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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 유라시아 횡단기 #3
일찌감치 찾아온 불운
김종한    입력 2015-09-10 13:56:59    수정 2015-09-10 13:56:59
TAG : 유라시아 횡단, 모터사이클, 유럽투어, bmw, 러시아,

4일차 - 하바로프스크
스파스크달니는 인구 수가 7만쯤 되는 소규모 도시로 시멘트, 슬레이트, 통조림 공장이 많습니다. 간밤에는 늦은 시각에 도착해서 호텔에 체크인하고 근처에서 저녁식사를 했는데, 모터사이클은 경비원이 상주하는 별도 유료주차장에 보관했습니다. 호텔 전면 주차장은 뚫린 공간이라 보안이 허술했고 현지인 백업트럭 운전수인 곳차와 세르게이가 절대로 ‘비추’한다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러시아의 야간 치안이 좋지는 않은가 봅니다.

 

스파스크달니의 아침입니다. 버드나무 꽃가루가 날리는 가운데 발길을 재촉하는

 직장인들의 출근길 분위기는 어디나 비슷해 보입니다.

 

저녁식사를 한 식당도 분위기가 많이 생소했습니다. 어느 건물 2층의 문을 밀고 들어서니 굉장히 어두운 실내에 무대 조명이 현란하고 음악소리가 커서 과연 식당이 맞는가 싶었습니다. 주방 가까운 곳에 자리 잡은 우리 일행을 바라보는 현지인 사내들의 눈빛도 심상치 않아서 신경이 쓰였습니다. 소음 속에 겨우 주문한 볶음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러시아 횡단 첫 날 분위기는 생소하기만 했습니다.

 

 스파스크달니를 벗어나 주 도로에 들어서기 직전에 빠른 길을 찾아서 유턴합니다.

전체 경로는 정해져있지만 작은 길들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집을 나선지 4일째, 러시아 땅을 달리기 시작해서 2일째는 하바로프스크까지 가는 일정입니다. 어제 아르쫌을 떠나 250km를 달렸고 오늘 스파스크달니부터 하바로프스크까지는 500km쯤 됩니다. 출발한 뒤 초반부는 몸 풀기 겸 러시아 분위기 적응 차원으로 달리는 거리가 짧지만 차차 늘려나갈 예정입니다.

 

첫 번째 만난 주유소입니다. 주유소는 방범차원으로 전당포 시스템처럼 운영되는데

 작은 구멍을 통해 요금과 거스름돈을 주고받습니다.

 

스파스크달니를 출발한 지 몇 시간 째, 하바로프스크로 이어지는 m60 도로가 끝없이 펼쳐진 초지와 들판을 가로질러 직선으로 달려갑니다. 자작나무숲 사이를 달리고 강에 걸린 다리를 건너고 수초가 자라는 늪지를 지나기도 합니다. 시베리아횡단 철로와 나란히 달리다가 가끔 교차하기도 합니다. 몇 시간째 이어지는 평원에는 억지로 산이라고 부를 만한 언덕조차 없습니다. 모터사이클로 여러 나라를 달린 경험이 있지만 이런 풍경은 또 처음입니다.

 

사방이 열린 평원을 관통해서 하바로프스크로 달립니다.

도로가 시베리아횡단 기찻길과 나란히 달리다가 때로는 교차하기도 합니다.

 

직선 위주의 도로는 포장 상태가 좀 낡기는 했지만 예상보다 달리기 편하다는 생각입니다. 군데군데 선형개선과 아스팔트를 재포장하는 공사장이 나타납니다. 공사장을 우회하는 길은 비포장 흙길이긴 하지만 그리 험하진 않습니다. 원정팀이 타고 온 GS시리즈는 이런 오프로드(흙길)를 포함한 다양한 조건의 노면을 모두 잘 달리도록 고안된 모터사이클입니다. 다만 J여사의 C600 스쿠터는 바퀴 지름이 작고 서스펜션 스트로크가 짧아서 노면이 거친 곳을 지나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재일교포2세 기노시타 & j여사 부부가 공사장 우회도로를 지납니다.

기노시타 씨의 한국 이름은 ‘이순신’입니다.

