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브랜드가 협력하여 시너지 효과를 누리는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은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 패션 브랜드와 유명 뮤지션의 조합은 물론, 자동차와 주류 브랜드의 조합이 이뤄지기도 한다. 이러한 활동은 라이딩기어 브랜드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이태리 브랜드, 이태리 디자인
라이트 쉘 백팩(Light shell backpack)은 다이네즈와 나바 디자인(NAVA Design)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탄생한 제품이다. 이태리의 나바 디자인은 광고, 디자인 컨설턴트, 산업 디자인 등의 업무를 진행하는 브랜드이다. 뿐만 아니라 자체 브랜드의 가방을 디자인하여 판매하기도 한다. 나바 디자인의 가방은 심플하고 세련된 것은 물론 고급스러운 품질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라이트 쉘 백팩의 특징은 외부에 단단한 소재를 사용한 하드 쉘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헬멧이 수납된다는 점이다.
하드 쉘 제품의 특징은 수납한 물건에 대한 보호 기능이 우수하다는 것이다. 물론 하드 쉘 안쪽에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두지 않으면, 수납한 물건이 굴러다니면서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하드 쉘 제품은 수납한 물건과 충격을 받는 면이 직접적으로 만나지 않기 때문에, 중요한 물건을 별도의 파우치에 넣는 정도의 조취만 취한다면, 섬유를 사용한 가방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보호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하드 쉘 제품은 비와 눈, 바람과 같은 외부 환경으로 부터 거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악천후 속을 라이딩 하는 경우라고 할지라도 내부의 물건이 젖을 걱정이 없다. 라이트 쉘 백팩 역시 이러한 하드 쉘 제품의 특징을 갖고 있다. 가방 전체가 원통처럼 한 덩어리로 이뤄진 모노코크 타입의 제품은 아니지만, 외부에 발수 가공된 나일론 소재를 사용해 내부의 물건들이 젖지 않는다. 더불어 실링 처리된 지퍼를 사용해, 틈으로 들어오는 수분까지 차단했다.
이 안에 헬멧 있다
라이트 쉘 백팩을 처음 보면, 헬멧이 수납되는 제품이라는 사실을 짐작하기 어렵다. 헬멧의 형태를 따라 동그란 모양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가방의 크기도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하드 쉘 타입이기 때문에 헬멧을 따라 가방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측면에 있는 지퍼를 열면 숨겨져 있던 여분의 공간이 펼쳐지면서 헬멧을 수납할 수 있게 된다.
공간이 확장된 가방 안에는 풀페이스 헬멧이 넉넉하게 수납된다. 주목할 만 한 점은 헬멧을 수납한 상태에서도, 헬멧을 수납했다는 것이 두드러 지지 않는다. 헬멧을 수납해도 크게 테가 나지 않는 이유는, 수납한 물건과 무관하게 일관된 형태를 유지하는 하드 쉘 타입의 특징 때문이다. 더구나 라이트 쉘 백팩의 경우 가방을 덮고 있는 쉘의 디자인이 측면은 얇게, 중간 부분은 헬멧의 모양에 따라 솟아오르게 디자인 되어, 실제 크기에 비해 작아 보인다.
나바의 터치
가방 안쪽의 수납공간은 노트북을 넣을 수 있는 포켓과 하드 쉘 쪽에 있는 메시 타입의 포켓 두 가지이다. 노트북 가방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나바의 디자인인 만큼, 노트북 포켓은 수준 높은 품질을 갖고 있다. 노트북 포켓은 15인치 모델을 수납할 수 있는 크기로, 포켓 전체에 충격 흡수 폼을 적용했다. 입구 부분에는 벨크로 플립을 달아 노트북이 바깥으로 빠져나오는 것을 막았다. 플립은 짙은 가죽 소재를 사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하드 쉘 쪽의 포켓은 세 가지 사이즈로, 위쪽부터 차례로 작아진다. 가장 위의 포켓은 A4 사이즈의 잡지가 수납될 정도의 크기다. 그 아래 포켓은 가장 위의 반 정도 사이즈. 가장 아래 부분은 핸드폰 크기의 소지품을 수납하기 적당한 크기다.
어깨 끈과 손잡이 등 하드 쉘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고급스러운 노트북 가방과 비슷한 소재와 디자인을 갖췄다. 특히 어깨 끈의 경우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다이네즈 로고 모양의 고리와 로고가 각인되어 있는 매끄러운 소재의 끈, 가죽 장식 등 고급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적용되어 있다.
하단에는 바닥에 내려놨을 때 마모되지 않도록, 패드가 덧대져 있다. 등과 맞닿는 부분에는 3D 메시 소재를 적용해 땀이 차지 않도록 했으며, 측면에 작은 크기의 포켓을 배치해 지갑, 핸드폰과 같이 자주 꺼내 쓰는 물건을 수납하기 편하다.
하드 쉘 타입이지만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를 사용해 섬유를 사용한 일반적인 가방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등과 닿는 부분은 하드 타입이 아닌 나일론 섬유를 사용해 착용감이 자연스럽다. 어깨끈은 인체의 형상을 따라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좌우 폭이 적당하고 쿠션이 넉넉해 편안하다. 어깨끈에는 좌우 끈을 연결해 가방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고정할 수 있는 버클이 적용되어 있다.
새로운 가방의 탄생여러 기업들이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이유는 서로 다른 부분이 만나 보완을 이루고, 보다 다양한 성향의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모든 콜라보레이션이 좋은 결과를 불러오지는 않는다. 때로는 아무 효과가 없거나, 실패하기도 한다.
다이네즈와 나바 디자인의 콜라보레이션은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바 디자인의 아이디어와 노트북 가방에 대한 노하우는 기존의 헬멧 가방과 다른 독창적인 제품을 탄생케 했다. 여기에 더해진 다이네즈의 스포티한 이미지는 정체성이 모호해 질 수 있는 제품에 라이딩기어로서의 생명을 불어넣었다.
라이트 쉘 백팩이 언제까지 다이네즈의 라인업에 위치하고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서로 다른 두 브랜드의 만남은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를 잃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