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헬멧 브랜드인 쇼에이가 국내에 정식으로 입성했다. 그동안 쇼에이 헬멧을 접할 수 있는 경로는 해외에서 사오는 방법과 구매대행 등을 통해 구입하는 것이 전부였다. 때문에 구입에 대한 불편은 물론 애프터서비스 등의 문제 역시 모두 라이더들의 몫이었다. 하지만 정식 수입, 판매원을 통해 판매됨과 동시에 전국적인 판매망과 리페어 서비스를 갖춘 쇼에이 헬멧의 정식 발매는 이런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SHOEI, 그 이름으로 충분하다
쇼에이 헬멧이 처음 헬멧을 제조한 시기는 1959년, 이듬해인 1960년에는 일본 공업 규격인 JIS(Japan Industrial Standard)를 충족시키는 헬멧을 처음으로 생산했다. 쇼에이 헬멧이 본격적으로 모터사이클 레이싱에 뛰어든 것도 이때부터이다. 1965년에는 혼다 모터 컴퍼니의 순정 헬멧으로 채택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이후, 쇼에이 헬멧은 당시 최고의 모터사이클 레이서들이 애용하는 헬멧으로 일반 라이더들의 머릿속에 각인됐다. 물론 이런 역사는 현재까지도 유효한 것으로 WSBK(월드 슈퍼바이크 챔피언십)의 류이치 키요나리, 유키오 카가야마, MotoGP의 미카 칼리오, 크리스 버뮬렌이 쇼에이의 헬멧을 착용하고 있다.
국내에 공개된 쇼에이 헬멧의 라인업은 총 5개 종류. 최상위 레이스 헬멧인 X-12, 인상적인 디자인의 풀페이스 헬멧인 Z-6, 베스트셀러 듀얼 퍼포즈 헬멧인 호넷-DS, 시스템 헬멧인 멀티텍, 풀 젯 헬멧인 제이포스 3가 국내 라이더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쇼에이의 자존심 X-12
헬멧 제조사의 자존심은 단연 최상위 레이스 헬멧에서 드러난다. 쇼에이의 X-12는 기존의 X-11을 계량 발전시킨 것으로, 유럽 시장에서는 X-SpiritII란 명칭으로 판매되고 있다.
풍동 실험의 결과와 실제 서킷에서의 주행 테스트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유의 디자인을 만들어냈으며, 유기 유리섬유와 다중 섬유로 제작된 쉘을 적용해 뛰어난 충격 흡수력을 발휘한다.
특히, 일반적인 헬멧 규격으로 인증을 획득한 것이 아닌 레이싱 헬멧의 규격으로 국내 인증을 통과했으며, 최신 SNELL 규격과 DOT, ECE 규격을 모두 획득했다. 쉘의 크기는 총 4단계로 나뉘어 XS와 S가 같은 사이즈의 쉘을 공유하고, M, L 사이즈는 각각의 쉘을, XL-XXL 사이즈는 같은 쉘을 공유한다.
입체적으로 디자인된 내피와 패드도 주목할 부분. 이너 패드의 가공면을 살펴보면 정확히 알 수 있지만, 장시간 착용했을 때의 착용감을 높이기 위해 처리된 벤틸레이션 구조가 눈에 띄는 부분이다.
특히, 뺨이 닿는 패드는 E.Q.R.S.(Emergency Quick Release Systems)을 적용했다. 이 E.Q.R.S.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다 쉽게 헬멧을 벗길 수 있도록 패드를 분리시키는 시스템이다.
솔리드 컬러는 블랙, 화이트, 펄 그레이 메탈릭 세 종류가 판매되며, 그래픽 버전은 마터(Martyr)를 비롯해 레이서 레플리카인 칼리오(MotoGP, 미카 칼리오), 버뮬렌(MotoGP, 크리스 버뮬렌), 키요나리(SBK, 류이치 키요나리)가 판매된다. 가격은 그래픽 모델이 89만원이며, 솔리드 컬러는 79만원이다. 추후, 유키오 카가야마 버전이 라인업에 추가될 예정이다.