 

달네레첸스크 부근 길 가 카페에서 점심식사를 합니다. 최근 러시아는 큰 도로를 따라 ‘카페’가 많이 들어서고 있다고 합니다. 카페는 식당, 찻집, 휴게소 역할을 하거나 업소에 따라서는 숙박이 가능한 곳도 있습니다. 러시아 음식은 사람에 따라 취향이 많이 엇갈리네요. 보르시(야채스프)를 시작으로 흘랩(빵)·블린(전병)·샤슬릭(꼬치구이)이 나오고 야채와 고기를 양념과 함께 찐 항아리 요리도 있습니다. 거기에 챠이(홍차)를 곁들여 먹습니다. 저는 뭐든 안 가리고 잘 먹는 편이라 괜찮지만 입맛에 그다지 와 닿지 않는다는 분도 있네요. 

 

 블라디보스톡과 모스크바를 잇는 주 도로를 따라 들어선 카페들이 휴게소 역할을 합니다.

여행자들은 여기서 식사하거나 휴식합니다.

 

달네레첸스크를 지나 뱌젬스크 구간을 달립니다. 수풀이 우거진 구릉지를 지나 다시 사방이 열린 평원을 가로지릅니다. 멀리서 달려온 자작나무가 그 속도만큼 빠르게 백미러 속으로 멀어집니다. 사방을 둘러봐도 거칠 것 하나 없는 360° 지평선 속을 달리는 기분이 묘합니다. 시야가 좋으니 상황판단도 빠릅니다. 전방 하늘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진 걸 보곤 때 맞춰서 비옷을 꺼내 입습니다. 굵은 빗줄기가 대략 20분쯤 퍼붓더니 금세 잦아듭니다.

 

카페 마당에 쇠창살로 지은 우리에 개가 있겠거니 했는데, 반달곰이 살고 있네요.

 ‘역시 러시아다!’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입니다.

 

비가 그친 하늘이 무척이나 상쾌합니다. 평소에 보던 하늘의 시야각이 90°라면 여기 하늘은 180° 파노라마입니다. 왼편 파란하늘에 해가 비추는데 가운데선 비가 내리고 오른편 하늘에는 무지개가 걸렸습니다. 같은 하늘에 여러 가지 기상상황이 동시에 나타나는 풍경이 이채롭고 신기합니다.

 

사방이 열린 공간이어서 시야가 아주 좋습니다. 저만치 전방에 비구름이 짙어서

 비옷을 꺼내서 입고 빗길주행에 대비합니다.

 

뱌젬스크를 지나 하바로프스크를 70~80km쯤 앞 둔 지점, 갑자기 제 모터사이클이 푸득거리는가 싶더니 얼마 못가서 시동이 꺼집니다. ‘아...?’ 하는 탄식과 함께 머릿속이 하얗게 바뀌는 느낌입니다. 길 가에 멈춰서 버튼을 눌러봐도 스타트모터는 잘 돌아가건만 시동이 걸리지 않습니다. ‘홀센서가 망가졌구나!’라는 생각이 퍼뜩 스치고 지나갑니다.

 

하바로프스크를 눈앞에 둔 지점에서 모터사이클이 멈춰서 버렸습니다. 시동이 안 걸리는 모터사이클을 트럭에 싣고 운전석 옆자리에 앉아서 가는 80km 거리가 좌불안석입니다.

 

조금 전에 빗길을 지나면서 도로공사장의 물웅덩이를 박차고 달렸던 생각이 납니다. 그러면서 흙탕물을 뒤집어썼는데... 그 때 물이 홀센서(점화타이밍센서)에 흘러든 것이 아닐까? 제가 타는 R1100GS는 요즘 모터사이클과 달리 옛날식 부품과 장치가 많습니다. 그 중 홀센서는 습기에 약합니다. 속단하기엔 이르지만, 만일 그렇다면 큰 위기입니다.

 

하바로프 시내 정비소를 찾아서 고장 난 R1100GS를 맡겼습니다.

내일 아침까지 고칠 수 있을지... 숙소에 돌아와서도 마음이 불편합니다.

 

원정팀 일행들이 우려했던 것처럼 오래된 모터사이클을 타고 오는 게 잘못이었나, 물웅덩이를 피해가지 왜 치고 달렸나 등등... 멈춰선 모터사이클을 트럭에 실으면서 별별 생각이 다 듭니다. 그나마 백업트럭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일단 하바로프스크에 도착한 일행들은 숙소에 짐을 풀고 저는 곧장 정비소를 찾습니다.(4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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