두른 가죽 라인은 고풍스럽다. 헬멧의 좌우에는 볼륨을 넣어 착용 시 귀가 한결 편안하다.
또한 측면과 후면은 삼각형의 가죽 장식을 덧댔고, 스냅 버튼과 비비드 로고를 사용해 제품의 특징을 살렸다. 띠를 두른 가죽에 세심하게 따놓은 바느질은 깔끔하며 가죽의 질감도 우수하다. 별도로 판매하는 쉴드는 헬멧 전면부의 스냅 버튼에 고정할 수 있다. 또한 수제 헬멧답게 라이더의 취향에 따라 쉘 및 가죽의 컬러를 달리해 40가지 이상의 조합이 가능하다. 무게는 1,100g 이하로 가볍다.
라이더가 헤어스타일을 보호하는 방법
비비드의 헬멧은 남녀공용 프리 사이즈지만, 착용감이 우수하고 포용할 수 있는 머리 둘레 범위가 넓다. 그리고 비비드 헬멧의 특징인 헤어스타일을 유지하는 기능은 내피에 부착하는 메모리 폼으로 이뤄진다.
헬멧에 기본적으로 6개의 메모리 폼이 제공되는데, 전면(이마) 두 곳, 머리 상단 측면 두 곳, 후면 두 곳에 헬멧 내피 위로 부착하는 방식이다. 두상에 맞게 그리고 헤어스타일에 따라 붙이고 뗄 수 있다. 물론 물에 젖거나 과도하게 띄운 헤어스타일 등 모든 상황을 커버할 수는 없다. 메모리 폼의 사용 방법을 예를 들자면, 가르마를 왼쪽에서 타고 오른쪽으로 머리를 넘겼다면, 메모리 폼은 오른쪽에 부착하여 헤어스타일을 보호하는 방식이다.
즉 메모리 폼의 목적은 일반 내피에 머리카락이 닿아 머리카락의 뿌리까지 눌리는 것을 방지하는 것으로, 헬멧을 벗고 난 후에도 원래의 헤어스타일을 쉽게 복원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또한 이 메모리 폼은 푹신하지만, 손으로 누르면 두께가 2mm 이하로 눌린다. 때문에 외부 충격 시 헬멧과 머리의 빈 공간 때문에 충격을 받게 될 확률은 희박하다. 게다가 일반 스펀지 혹은 충격 흡수제와 비교해 복원력이 우수한 장점을 갖고 있으며, 95%의 충격흡수율을 자랑한다.
수제 헬멧의 탄생과 가치
비비드의 황지웅 대표는 ‘내가 쓰기 위해 만드는 물건’이라는 콘셉트를 기반으로 헬멧을 제작한다. 단순히 보기 좋은 헬멧이 아닌 헬멧으로써 제대로 된 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에 모든 제작 공정에 그의 빈틈없는 태도와 열정이 녹아있다. FRP 쉘 제작부터 이너 라이너 및 가죽의 스티칭과 헬멧 커버 등 탄생부터 라이더의 손에 들어가기까지 모두 ‘비비드’스럽다.
우선 적층용 쉘 몰드에 겔코트를 바른 후, 1시간 가량 건조한 후 그 위에 유리섬유(fiber glass)를 적층한다. 그리고 6시간을 다시 건조해 완전히 굳어지면 몰드를 열고 탈형한다. 이렇게 단단하게 완성된 쉘의 표면을 매끈하게 다듬고 난 후 도장을 한다. 그리고 도료가 완전히 말라 안정화 되기까지 다시 3일의 시간이 걸린다.
헬멧에 충격이 가해졌을 시 충격을 흡수하는 라이너는 우레탄 소재를 사용한다. 라이너 역시 우레탄용 몰드에 1차 우레탄폼을 도포하고 30분 정도를 경화시킨다. 1차 과정이 끝나면 다시 한번 우레탄폼을 도포하고 30분을 경화시킨다. 이렇게 완성된 우레탄 라이너는 쉘 안쪽으로 들어가 외부 충격을 흡수해 머리로 오는 피해를 방지한다.
이후 내피 및 턱 끈, 몰딩용 가죽을 제작 및 결합한다. 한 땀 한 땀 가죽의 스티치를 완성해가는 바느질과 헬멧의 외형 및 내부 구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비비드의 노력과 정성, 즉 품질과 안전에 타협하지 않겠다는 콘셉트를 담아낸다. 그리고 국내 헬멧 안전기준에 부합하는 관통 및 충격 실험에 당당히 합격을 받아 제대로 된 수제 헬멧 브랜드로 거듭났다.
비비드는 수제 공정의 특성상 대량으로 생산할 수는 없지만, 소량 생산이라도 확실한 품질로 보답한다. 또한 현재는 국내 기준에 부합하는 수제 헬멧을 제작하지만, 앞으로 해외 진출에 대한 계획도 고려 중이며 신제품 개발에도 열중하고 있다. 즐거운 라이딩의 기본은 안전이고, 라이딩기어는 응당 안전성을 갖춰야 한다. 비비드는 안전이라는 믿음을 토대로 스타일도 챙길 수 있는 진실된 ‘메이드 인 코리아’로 승부하고 있다.
글
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