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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램블러
일석삼조를 노리다
이찬환 기자    입력 2020-09-15 20:48:23    수정 2020-09-15 20:48:23
TAG : 스크램블러, 두카티 스크램블러,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 BMW 알나인티 스크램블러, 레트로
모터사이클을 타고 교외로 나가면 비포장 도로를 마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경우 온로드 모터사이클은 전도를 우려하며 각별히 조심하면서 해당 구간을 지나간다. 온 로드 사양의 일반적인 모터사이클은 타이어의 패턴, 서스펜션의 트레블, 낮은 최저 지상고 등의 이유로 비포장 도로를 주행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오프로드 기종은 비포장 도로에서 주행성능이 부각되지만, 온 로드 주행이나 일상에서의 활용은 약간의 불편함이 따른다. 때문에 모터사이클 제조사들은 일상 주행을 주 목적으로 하면서도 가벼운 비포장 도로도 주행할 수 있는 멀티 퍼퍼스 및 스크램블러 기종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스크램블러 기종은 멀티 퍼퍼스에 비해 덩치와 무게를 줄여 일상에서 가볍게 탈 수 있도록 부담감을 덜어냈다. 또한 현대적으로 해석한 레트로 스타일이 최근 라이더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잘 맞아 떨어지면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다시 피어오르는 스크램블러의 불씨
‘뒤섞이다.’라는 뜻을 가진 스크램블러는 짧지 않은 역사를 품고 있다. 1950년대는 현재와 달리 비포장 도로가 주류를 이뤘고, 이를 무리 없이 주행하기 위해 온 로드용 모터사이클을 개조하기에 이르렀다. 험로 주파성을 높이기 위해 서스펜션의 트래블을 늘리고, 블록 패턴의 타이어를 장착했으며, 모터사이클 하단부가 지면과 닿지 않도록 머플러의 위치와 최저 지상고를 보다 높게 설정하는 등의 특징은 현재까지도 스크램블러 기종이 유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때문에 본격적인 오프로드 주행까지는 어렵겠지만 포장 도로에 국한되지 않고 비포장 도로를 가볍게 주행할 수 있다는 점이 스크램블러만의 매력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스크램블러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채로 명맥만 이어왔다. 하지만 몇 년 사이 스크램블러 장르는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2013년 공개된 BMW의 알나인티를 시발점으로 레트로 붐이 일어났고 클래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레트로 기종들이 다양하게 출시됐으며, 그 파장은 스크램블러에게도 이어졌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각 브랜드는 스크램블러 기종을 잇달아 출시했다. BMW는 알나인티의 파생모델인 알나인티 스크램블러를 출시했고, 트라이엄프는 기존 모던 클래식 라인업의 스크램블러를 스트리트 스크램블러와 스크램블러 1200시리즈로 확장했으며, 두카티는 서브 브랜드인 ‘두카티 스크램블러’를 론칭하면서 다양한 버전의 스크램블러 라인업을 구축했다. 국내 출시된 다양한 스크램블러는 각기 다른 매력으로 선택의 폭을 넓혔으며, 그 중 인기 있는 대표 기종 몇 가지를 소개한다.



날 것의 느낌을 그대로, BMW 알나인티 스크램블러
BMW 알나인티 스크램블러는 알나인티 기반의 가지치기 기종이다. BMW가 2013년 처음 공개한 알나인티는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레트로 열풍을 이끌었고 이후 다양한 가지치기 기종이 등장했다. 알나인티 스크램블러는 2015년 6월 공개한 콘셉트 모델 ‘패스 22’를 양산화 한 것으로 2015 EICMA 모터사이클 쇼를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알나인티 스크램블러는 무광 실버 연료탱크로 날 것의 질감을 부각시키고 복고풍의 가죽 시트를 장착해 클래식한 감성을 물씬 풍긴다. 양 옆으로 튀어나온 수평대향 엔진의 실린더 헤드는 존재감을 과시하며 마운트 위치를 높인 아크라포빅 듀얼 머플러와 히트가드, 튜브리스 타이어와 크로스 스포크 휠의 조합, 프론트 포크 부츠 등의 디테일을 추가했다. 기존 알나인티 대비 높고 넓어진 핸들 바, 19인치 프론트 휠, 작동폭을 늘린 서스펜션 등의 사양 변경은 스크램블러의 특성을 살리는 요소다.