경량 스포츠 헬멧, Z-6
콤팩트한 풀페이스 헬멧의 대표주자인 Z-6 역시, 기존 Z-5 시리즈를 계승 발전해 새롭게 등장했다. 쇼에이의 플래그십인 X-12에 적용된 실드 개폐 시스템인 Q.R.S.A.(Quick Release Self Adjusting)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 큰 특징이다.
Q.R.S.A.는 실드를 완전히 닫았을 때, 실드와 외부 쉘의 가운데 위치한 고무 실링에 압착시키는 역할을 하며, 실드 왼쪽의 조절 기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조절 기구를 사용함으로 실드 개폐를 잠글 수 있으며 이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실드가 열리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잠금의 반대 방향으로 사용하면 실드가 아주 약간 열린 상태를 만들어 우천 시의 김서림 등을 방지하기도 한다.
쉘의 형상은 기존의 Z-5 시리즈에 비해 다양화 됐다. Z-5의 경우 쉘의 종류가 L과 XL 두 종류에 한정한 것에 비해, 현재는 M, L, XL의 세 가지 쉘의 크기를 적용했다. 정확하게는 M사이즈의 쉘이 XS, S, M 사이즈에 적용되며, L과 XL는 각각의 사이즈에 맞추었다.
라이더의 입 주변에 해당하는 Z-6의 에어 벤틸레이션 형상은 Z 시리즈의 가장 눈에 띄는 디자인 포인트이기도 하다. 이 형상 또한 기존보다 날렵한 인상을 주도록 재디자인 됐다.
국내에 수입 판매되는 Z-6의 종류는 총 5개로, 그래픽 모델인 디아볼릭 나이트윙, 카미노 TC-6(화이트), 카미노 TC-5(실버)는 각각 69만원에 판매되며 솔리드 컬러는 크리스탈 화이트, 매트 블랙으로 각각 59만원에 판매된다.
풀 젯 헬멧의 새로운 바람, J-FORCE 3
J-FORCE 3(이하, 제이포스) 역시 기존 J-FORCE 2를 계승 발전시킨 모델이다. 국내의 스쿠터 붐과 더불어 큰 인기를 누렸던 풀 젯 헬멧 시장에 새롭게 등장해, 많은 수요를 예측하고 있기도 하다.
제이포스의 특징 중 하나는 개방감을 강조하는 풀 젯 헬멧 카테고리에서 보기 드물게 에어로 다이내믹을 적용한 점이다. 쇼에이 헬멧의 풍동 테스트를 통해 계량된 스포일러는 제이포스 2에 비해 고속 주행 시의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
여타 쇼에이 헬멧과 마찬가지로 충격 흡수층인 EPS도 이중 구조를 채택해, 충분한 통기성을 확보했으며, 입체적으로 제작된 이너 패드가 개방감과 탁월한 착용감을 제공한다.
넓은 시야를 확보하고 있으며, 충분한 개방감을 줄 수 있도록 디자인된 실드는 Q.R.S.B(Quick Release Shield Base)를 적용해, 공구 없이도 손쉽게 실드를 탈착할 수 있다. 특히, 실드 바깥쪽으로 드러난 실드 커버 등이 없어 풍절음을 줄이는데도 일조하고 있다.
제이포스는 총 6개 종류가 출시되었으며, 그래픽 모델인 브레이브는 블랙과 화이트 두 종류로 솔리드 컬러는 매트 블랙과 유광 블랙, 크리스탈 화이트와, 펄 그레이 메탈릭 네 종류가 공급된다. 가격은 그래픽 모델이 68만원, 솔리드 컬러는 59만원으로 책정됐다.
풀페이스 헬멧과 비교하자, MULTI-TEC
MULTI-TEC(이하, 멀티텍)은 턱부분을 위로 젖혀 올릴 수 있는 시스템 헬멧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시스템 헬멧은 간편함과 풀페이스 헬멧의 안정감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장거리 투어링을 즐기는 이들에게 큰 환영을 받아왔다.
쇼에이의 멀티텍은 이런 간편함과 풀페이스의 안전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영국의 독립 기관인 SHARP(Safety Helmet Assessment and Rating Programme)에 의하면 멀티텍의 턱 보호 성능을 풀페이스 헬멧 대비 83%로 밝히고 있다. 실제로 유럽의 헬멧 안전 규격인 ECE R22/05의 풀페이스 헬멧에 규정되고 있는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는 보호 성능을 갖췄다.
