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의 상용화는 모터사이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모터사이클 라이더 간의 대화를 원활하게 했고, 스마트폰과의 연동으로 음악을 듣고 통화를 할 수도 있다. 모터사이클 라이딩을 생업으로 하는 이들에게도 쾌적한 업무환경을 보장한 것은 물론이다.
블루투스 헤드셋과 헬멧은 밀접한 관계다. 헬멧 내부에 스피커와 이어폰을 설치하고 본체는 헬멧 외부에 부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나는 이런 번거로움을 줄이고 호환성을 높이기 위해 헬멧과 블루투스 헤드셋을 통합한 세나 모멘텀(Momentum)을 개발했다.
세나의 첫 번째 블루투스 헬멧인 모멘텀은 최대 1.6km, 최대 8명까지 인터컴이 가능하며 노이즈 제거 시스템, FM라디오, 스마트폰 연동 등의 기능을 탑재했다. 이후 세나는 모멘텀에서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모멘텀 에보(Evo)를 출시하며 스마트 헬멧의 연구와 발전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렸다.
헬멧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다
모멘텀 에보는 편의성을 향상시키면서 헬멧 본연의 기능에 집중했다. 파이버글라스 쉘은 불필요한 부분을 덜어내면서 날렵한 타원형 형태로 가다듬었다. 그 결과 주행풍으로 인한 소음을 줄였고 무게는 전작인 모멘텀 대비 100g을 덜어낸 1,590g으로 경량화했다. 흔히 말하는 ‘소두핏’까지는 아니지만 상당 부분 날렵해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블루투스 모듈은 물론 조작부, 스피커까지 모두 헬멧에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도한 크기가 아니다.
무게로 인한 착용감은 예상보다 가벼워 놀랐다. 1시간 이상 테스트 라이딩을 해 본 결과 목이나 머리 주변에 오는 피로도가 적었다. 제법 듬직한 크기가 움직임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라이딩 도중 좌우를 살피는 것에도 무리가 없었고 숄더 체크도 원활했다. 내피의 경우 머리와 뺨은 적당히 감싸주는 정도로 답답함이 없었다.
실드를 여닫는 동작은 부드럽고 자연스럽다. 운행 중에도 불편함 없이 실드를 열고 닫을 수 있었다. 실드는 1/3가량 열어둔 상태로 홀드 할 수 있어 상황에 따른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기본 구성품으로 제공하는 핀락 필름을 장착해 김서림을 방지할 수 있다. 핀락 제품은 모멘텀 에보 전용으로 제작돼 꼭 들어 맞는다. 실드는 물론이고 친가드와 헬멧 상단의 벤틸레이션의 조작감 역시 깔끔하다. 기본적인 부분이지만 사소한 부분에서 헬멧의 완성도는 결정된다. 모멘텀 에보는 그 사소함을 꼼꼼히 챙겨 탄탄한 기본기를 완성했다.
헬멧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기업은 아니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차음성은 확보했다. 60km/h 내외로 달릴 때의 풍절음은 미미하다. 속도를 더욱 높여 100km/h 즈음에 이르면 풍절음이 들려오지만 친 커튼을 기본으로 장착해 이를 최소화했다. 또한 모든 벤틸레이션을 닫으면 체감되는 주행풍은 더욱 줄어든다. 턱 끈은 D링 방식을 채택해 견고하게 착용 가능하다. DOT, ECE 등의 안전 인증 기준을 충족한 것은 물론이다.
다양한 기능으로 무장한 스마트 헬멧
모멘텀 에보는 다양한 기능을 자랑한다. 스마트폰과 페어링해서 음악을 들을 수 있고 마이크도 내장돼 있어 통화도 가능하다. 매시 인터콤 기능은 플래그십 모델인 세나 30k의 성능과 동일하다. 공개 모드와 비공개 모드를 지원하며 공개 모드는 참여 가능 인원 수에 제한이 없다. 인터콤 연결 거리는 2km까지 늘어났고 6명 이상이 연결할 경우 최대 8km까지 끊김 없이 대화가 가능하다. 블루투스를 통한 일반 인터콤은 4명의 사용자가 2km 범위 내에서 대화할 수 있다. 라디오 기능은 주파수를 탐색해 채널을 설정한다. 라디오는 스마트폰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작버튼은 4 개로 간소화했다. 메시 인터콤 조작 버튼이 오른쪽에 위치해 있고 하단에는 충전 단자가 있다. 이 단자에 와이파이 동기화 케이블을 연결하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각종 상세 정보를 변경할 수 있다. 또한 펌웨어 업그레이드도 실행할 수 있다. 일상영역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능은 좌측에 위치한 플러스, 마이너스, 전원 등 세 가지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다. 버튼은 운행 중에도 불편함 없이 조작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으며, 가운데 버튼만 낮게 처리해 라이딩 글러브를 장착한 상태에서도 구분이 어렵지 않다.
모멘텀 에보의 가격은 440,000원이다. 내장돼 있는 블루투스 기기가 30K(407,000원)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합리적인 가격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블루투스 기기에 최적화된 설계로 다른 헬멧과는 차별화된 장점을 독점했다. 헬멧과 블루투스 기기를 각각 구매해야 하는 중복투자를 피할 수 있으며, 조작이나 외부 충격으로 인해 기기의 설정이 흐트러질 때 마다 재조정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사라진다.
모멘텀 에보는 전작인 모멘텀에 비해 한 단계 뛰어난 성능과 디자인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세나 블루투스 코리아는 카메라가 내장된 10c 프로 블루투스 헤드셋을 출시하며 새로운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 향후 세나가 제시할 스마트 헬멧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글
김남구 기자 southjade@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