알나인티 시리즈는 공유랭식 수평대항 2기통 일명 박서엔진을 장착했다. 이 엔진은 1,170cc의 배기량에 6단 기어를 적용하고 드라이브 샤프트 방식으로 구동해 최고출력 110마력(@7,750rpm)과 최대토크 11.8kg*m(@6,0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또한 ABS 시스템, 트랙션 컨트롤, 열선 그립 등의 전자 장비를 갖췄다.



알나인티 스크램블러는 오버리터급 박서엔진이 제공하는 고유의 고동감, 개성있는 배기음, 우수한 주행 성능까지 겸비한 기종이다. 만약 도심에서의 주행이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비포장 도로 주행을 염두에 둔다면, 또는 현대적인 감각으로 클래식 모터사이클의 감성을 즐기고자 한다면, 알나인티 스크램블러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모던’한 클래식,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 시리즈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는 역사가 깊다. 본네빌 시리즈는 1950년대부터 스크램블러 베이스 기종으로 선택 받아왔다. 특히 1960년대의 할리우드 배우인 스티브 맥퀸은 트라이엄프에 대한 사랑이 남달라 스크램블러로 개조한 본네빌을 소유했었다. 시간이 흐른 2006년 트라이엄프는 모던 클래식 라인업에 본네빌 T100을 기반으로 한 가지치기 기종인 본네빌 스크램블러를 추가했고, 2017년에는 수랭식 엔진을 탑재한 스트리트 스크램블러를 출시했다. 또한 2018년에는 배기량을 높인 스크램블러 1200시리즈를 라인업에 추가하면서 다양한 라인업을 갖췄다.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는 가장 전통적인 스크램블러의 형태를 갖고 있다. 오랜 기간 스크램블러로 개조된 모터사이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스크램블러를 떠올렸을 때 흔히 연상되는 이미지는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와 상당부분 겹쳐 있다. 높고 넓은 핸들바, 와이어 스포크 휠, 블록 패턴 타이어 등을 적용해 특징을 살렸다. 엔진은 270도 위상차를 설정해 고동감을 부여했고 수랭식 엔진임에도 냉각핀과 카뷰레터의 형상을 연출한 디테일을 활용해 클래식한 매력을 더했다. 특히 배기 매니폴드부터 일직선으로 곧게 뻗은 업 마운트 머플러는 매력적인 포인트다.



엔트리 기종인 스트리트 스크램블러는 수랭식 병렬 2기통 900cc 엔진을 탑재해 65마력(7,500rpm)의 최고출력과 8.2kg*m(3,2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서스펜션은 KYB제품으로 프론트에 41mm 카트리지 포크를 채용했고, 리어의 더블 쇽업소버는 프리로드 조절이 가능하며, 전 후방 모두 120mm의 트래블을 갖는다. 프론트 19인치, 리어 17인치의 와이어 스포크휠을 장착했고 790mm 시트고로 스크램블러 1200 대비 발착지성에 대한 부담이 적다. 스트리트 스크램블러는 엔트리 라인업이지만 라이드 바이 와이어 시스템, 습식 어시스트 클러치, 트렉션 컨트롤, ABS, 주행 모드 등의 현대식 전자 장비를 탑재했다.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 1200시리즈는 90마력(@7,400rpm)의 최고출력과 11.2kg*m(@3,95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1,200cc 수랭식 병렬 2기통 엔진을 적용한 모던 클래식 라인업 최상위 기종이다. 올라운드 성격의 XC와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강조한 XE의 두 가지 모델로 출시했고 프론트 포크의 직경 및 스윙 암, 휠베이스, 핸들 바의 폭, 서스펜션 작동폭 등의 지오메트리를 달리 설정했다. 서스펜션은 프론트에 쇼와의 도립식 포크와 리어에는 올린즈의 피기백 스타일 더블 쇽업소버를 채용했고, 프론트 21인치, 리어 17인치의 튜브리스 타이어 장착이 가능한 와이어 스포크휠을 장착했다. 이로 인해 각각 840mm(XC모델)와 870mm(XE모델)의 시트고를 갖는다.