가벼운 무게 역시 멀티텍의 큰 장점이다. 시스템 헬멧은 구조가 복잡해 다소 무거운 것이 일반적이지만, 멀티텍의 무게는 약 1,480g 정도로 일반적인 풀페이스 헬멧의 무게와 비슷하다. 디자인 역시 스포츠성을 살린 풀페이스 헬멧의 스타일을 잘 살려내고 있다.
실드 개폐 시스템은 제이포스 3와 마찬가지로 Q.R.S.B(Quick Release Shield Base) 방식을 적용해 간편하게 실드 교체가 가능하다. 또한, 헬멧 외부의 형상에서도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여 풀페이스 헬멧에 필적하는 정숙함을 갖고 있다.
국내에는 총 5개 모델이 판매되며, 그래픽 모델인 쉬어워터(SHEARWATER)는 79만원, 솔리드 컬러(매트 블랙, 크리스탈 화이트, 펄 그레이 메탈릭, 블랙)는 69만원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듀얼 퍼포즈 모터사이클을 위한 최적의 선택, HORNET-DS
HORNET-DS(이하, 호넷 DS)는 오프로드와 온로드 라이딩을 동시에 즐기는 듀얼 퍼퍼스 헬멧이다. 턱부분이 앞으로 길게 뻗은 본격적인 모토크로스 전용 헬멧의 디자인을 차용하면서, 온로드 주행에도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바이저를 조금 높게 위치시켜 넓은 시야를 확보하고 있으며, 온로드에서의 고속 주행의 공기 저항도 동시에 개선했다. 또한, 입체적인 에어 인테이크를 적용해 장시간 주행에서도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내피는 여타 쇼에이 헬멧과 마찬가지로 3D 입체 가공 방식으로 제작되었으며, 최상위급 레이스 헬멧의 기술을 그대로 적용했다. 본격 모토크로스 헬멧의 형상을 그대로 차용하면서 실드의 곡면이 큰 것에 비해 시야의 왜곡은 크지 않은 것 또한 장점이다. 또, 실드와 헬멧과의 밀착성도 높아져 외부 공기가 헬멧으로 유입되면서 발생하는 소음도 최소화했다.
별도의 옵션을 적용하면 바이저를 제거한 슈퍼 모타드 스타일로 변화를 줄 수 있으며, 실드를 제거하고 고글을 사용하는 본격 오프로드 스타일을 연출할 수도 있다.
국내에 출시된 모델은 그래픽 모델인 클러스터가 블랙과 화이트로 각각 71만원에 판매되며, 솔리드 컬러는 매트 블랙과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매트 메탈 컬러가 각각 62만원에 판매된다.
보다 다양해진 선택권
전 세계적인 시장과 비교했을 때 국내의 모터사이클 시장은 그리 크지 않다. 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은 여러 가지 면에서 불리함으로 작용한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의해, 수요가 적다면 당연히 공급 또한 적고, 가격도 낮아지기 어렵다. 이 점은 모터사이클은 물론 라이딩기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때문에 개별 수입이나 병행 수입 등을 통해 만나는 것 이외에는 쇼에이 헬멧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았다.
국내에 쇼에이 헬멧을 정식 수입 판매하는 바이크랩은 정식 수입 판매와 더불어 기존 쇼에이 헬멧의 파츠도 함께 취급하며, 정식 수입 제품과 똑같은 서비스를 약속했다. 일본 본사에서의 리페어 교육을 이수하고, 정식 리페어 공구 등을 전국의 각 대리점에 전달한 것 또한, 비싼 가격을 주고 구입한 헬멧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쇼에이는 전 세계의 헬멧 브랜드 가운데 가장 비싸게 판매되는 헬멧 중 하나다. 물론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사랑받는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이유를 정식 수입 제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쇼에이 헬멧의 정식 판매는 단순히 한국 시장에 쇼에이 헬멧이 입성했다는 의미로 그치지 않는다. 보다 다양한 브랜드가 경쟁하는 가운데 라이더들의 선택은 보다 중요해지고 그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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