스크램블러 1200은 클래식한 외관과 달리 모든 등화류에 LED를 적용했으며 블루투스 연결이 가능한 풀컬러 TFT계기반, USB 충전포트, 키리스 이그니션 시스템, 크루즈 컨트롤, 열선 그립 등의 현대적인 전자 장비를 탑재했고 다양한 라이딩 모드를 지원한다. 또한 토크 어시스트 클러치, 트랙션 컨트롤, 브렘보의 래디얼 마운트 캘리퍼, 더블 디스크, 온/오프가 가능한 ABS, IMU 기반의 코너링 ABS(XE버전) 등을 탑재해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클래식한 외관과 더불어 현대적인 장비들을 대거 채용하고 수랭식 엔진을 적용한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시리즈는 ‘모던’한 ‘클래식’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스크램블러다.



두카티의 레이스 DNA를 넘겨받은 스크램블러
두카티는 1960년대 유행한 오리지널 두카티 스크램블러의 계보를 잇기 위해 서브 브랜드의 명칭을 ‘스크램블러’로 확장하면서 지난 2015년 론칭했다. 두카티 스크램블러는 스포티한 이미지가 짙은 두카티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캐주얼한 특성을 살렸다. ‘랜드 오브 조이’라는 캐치프라이즈를 내세웠으며 옐로우 컬러를 대표색상으로 지정해 경쾌함과 자유분방함을 표현했다. 두카티 스크램블러는 현재 국내에 아이콘, 풀스로틀, 카페레이서, 데저트 슬레드 등 총 네 가지 800시리즈와 두 가지 1100시리즈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2015년 처음 출시한 두카티 스크램블러 800시리즈는 기본이 되는 아이콘 모델을 필두로 다양한 가지치기 기종을 선보였다. 2017년도에는 오프로드 주행성을 강화한 데저트 슬레드와 카페 레이서 풍으로 커스텀한 카페레이서, 풀스트롤을 라인업에 추가했다. 가지치기 기종들이지만 각각의 스타일과 특성에 차별화를 둔 점이 매력적이다. 800시리즈는 공랭식 L-트윈 803cc 엔진을 적용해 최고출력 73마력(@8,250rpm)과 최대토크 6.8kg*m(5,75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두카티 몬스터 797과 공유하는 공랭식 데스모듀에 L-트윈 엔진은 독특한 필링과 함께 최대 출력이 나오는 8,250rpm이 비교적 고 회전인 이유로 경쾌한 주행감각을 가진다. 또한 2019년형부터는 전자식 스로틀, 유압식 클러치, 조절식 레버, IMU기반의 보쉬 2채널 코너링 ABS 등을 추가해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오버리터 급인 1100 시리즈는 1,079cc 공랭식 L-트윈 엔진을 탑재해 86마력(7,500rpm)의 최고출력과 9kg*m(4,75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최근 새롭게 업데이트하며 1100 프로, 1100 스포트 프로 두 가지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이전 세대와 비교해 알루미늄 소재를 대거 적용했고 두 갈래로 나뉘는 머플러 형상과 위치, 번호판 플레이트 형태 등 디자인을 변경했다. 두카티 트랙션 컨트롤(DTC), 코너링 ABS 등의 전자장비를 탑재했고 액티브, 시티, 저니 등 세 가지 라이딩 모드를 제공한다. 스포트 프로는 크랭크 케이스의 무게를 줄이고 머신 가공한 알루미늄 클러치, 올린즈 서스펜션, 브렘보 모노블록 캘리퍼 등을 채용해 스포츠 성능을 높였다.



두카티 스크램블러는 콤팩트한 차체와 공랭식 L-트윈의 특유의 엔진 필링이 어우러져 경쾌하고 스포티한 성향이 강하다. 800 시리즈 중 데저트 슬레드는 오프로드 주행에 적합한 사양도 갖췄다. 개성 있는 레트로 디자인과 더불어 두카티의 레이싱 열정을 가벼운 마음으로 경험해보고자 한다면 스크램블러 시리즈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스크램블러의 매력은 뚜렷하다. 클래식한 분위기의 디자인도, 경쾌한 주행 성능도, 흙 길을 겁내지 않는 담대함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또한 각 자의 개성 표현이 가능하도록 풍성한 선택지도 마련돼있다. 이제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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